○ 이병완 비서실장의 공동책임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4륜을 이야기했다. 정부, 국회, 사법, 언론 등 네바퀴가 굴러가야 한다는 것이다. 바다이야기 사태에 공동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언제 국정4륜에 걸맞게 대응해 주었는가.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내 고유권한이니까 다른 말 하지 말라 하고, 국정운영에 대해 문제제기하면 이를 귀기울여 듣기나 했나. 이런 상황에서 야당을 국정4륜의 한쪽 바퀴로 인정했다고 할 수 있는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라 하면, 민주노동당은 불법투쟁 지원한다고 왜곡하지 않았나. 또 자기과오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으면서, 공동책임부터 이야기하는 태도는 남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공동책임론을 제기하려면, 적어도 자기과오는 인정해야 한다.
‘내탓이오’를 말하기 전에, ‘네탓이오’를 먼저 말하려고 하는 정부에게, 어느 국민이 신뢰를 보내고 지지를 보낼 수 있겠는가.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런 인식이라면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차라리 국민에게 돌리라.
청와대 비서실장의 인식대로라면, 대박의 헛된 꿈을 꾸고 도박장에 간 사람이 문제가 아니겠는가. 무슨 정부의 책임이 있고, 국정4륜의 책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들의 헛된 대박 꿈을 비판하고, 책임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를 허가한 정부의 책임은 그대로 남겠지만.
대통령이 사과하느니 마느니 말이 많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정책실패 책임을 규정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조치를 즉각 내놓아야 한다.
엄청난 사회혼란을 야기한 지난 황우석 사태를 떠올려보면, 온통 찬양의 분위기를 다 만들어 놓고, 청와대와 정부는 슬쩍 빠져나갔다. 그 때 지목되었던 당사자들이 바로 김병준 전 정책실장과 박기영 전 수석이었다. 당시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었던 것처럼,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려고 한다면, 더 큰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무책임한 자세야말로, 국정4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이유다.
○ 이재용 이사장은 사퇴해야 한다
이재용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보험료 납부 문제와 진료비 부당청구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재용 이사장과 관련해 어제(24일) 최대 화두는 ‘깡’이었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요약하자면, 낼 것 안내고 타가는 것은 규정보다 많이 받아갔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임명한다고, 덜컥 건강공단 이사장 자리에 앉은 것을 보면, 이 분이 유시민 장관 표현대로 “깡”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청와대는 이재용 이사장의 치과의사 경험을 건강공단 이사장 전문성의 근거로 삼았다. 무슨 경험이 전문성의 근거인가 했는데, 부당진료비 청구 경험을 이야기했던 모양이다.
진료비 부당청구는 건강공단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일종의 절도행위라 할 수 있다. 그 액수가 적어서 별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도 있는데, 금액이 많든 적든 절도행위라 불리고, 그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어느 경우든 처벌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의료급여 부당·허위진료 청구사례 조사결과에 따르면, 요양기관의 경우 조사대상 885곳 가운데 689곳, 77.8%에서 부당청구가 있었고, 금액은 약 89억원에 달한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부당청구기관 430곳이 부당청구한 금액이 총 54억 4,700만원, 허위청구기관 260곳도 26억 9,200만원을 부당하게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사례들도 보면, 천태만상이고 부당청구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당청구 사례의 하나로 보여질 수 있는 이재용 이사장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했을 때, 의원이나 의료기관들이 이재용 이사장을 따르겠는가? 흔한 말로 영이 서질 않을 것이다.
부당청구가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건복지부도 알고 있고, 건강공단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이를 시정하는 것이 건강공단 최대의 이슈라고 한다. 이재용 이사장의 최대 임무가 될 것인데, 시정대상인 사람이 이를 시정하겠다니 적절한 인사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내야 할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받아갈 돈 이상으로 돈을 가져가는 진료비 부당청구 행위는 둘 다 건강공단 부실화의 원인이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건강공단 재정 부실화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건강공단 이사장으로 있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완기 전 인사수석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어제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국민들과 야당에게 아예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비판도 의견제시도 포기하라는 뜻이냐고 물었는데, 아마도 그 뜻인가 보다.
건강공단 재정 부실화에 기여한 사람을 건강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는 국민들의 조롱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 한나라당 안상수 진상조사위원장 발언
바다이야기 관련한 문제제기를 하겠다. 한나라당 안상수 진상조사위원장이 어제 “깜짝 놀랄만한 인사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제 발언을 들으면서 지난 4월 ‘경악할 만한 비리’가 있다고 ‘예시기능’을 발휘했던 김한길 의원의 발언이 떠 올랐다.
당시 김한길 의원이 경악할 만한 비리를 폭로한다고 했으나 결과는 허탈했고 분노를 샀듯, 한나라당의 마구잡이 헛발질이 사태의 본질마저 흐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이 비리대박을 노린 ‘예시기능’과 연일 각종 설과 폭로를 쏟아내는 ‘연타기능’을 총동원해서, 무차별 폭로정치를 강행하고 있는데 대해 몹시 우려스럽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위가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가리고, 여권의 책임과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을 분명하게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나친 의혹제기와 각종 설 유포로 인해 국민들은 지금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알고 싶은 수준을 넘어서, 어서 하루빨리 이 ‘바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있다.
언론과 한나라당의 마구잡이식 폭로와 접근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분명히 하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디지털축제’가 오락게임 관련 협회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이 불건전하거나 불법 개변조 됐다고 해서 게임산업 전체를 버려서는 안된다”, “오락실 게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국회에서 발언했다.
작년 9월 국회 문광위에서 박 의원의 발언 등을 볼 때, 지원금 1억원이 박형준 의원이 소속된 문광위에서, 오늘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불러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박 의원이 업무연관성이 짙은 이익단체의 협조를 받아, 자신이 정치적 이득을 챙긴 것이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소상히 밝혀주기 바란다.
또한 한나라당에는 매우 훌륭한 조직이 하나 있는 것으로 아는데 바로 안상수 의원께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력형도박게이트 진상조사특위”가 그것이다. 당연히 박형준 의원과 관련된 의혹도 이 특위의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이 특위를 가동해 박형준 의원의 행위에 대해 감찰을 벌이고 조사한 뒤, 국민들에게 그 진상을 소상히 밝혀 주어야 할 것이다.
- 25일 오전 10:40 국회 정론관
-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2006년 8월 25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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