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공개된 이면계약서 11건 중 10건에서 건설업체들이 ‘이름’만 빌려주고 챙긴 돈(지분위임료)이 전체 공사대금의 8.3%인 82억 4천만원에 이르며, 조달청이 2000년에서 2005년까지 계약체결한 공동도급 공사규모가 전체 공공공사의 88%인 58조 1,935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모두 4조8,30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감사원이 ‘건설공사 관리시스템 운영실태’ 감사결과 발표에서도, 공동도급사로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시공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거나, 직원을 배치하지 않고, 도급사간에 직원을 불법 채용하는 등, 편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공동도급 이행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경실련은 건설업체간 경쟁을 제한하고 담합을 조장하며, 일부 건설업체가 대형 건설공사를 독식하게 함으로서 건설산업의 양극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공동도급제도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건설업체간 경쟁을 제한하고 담합을 조장하는 특혜제도인 공동도급제도를 즉각 폐지하라
공동도급제도는 공동시공을 통해 구성원 상호간 기술경쟁을 유발하고 시공능력을 극대화하며, 대형 건설공사를 일부 재벌급 건설업체가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를 활성화하여 지역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공동도급제도는 오히려 경쟁을 제한하고 담합을 조장해 업체간·지역간 건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턴키·대안과 같은 대형 건설공사의 경우, 겨우 2~3개의 공동수급체만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돌아가면서 공사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중견건설업체들이 턴키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제시했던 턴키대안공사의 입·낙찰 현황을 살펴보면, 7개의 대형 건설업체들이 상호간 공동도급을 통하여 경쟁입찰자 수를 줄이고 번갈아가면서 대형 건설공사를 독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3월, 감사원은 ‘건설공사 관리시스템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결과에서도, 공동도급을 받은 지역의 건설업체들이 공사시공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거나, 공동도급사의 직원을 불법 채용해 자신들이 직접 시공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시공에서 손을 떼고 있는 계약위반 실태 21건을 적발해 내었다.
이번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역의 건설업체들은 공동도급이라는 명목 하에 일부 지분에 참여할 뿐, 공사시공은 하지 않고 이면계약을 통해 지분을 넘겨 일부 공사대금을 받아 챙기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역 건설업체들은 대형 건설업체들의 잔칫상에서 떨어지는 떡고물만 받아먹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이하 ‘국가계약법’)시행령 제 72조(공동계약)에는 “계약의 목적 및 성질상 공동계약에 의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공동계약에 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제도적으로 공동도급을 부추겨 유효 경쟁업체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건설업체간 담합을 조장하고 일부 재벌급 건설업체의 대형공사 독점을 합법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는 공동도급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둘째, 계약위반이 적발된 업체들에 대해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부과하고 엄정히 처벌하라.
국가계약법시행령 제76조(부정당업자의 입찰자격 제한)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체결 또는 이행하지 않은 자는 각 중앙관서의 장이 당해 사실이 있은 후 지체 없이 일정기간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도급 계약이행 위반업체에 대해 감사원은, 해당관서의 장에게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거나 주의조치를 통보하였을 뿐이고, 처벌권한을 가지고 있는 재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가벼운 행정처분 등의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공동도급 계약위반의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는 국가계약법 상의 규정에 따라 계약위반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건설업체들에게 즉각적으로 입찰참가를 제한하고, 제도전반에 걸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여야한다. 그리고 적발된 위법사실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하여 ‘공동도급’이라는 미명하에 시공도 하지 않는 ‘무늬만 시공회사’인 건설업체에게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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