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국민 복지 예산, 생계예산, 주거안정에 쓰일 돈을 삭감하고 도로 등 각종 개발예산인 포장공사, 이른바 삽질예산은 아낌없이 늘렸다.
국회가 전국의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겠다는 것인데 고추말릴 장소가 없어 도로 만들고, 빨래 널 자리 없어 다리 건설하겠다는 것이냐는 비아냥을 국회가 올해도 예외없이 들어야 할 모양이다.
복지예산은 삭감하고 건설업자들을 배불릴 예산만 늘려놓고 동네 돌아가서는 이만큼 예산 확보했다고 주민들 희롱하는 게 국회의원들의 정치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동네 저소득층 의료지원과 노인 최소생계 지원 예산을 삭감한 행위는 이 국회가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통과시킨 것과 더불어 국회가 저지른 또 다른 범죄행위로 기록될 것이다.
○ 여당의 정계개편 논의
우리 정치판에서 대선을 앞두고 호떡집 불난 듯이 재창당이니, 정계개편이니 이야기를 부르짖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4년 동안, 5년 동안 정치를 어떻게 했고 민생을 어떻게 망쳤는지 상관없이 대선 앞두고 판 잘 짜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만한 이벤트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이제는 단호히 거부되고 비판받아야 한다.
대선 앞둔 정계개편 논의는 정치를 한탕주의로 몰고 가려는 도박정치에 다름 아니다.
문성현 대표도 말씀하셨지만 “반한나라당”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지역주의도 기회주의도 보신주의도 다 좋다는 것인가?
정치인들이 정계개편이니 정당 창당을 이야기 하려면 적어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지금 논의는 한나라당이라는 적과 싸우기 위해서 한나라당과 똑같은 세력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열린우리당의 신당 논의에는 어떻게 하면 덩치를 키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있어도 무엇을 반성하고, 어떤 내용으로 채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전무하다. 결국 그들의 통합신당은 지역주의자와 기회주의자의 소굴이 될 뿐이다.
우리나라에 한나라당은 하나면 족하다.
통합신당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주의, 기회주의로 범벅이 된 제2의 한나라당이 또 만들어지는 것은 우리 정치사의 비극일 뿐 아니라 국민적 코메디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 할 말은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 말 말
사실 저뿐만 아니라 타당의 대변인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아연실색하고, 아찔했을 것이다.
일일이 대응하고 할 말은 하겠다고 하시는 데 대변인들이 그걸 다 대응하자니 입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이고,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니 직무유기라는 소리를 들을 지경이어서 고민이 많다.
부동산 말고 꿀릴게 없다고 하는데 부동산 말고도 꿀리고 망친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한나라당만 찬성하면 꿀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라크 파병 문제, 한미FTA 졸속협상 진행, 양극화 심화문제 등에 대해서 전혀 미안한 표정이 없어서 유감이다.
열린우리당의 워크샵에서 밝힌 대국민 반성문에서도 “노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 여러 가지 형태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부동산을 말하면 부동산 문제가 커졌고, 대통령이 양극화 극복을 말하면 양극화 문제가 커졌다. 대통령이 언론개혁은 오히려 개혁대상의 영향력을 더 키웠다
손대면 모두 황금으로 변해버렸다는 마이다스의 손처럼 대통령이 언급하면 그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입은 “불행을 키우는 마이다스의 입”이 되어버렸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언론개혁을 원한다면 특별히 언론개혁에 대해 말씀하지 않는 게 좋겠고, 부동산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꿀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 2006년 12월 28일 오전 10시 45분 국회 정론관
-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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