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그프리드와 로이’,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 오늘날 마술계의 거목들이 많지만, 역사적으로 ‘해리 후디니’를 능가하는 마술사는 없었다. 후디니는 탈출의 명수였다. 물이 차있는 수조 속에서 수갑이나 족쇄를 풀고 탈출을 하는 그의 마술을 언제나 관객들은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오랜 세월 동안 대표적인 마술가로 꼽히는 후디니가 사망한지 올해 10월로 정확히 만 80년이 되었다. 중앙방송(대표 김문연) 케이블·위성TV 히스토리채널은 후디니의 사망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술의 대명사, 후디니’, ‘속임수의 예술, 마술의 역사’ 등 마술 특집 프로그램들을 특별 편성했다.

먼저, 16일(월) 오전 9시, 밤 8시에 방영하는 ‘마술의 대명사, 후디니’는 마술로, 특히 탈출마술로 일생을 보낸 후디니의 일대기를 그렸다.
해리 후디니는 187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대교 랍비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뒤 열한 살 때 이미 밧줄 풀기와 자물쇠 따기를 익히는 등 일찍부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청년이 된 후디니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마술 공연을 했는데,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해 준 것은 1901년부터 시작한 '강물 탈출 묘기'였다. 손발에 수갑과 족쇄를 찬 채로 강물에 뛰어드는 아찔한 묘기였는데, 사실은 입속에 감춰 둔 열쇠로 수갑을 풀고 빠져나오는 눈속임이었다.

그가 연출한 대표적인 탈출 마술 ‘중국의 감옥’은 섬뜩하면서도 신기하다. 이것은 옛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던 고문 도구로, 거꾸로 매달아 물의 가득 찬 금속 상자에 머리부터 가라앉히는 것을 말한다. 원래는 사방이 철로 되어 있었겠지만, 쇼에서는 전면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 객석에 괴로워하는 후디니가 보이도록 하기 위해, 혹은 불의의 사고로 후디니가 실패했을 경우 그를 구출해내기 위한 것이다.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수갑, 상자 등 철저한 조사를 한 후 탈출쇼는 시작된다. 실제로 가라앉힌 후는 유리의 전면에 막을 씌워 탈출하는 과정을 보여 주지는 않지만, 관객은 실제로 자신이 그 도구로 고문을 받고 있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온 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의 공포와 흥분을 느끼게 된다. 몇 분 후 후디니가 돌연 흠뻑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관객은 기립 박수를 친다.

그가 사망한지 이미 80년이 되었기에 오늘날 실제로 후디니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마술사에 대한 설문을 하면 지금도 후디니는 1위, 2위를 다투는 대표적인 마술가로 뽑힌다. 그것은 바로 후디니가 마술 분야에서 전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미모의 여인을 두 동강내는 마술을 보여주는 대신,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어 죽음의 위기를 무사히 이겨 내어 관객을 매표시켰다.

천재 마술사 후디니의 최후는 드라마틱했던 그의 이미지답지 않게 허망했다. 1926년 10월, 몬트리올의 매길 대학교를 방문한 후디니는 힘을 과시하면서 자기 배를 얼마든지 때려도 끄떡없다고 장담했다. 한 학생이 정말로 강펀치를 먹였고, 후디니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맹장 괴저와 복막염으로 후디니는 어이없게 이틀 뒤에 사망하고 말았다. 1952년 파라마운트사에서 후디니를 모델로 제작한 영화에서는 후디니가 건강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탈출 묘기를 하다가 실패하여 목숨을 잃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것이 훨씬 ‘후디니’답다는 생각에서다.

후디니는 사후 세계에서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으로 자신의 마술을 완성하겠다고 장담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지금도 전 세계의 마술사들이 할로윈 데이에 후디니를 기리며, 그의 무덤을 찾는다.

21~22일, 28~29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속임수의 예술, 마술의 역사’는 BC 247년 고대 이집트에서 현대에 이르는 마술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마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이며, 무대 예술에 있어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초기의 마술은 종종 마법이나 초자연적인 힘으로 오인을 받았고, 그 때문에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친 마술사들이 죽음을 맞기도 했다. 그 후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은 마술은 몇몇 선구자적인 인물들에 의해 기교면이나 스케일면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19세기에는 현대 마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베르 우댕이 마술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마술에 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주로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라는 개념이 강했지만, 로베르 우댕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활도구를 이용한 마술을 선보이면서 생활마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무비매직’, 즉 특수효과는 영화에 마술을 접목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인간의 상상력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최초로 영화에 트릭을 사용한 것은 프랑스의 마술사이자 감독인 조르주 멜리에스였다. 로베르 우댕의 극장을 사들인 그는 수준 높은 마술 무대를 선보이며 성공을 거듭했다.
그러던 1895년, 멜리에스는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를 접하고 그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마술사 출신답게 갖가지 기교들을 동원해 트릭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한편, 오늘날의 특수효과라 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들을 터득했다.

마술의 황금기라 불리던 19세기 말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는 각각 개성이 다르면서 실력이 빼어난 마술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시계기술자이자 마술트릭 제작자였던 마스케라인은 트럼프 게임을 할 수 있는 ‘사이코’라는 기계를 만드는 등 마술에 과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20세기에는 좀 더 스케일이 크고 위험부담이 높은 트릭이 유행했다. 미국 출신 마술사 빌리 로빈슨은 탄환 막기 마술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2차 대전 중에는 마스케라인의 손자인 제스퍼가 위장 마술과 심리 마술을 동원해 영국군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 후 마술계는 침체 일로를 걷게 되었고, 리처드 카디니 등 소수의 마술사들만이 성공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TV라는 신매체가 등장하면서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마술이 등장하게 되었고, 인기 마술사는 황금기 못지않은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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