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9월 4일 한명숙 국무총리는 10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된 장애인지원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07년부터 4년간 1조 5천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한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이번 대책이 ‘예산이 뒷받침되는 실효성 있는 정책’임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해 지속가능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종합대책은 총 3개 영역의 13개 세부 과제를 포함한다.

종합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보장 부분으로,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 지급되는 장애수당을 대폭 인상하고, 차상위 계층에게까지 지급 대상을 넓혔다(중증장애인 7만원->13만원, 경증장애인 2만원->3만원 / 차상위계층 중증장애인 12만원, 경증장애인 3만원). 이와 함께 2010년부터 유치·초·중·고등학교 전과정에 장애학생 의무교육 실시, 저상버스 30~50% 도입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 증진, 중증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을 위한 활동보조인서비스 지원, 자막방송 확대 등에 대한 개편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종합대책에서 밝힌 지원대책의 상당수는 기존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정책을 나열하거나 조금 더 확대한 수준에 불과하다. 전과정 의무교육은 이미 민주노동당에서 발의한 ‘장애인교육지원법’을 통해서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지속적으로 해 온 요구사항으로 정부와 합의가 된 부분이며, 저상버스 30~50% 도입 역시 2006년 시행된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명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특별교통수단의 도입은 중앙정부의 예산 확보 없이 지자체 재량에 맡겨 놓아 지자체별 실적이 거의 없는 상황으로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2008년까지 1역사 1엘리베이터 설치 역시 서울시는 이미 2004년까지 100%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이제까지 추진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예산 책정에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4년 동안 총 1조 5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한다. 연간 375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그 중 소득보장 하나의 영역에만 3,371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즉 나머지 400억원을 가지고 종합대책 12개 영역을 시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활동보조인지원서비스 역시 예산 부족을 이유로 혜택을 받아야 할 장애인을 대거 제외시키는 상황이라 장애인계에서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고용정책에 대한 예산 충당도 장애인고용촉진기금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기금 고갈을 이유로 장애인고용장려금을 대폭 삭감한지가 불과 2년 전이다. 그 결과 많은 사업장에서 장애인노동자에 대한 임금삭감과 해고조치가 진행되었으며, 다수의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장은 문을 닫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였다. 예산이 없는데 실효성있는 정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적어도 최소한의 장애인 노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임금구조를 합리화시켜주는 최저임금법에서의 장애인 적용제외 규정 삭제, 중증장애인과 장애여성에 대한 더블카운트제도 도입 등 의무고용제도의 개선, 장애인고용전달체계의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얘기되는 4년간 1조 5천억원에 대해서도 유시민 장관은 보건복지부 자체 내에서의 세출구조 조정이나 정부 전체의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재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장애인복지예산이나 사회복지예산은 비중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대해도 부족한 형편에 적은 예산 규모에서 효율성을 운운하며 장애인복지예산 내에서의 세출구조 조정을 논하는 것은 올바른 대안이라 할 수 없다. 적어도 기존 예산에 종합대책으로 인한 재원이 확실하게 추가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맨발의 기봉이’를 보고 난 후 획기적인 장애인지원대책을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장애인지원종합대책이 추진되었다고 한다. 정권 차원의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기존 정책의 짜깁기,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며 그 또한 재원의 추가 확보 없이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하는 형태로 나오는 장애인지원종합대책은 장애인을 우롱하며, 대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또다시 맨발의 기봉이를 울리고 있는 것이다.

2006년 9월 5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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