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세 회원 유죄판결 에 대한 조반연 논평
2002년 10월 조선일보는 조아세가 ‘자사의 창업주 방응모를 친일파로 매도’하고, ‘군사독재정권에 기생해 민주인사들을 탄압하며 부를 축적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당시 조아세 임현구 대표와 김학영 온라인팀장 등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조아세의 주장이 “(조선일보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조아세 회원 3명에 대해 유죄(각 벌금 700만원)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조선일보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보도, 1980년 월간 중앙이 폐간 될 정도로 언론 통제가 심한 상황에서도 월간조선을 창간했다는 의혹, 코리아나호텔 신축에 상업 차관을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아세의 주장이 상당부분 이유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벌금을 각각 500만원으로 낮췄을 뿐 다른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
반면 조선일보 김홍진 기자가 ‘조아세 회원들이 아파트 단지 등에 배달된 조선일보를 훔친다’, ‘상가에서 조선일보 구독을 끊을 것을 강요했다’, ‘조아세 활동자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조아세의 조선일보 공격에 대항하여 독자들에게 조아세의 정체와 활동상황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조아세 활동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독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 기사를 게재했고, 그 표현방식도 절제되어 있으며 기사내용 또한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법원이 조선일보의 친일행적, 권언유착 등 광범위한 의혹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결하면서도 보안사 안가 ‘가격’을 당시 시세가 아닌 현 시세로 표현했다는 지엽적인 부분을 문제 삼아 유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또 ‘조아세의 표현 방법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단정적이어서 조선일보가 합리적 논쟁의 장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등 결국 조선일보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판결했으나 표현이나 주장의 근거와 사실성을 두고 판단해야 할 법원이 ‘표현이 과격하고 단정적’이라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한편 법원은 조선일보 김홍진 기자의 기사가 “표현방식이 절제되어 있으며 기사내용 또한 사실에 부합”한다며 김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설령 조선일보 기사가 ‘표현 방식이 절제’되어 있다 해도 조아세 회원들이 아파트를 돌며 ‘조선일보를 훔친다’거나 ‘활동자금에 의혹이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주장을 펴는 것이야말로 명백히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며 ‘비방의 목적’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법원이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고 김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거대 신문에는 관대하고 시민단체에는 가혹한 ‘이중 잣대’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만 하다.
우리는 언론에 대한 시민사회의 감시, 비판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이와 같은 판결에 거듭 유감의 뜻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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