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16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사회단체들에 지원해준 보조금의 불법·폭력시위 전용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월 말에 조사결과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보조금을 받는 모든 시민단체를 조사하여, 그 결과 전용사실이 드러나면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고 향후 지원도 금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해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투쟁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투쟁을 기점으로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국면을 돌파해보고자 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FTA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에 정부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라는 방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 보냈다. 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시위 단체에 민·형사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하였다.

이 지침 내용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사회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국가정책에 반하는” 활동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고, 이러한 지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교부세 감액과 관련 공무원 대한 책임 등 불이익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였다.

당시 행자부의 이러한 지침은 시민단체들로부터 대단히 자의적인 법 집행일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자유로운 활동과 발언을 통제하려는 발상으로 강력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더군다나 지역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FTA 포럼 등에는 지원을 늘리라는 지침을 전달하기도 하여, 국가가 시민사회단체와 민간영역 위에 군림하고 정부에 대한 ‘말 잘 듣고 착한’ 국민으로 훈육하려 한다는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정부의 이러한 행위와 지침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들의 의사표현의 자유과 집회·시위의 자유를 봉쇄하는 것이며 시민단체를 정부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독재시대의 발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올해 예산안 중 ‘민간단체 지원예산’을 승인하면서 광범위한 의미의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에 보조금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부대의견’을 함께 결의하였다.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가 민간단체와 국민 길들이기에 앞장서 나서고 정부의 잘못된 행정을 유도하고 힘을 실어주었다는 사실이 더욱 개탄스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경남 창원시장은 ‘창원시 보조금 관리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여, 해당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불법·폭력 시위활동 등에 직·간접적으로 활동한 단체를 ‘보조사업 제외대상’으로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인데 이는 지난 11월 행정자치부의 자의적인 지침에 따라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써 창원시 스스로 지방자치의 원칙을 어기고 자치입법권의 왜곡된 행사에 나서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와 행정자치부의 비상식적인 행태는 국민의 자유를 봉쇄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의 근간마저 뒤흔들고 있다고 판단한다. 결국 정부의 이러한 무리한 행위는 현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FTA 6차 협상을 밀실에서 처리하고 밀어붙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협상장소인 신라호텔 주변을 공권력을 동원하여 요새화하고, FTA 협상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전달의 기회마저도 박탈하고 있는 지금의 정부는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차가운 겨울거리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9명의 국회의원들의 정당한 의정활동 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마땅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그간 정부의 민간단체 보조금은 관변단체와 정액보조단체에 편중지원하던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누착 지적해 왔다. 더욱이 그동안 시민사회의 발전과 다양한 활동을 위해 노력해왔던 시민단체들을 배제했던 것도 부족해 이제는 한미FTA와 같은 잘못된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탄압하는 구실로 악용하는 각종 보조금 관련 지침과 전수조사 계획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 2007년 1월 17일 오후 4시 국회 정론관
-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심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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