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치열한 공방 속에 6자회담은 표류하게 됐고,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미, 일의 주도로 이루어진 UN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공표 이후 한반도의 위기지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북미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남북 관계 역시 교착과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군비경쟁의 악순환이 연출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임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상호 존중에 따라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와 관계 정상화라는 의제에 집중하지 않고,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제재’를 회담이 끝난 직후에 곧바로 실행하는 것은 회담 참가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며, 6자회담 경색화에 1차적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대화와 협상보다는 제재와 압박, 고립과 봉쇄를 통해 북한의 일방적인 선 핵 포기를 강요하고 나아가 북한의 정권 교체와 체제전환까지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상호 주권 존중과 평화 공존을 약속한 6자회담 공동성명의 채택에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전혀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한반도의 위기 상황 증대는 한반도 8천만 민중의 평화적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6자회담 당사국은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 외에는 그 어떤 해결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6자회담 재개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관련국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은 상호 주권 존중과 평화 공존을 약속한 6자회담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와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하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은 중국의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 한국의 이종석 통일부 장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북미 직접대화를 미국에 제안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한국과 중국의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북한만이 아니라 미국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평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한국 정부는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대북 특사 파견, 추석을 전후한 인도적 지원 및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61년 분단 구조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항구적으로 만들기 위한 8천만 민족의 바람은 실로 간절하다. 6자회담의 재개와 9.19 공동성명의 이행이 그 첫 출발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9.19 공동성명이 내용 그대로 동시 행동의 원칙에 따라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6년 9월 18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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