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성명-개발만능 주의자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경실련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침이, 참여정부가 10.29대책, 8.31대책, 3.30대책 등 집값 잡는다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왜 집값이 폭등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이나 원인규명도 없고, 10.29 수준으로 집값을 안정화 시키겠다던 8.31 대책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며, 집값 안정을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는 선언으로 판단한다.
또한, 이미 판교, 용인, 파주 등 신도시 개발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교훈을 잊어버린 채 기회 있을 때 마다 집값안정을 빌미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자들에게 투기수요만 공급할 것이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앗아가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추병직 건교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
부동산 정책의 책임자로 부동산 가격 안정보다는 지속적으로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개발·공급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개발만능 관료 추병직 건교부장관은 사퇴해야한다.
건교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 집행과 개발 책임자이면서도, 공급확대 외에는 다른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추병직 장관이 있는 한 국민들 어느 누구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제의 발표는 보도자료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장관이 기자실에서 직접 구두로 발표한 것이다. 8.31대책과 3.30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다시 오르자 건교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무제한 공급확대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특히, 추장관은 장관취임이후 기회 있을 때 마다 수도권신도시 공급확대론을 주장해왔다. 지난 2005년 6월에는 청와대와의 사전조율 없이 “집값안정을 위해 주거환경이 좋은 신도시를 계속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나흘 만에 “신도시 건설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하였다.
또한, 추병직 장관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건설할 때인 1989년 당시 건설부 신도시건설기획단 기획과 과장을 역임하며 신도시 건설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고, ‘민간건설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임대주택법’을 전면 개정하던 1993년도에는 주택국 주택정책 과장을 역임하였다. 그러나 민간임대주택은 민간건설업자에게만 저가택지공급, 자금지원 등의 특혜만 제공해왔을 뿐 부도임대아파트, 분양대기주택만 양산하면서 정작 서민주거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특히, 최근의 분양가 폭등의 원인이 된 1998년 주택공급제도의 개정 당시 추병직 장관은 건교부 주택국장으로 관여하였다. 현재의 선분양은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건설업계에게 보장해준 자금마련 특혜였다. 그러나 1998년 분양가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특혜였던 선분양제를 후분양제로 전환하지 않고 오히려 공공택지를 헐값에 공급하는 특혜까지 더하여 주었다. 이러한 분양가 자율화, 선분양, 공공택지 헐값 공급 등 3중 특혜로 건설업계는 고분양가를 책정하여 엄청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서민들에게는 평생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좌절과 절망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것이다.
최근에는 대통령의 원가공개 발표이후 이미 주택법에 따라 민간건설업자도 사업비의 58개 항목에 대한 원가공개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부정하면서,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 구성이나 용역발주, 여론수렴을 내세우며 원가공개를 지연시키고 있다.
건교부가 의지만 있다면 당장 원가공개를 할 수 있다.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로 구성되는데, 택지를 조성하여 판매하는 토지공사가 택지수용, 조성 및 판매 영수증만 공개하면 원가공개가 된다. 그리고 주택공사가 그동안 건설해온 주공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면 된다. 이처럼 공기업은 법을 개정할 이유도 없이 지침만 바꾸면 되는 데 건교부는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다. 건교부가 원가공개 의지가 없다는 것만 확인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추병직장관은 국가고위 관료로 재직하는 수십년 동안 주택정책을 추진해오면서, 국민의 주거안정을 빌미로 공급확대, 규제완화 등 기회 있을 때 마다 건설업자들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해왔다. 따라서 추병직 장관이 재직하는 한 어떠한 정책도 믿을 수 없고 맡길 수 없다. 추병직 건교부장관은 스스로 집값안정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2. 8.31대책 유공자로 훈장과 포장을 받은 관료들을 문책해야한다.
정부가 집값안정을 위해 신도시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발표는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부동산정책이라 불러왔던 8.31대책’이 집값잡기에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이미 경실련은 8.31대책이 발표되었을 때 기자회견을 통해 8.31은 집값잡기에 실패할 것이며, 경제팀의 전면교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8.31 대책을 자화자찬하며, 8.31 부동산대책을 주도한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의 관계공무원에게 훈·포장을 수여하였다.
하지만 8.31대책 발표에도, 3.30 발표에도 집값은 잠시 주춤할 뿐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건축단지나 뉴타운 지역, 도시개발지역 등 강남뿐 아니라 강북까지 고분양가와 집값상승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이것은 참여정부가 겉으로는 집값안정을 내세우며 부동산대책을 발표해왔지만 매번 집값상승에 대한 정확한 원인진단 없는 엉터리 처방으로 일관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값 폭등 뒤에는 부동산투기와 집값을 잡을 의지와 능력도 없으면서 집값을 잡겠다고 국민과 대통령을 속이며, 엉터리 대책과 공급확대정책만 남발하고 있는 개발관료가 있다. 개발관료를 청산하지 않는 한 참여정부 집권 내 집값안정은 이룰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여 훈장과 포장을 받은 관계 공무원들의 훈장과 포장을 박탈해야한다. 나아가 부동산 정책 결정과 집행에서 관여한 청와대, 건교부, 재경부, 금감원, 한국은행 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여 시시비비를 가려 문책해야 할 것이다.
3. 참여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주거안정을 위한 근본대책을 제시하라.
지금의 집값 폭등은 신도시, 강남재건축, 강북뉴타운, 행복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도시개발사업 등 각종 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근절하지 못한 점, 분양가자율화에 맞지 않는 선분양 특혜로 건설업자의 고분양가 횡포 방치, 강제 수용한 토지에서 조차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보유주택이 아닌 자산계층의 투기욕구만 부채질하는 분양주택 공급, 시세의 절반밖에 반영 못 하는 과표체계, 낮은 보유세로 인해 다주택 소유자들이 거주이외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요억제책의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집값안정을 위해서는 현재 재건축단지에만 적용하고 있는 개발이익환수제도의 모든 개발사업으로 전면 확대, 후분양제 이행과 과도기에 원가공개, 공공택지는 공영개발 후 공공보유주택 30% 조기 확충, 과표현실화 등의 근본대책 실시되어야한다. 최소한 지난 9월 노무현대통령이 선언한 원가공개라도 공기업부터 당장 실시하여 반드시 집값안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놓지 않고 주택가격 상승기에 무제한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꼴’이다.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서민들은 건교부장관 퇴진 뿐 아니라 건교부 해체, 나아가 참여정부에게도 강력히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우려만은 아닐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ccej.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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