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우선 허가제 실적, 15㎡ 면적 제한 규정 탓에 초중고교 매점 92%는 아예 신청불가
중앙행정기관 - 광역시도 - 시도교육청으로 나누어 볼 경우, 매점과 자판기 모두 장애인 허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역시도(매점 24%, 자판기 40%) 였으며, 중앙행정기관이 뒤를 이었고 가장 부진한 곳은 시·도교육청으로 매점의 허가율은 4%에 불과했다. 국회에는 장애인 우선 허가대상이 자판기 35대가 있으나, 전혀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주로 수도권 전철역에 설치된 신문가판대 등 기타 판매시설의 장애인 허가율은 평균 41%로 나타났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관할 매점/자판기/신문판매대 운영권 전부를 장애인/노인/모부자가정 고루 지원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인천지하철공사의 경우도 자판기 전부와 매점의 52%를 장애인에게 지원하고 있다.
16개 전체가 취합된 시도교육청별로 시도 현황을 살펴보면 허가율 기준으로 전북(38%), 강원(26%), 전남(25%) 이 가장 우선허가율이 높았다. 이에 반해 인천, 대구, 대전, 제주는 장애인 우선 허가 실적이 단 한건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 자치단체별 공공기관 매점·자판기 장애인 우선허가 조례제정 현황을 살펴보면, 16개 광역시도 중 제주를 제외한 15개 지역은 모두 조례를 제정한 상태이며, 기초단체의 제정은 시도별 편차가 컸다. 대구, 대전은 조례를 제정한 기초단체가 한곳도 없는 반면, 전북은 모든 기초단체가, 전남은 22개중 21개 기초단체가 조례를 제정, 큰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매점의 경우 현행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은 22조에서 장애인 우선 허가 대상 점포 면적을 15㎡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국 15개 광역시도 역시 자치단체 조례에서 허가 대상 면적을 15㎡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공공기관의 매점수는 1,953개소이지만 실제 대상이 되는 매점수는 471개로 1/4이하로 크게 줄어든다. 가장 심각한 곳은 시도교육청 산하 일선 초중고교 학내 매점으로 15㎡ 이하 매점은 전체 8%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에게 운영이 우선 허가된 182건을 분석해보면, 15㎡가 넘는 매점인데도 불구하고 허가를 내준 경우가 64건으로 전체의 35%나 차지했다. 다섯평도 채 안되는 15㎡ 제한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기준인지 드러내는 수치로 볼 수 있겠다.
또한 장애인복지법 외에 노인복지법, 모부자지원법 등에서는 이와 같은 면적 제한 규정이 없어 형평성과 실효성을 고려하여 시행령을 시급하게 고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허가 대상인데도 일반인에게 운영을 위탁한 경우는 매점 314개소, 자판기 10720대다.
이는 상당수 매점과 자판기가 장애인, 노인등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기보다는 자체 상조회 등에서 수익사업으로 운영하거나 자판기는 매점과 일괄계약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우선허가 대상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 매점 228곳(73%), 자판기 5,756대(54%)이 자체운영으로 아예 장애인등은 계약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특기할 만한 기관은 국방부로, 육군, 해군, 공군 산하의 자판기 3천여 대를 일괄운영계약을 하는데 경쟁입찰로 붙여 장애인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었다.
장애인 등의 우선허가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홍보방식의 문제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홍보를 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고 (중앙부처 350건, 시도 426건), 해당기간에 직접 방문해서 확인해야만 하는 기관게시판에도 많이 의존하고 있다. (총 262건) 중앙부처와 시도에서는 교육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많이 홍보하고 있었다. 지자체 또는 장애인단체의 추천을 받는 경우는 11건에 불과했는데, 많은 장애인들이 지역 복지관을 통해 각종 정보를 취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복지전달체계를 통한 홍보를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부산에서 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는 ㅇ팀장은“구청, 지하철 공사 등 여러번 문의는 했지만, 실제로 신청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복지관은 물론이고 장애인단체들에게도 공공기관 매점/자판기 재계약에 대해 공기관이 먼저 홍보한 적은 전혀 없다.” 장애인이 일을 하고 싶어도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하지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한편 공공기관의 매점이나 자판기 운영 계약을 체결할 경우 우선허가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대상은 장애인 외에도 저소득 노인, 독립유공자, 모부자가정 등이 있다. 현재 이들을 포함한 우선허가 전체 실적은 총 3,068건이며 이중 장애인이 2,582건으로 84%를 차지했고, 노인, 저소득(모부자)가정, 유공자(유족)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저소득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더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책개선방안
장애인 복지법 시행령 22조에서 우선허가 대상 매점의 면적을 15㎡이하로 제한하는 현행 규정 때문에 대상자체가 크게 축소되며, 실계약내용을 볼 때 사실상 이미 사문화된 상태이기도 하다. 반면 모부자 복지법, 노인복지법 등에는 따로 면적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복지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형평성을 고려할 때, 면적 제한 기준은 즉시 삭제해야 마땅하다.
기준면적 이내라 하더라도 매점과 자판기 중 많은 수가 기관 자체의 수익사업 또는 식당 등과의 일괄 계약으로 장애인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의 구상대로 연차적으로 우선허가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운영 관행을 깨고 우선허가 대상으로 적용하도록 강력한 행정지도가 필요하다.
어떤 매점이 우선허가 대상이고 언제 계약하는지 정보자체가 장애인에게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게시판과 홈페이지 등 ‘최소한’의 홍보에서 벗어나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당사자들이 일상생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를 통한 충분한 홍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직 관련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제주도와 기초자치단체가 서둘러 조례를 제정하도록 적극적인 독려와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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