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부당지원행위 조사 관련 경제개혁연대 논평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공정위의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가 글로비스·엠코·본텍 등 정의선 씨가 출자한 비상장 계열사의 그룹 내부거래에 내재해 있는 문제점의 해소와 현대자동차그룹의 낙후된 지배구조의 개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지난 4월 6일 경제개혁연대의 전신인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가 발간한「38개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거래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재벌그룹 내에서 (주로 상장) 모회사의 유망한 사업기회를 지배주주 일가가 다수지분을 보유하는 비상장회사에 넘기는 ‘회사기회의 유용’(usurpation of corporate opportunity)이 만연하고 있다. 이는 부와 경영권을 재벌2세에게 불법승계하는 새로운 수법으로, 전체 70건의 문제성 거래 중 30건(42.9%)이 이에 해당한다.
이중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비스와 엠코의 경우는 이러한 ‘회사기회의 유용’(usurpation of corporate opportunity)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에 대해서는 경제개혁연대의 고발을 통해 이미 검찰 조사까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위의 이번 조사결정은 오히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마저 있다.
일부의 우려처럼 공정위의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때늦은 조사가 변죽만을 울린 채 면죄부 발부로 끝나지 않으려면 , 이번 조사에서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그룹 주력계열사와 글로비스·엠코 등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계열사 사이의 거래 가격 및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이들 비상장회사가 사업물량의 상당부분을 외부의 하도급업체에 재위탁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재하도급 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물량 몰아주기’의 특성상 ‘현저한 규모의 부당지원행위 조항’을 철저히 적용해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7호의 부당지원행위 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시행령 [별표1] 제10호는 거래가격이 불공정한 경우뿐만 아니라, 거래규모가 현저하여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경우에도 부당지원행위로 규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항을 적용한 실제 사례(대우캐피탈 및 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주)대우 등 5개 계열사 부당지원행위; ‘공정위 의결 제99-214호’, ‘대법 2004.10.14 선고2001두2881 대우 1차 등’)도 있다.
‘가격의 현저성’ 기준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어 경제적 이득을 취하게 하는 회사기회의 유용을 규제하기 위해, 공정위는 ‘규모의 현저성’ 기준에 입각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회사기회의 유용’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경쟁법(공정거래법)적 접근 이외에, 회사법(상법)적 접근이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거래가격의 공정성과 관련시장에의 경쟁제한성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삼는 경쟁법적 접근에서는, 이사(지배주주 포함)의 충성의무(duty of loyalty) 위반과 관련된 회사기회의 유용을 완전히 규율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법상 관련 규정의 흠결과 사법부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회사기회의 유용과 같은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행위에 대한 회사법적인 규율에는 심각한 공백이 존재하고, 이를 공정거래법·금융관련법 등 사전적 규제로 대치하면서 규제의 비용이 상승한다는데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규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이해관계자 스스로가 피해구제와 책임추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상법상의 사후적 규율 장치의 정비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다중대표소송제도의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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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3일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