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07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 연착륙은 경기저점과 같은 경기의 전환점을 동반하지 않으나 전후 경기 양상이 달라지고 모멘텀 변화가 예상된다. Goldilocks로 일컬어지는 호황국면에서도 성장률이 더 높아지지 않는 가운데 주가상승의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면, 경기 연착륙은 모멘텀을 점차 강화시켜 주가상승의 새로운 동인을 촉발시킴으로써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경기의 연착륙 환경은 구간별 Performance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꾸준한 주가상승이 가능한 여건을 제공함으로써 큰 폭의 선행적인 주가하락 없이 새로운 주가상승의 출발점을 제공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통상적인 경기저점 전후 국면 전환을 선행한 주가상승이, 실제적으로는 이를 선행하여 나타난 충분한 주가하락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과 구분된다.
연착륙의 다양한 징후들
미국 경제에서도 경기연착륙 경험은 90년대 장기호황의 중간조정이었던 1995년 전후의 시기가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을 뿐이다. 1995년과 2006년 이후 최근까지의 경기동향을 비교해 보자
이 시기 경기둔화의 대표적인 징후는 이전 호황국면에 대응한 금리인상의 결과 주택시장이 침체를 겪었다는 점과 경기저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선행지수, ISM제조업과 같은 경기지표들이 경계선을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건설투자는 부진했으나, 소비와 기업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소비증가세는 이전에 비해 둔화되나 그 수준이 완만하고, 고용시장 강세를 바탕으로 소비심리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였다. 기업투자는 생산조정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상승하고 늘어나는 기업이익이 이를 뒷받침해 주었다. 1995년의 경우 단기사이클을 좌우하는 재고조정 또한 재고와 출하가 전년대비 동시에 증가하는 성장국면인 재고순환상의 1사분면에서 마무리되었다.
인플레에 대한 연준의 판단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나, 우리는 연준이 축적된 경기조절 경험과 경기친화적인 통화정책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타이트한 고용여건과 소비 및 기업투자의 견조한 성장세 등 경제의 부력(浮力)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경제는 이미 연착륙의 궤적으로 들어서고 있으며 이후 경기의 재부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경험
미국 주식시장에서 1995년 전후의 시기는 나스닥 열풍으로 이어지는 랠리의 출발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1995년초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연착륙 가능성이 감지되고 이후 금리인하 등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2000년까지 200%의 상승랠리가 이어졌다. 물론, 이 기간 주가상승은 펀더멘털요인 뿐 아니라 달러강세 전환과 해외자금 유입, M&A 활성화, 베이비붐세대의 주식수요 증가 등 경기외적인 조건도 성숙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랠리의 출발은 분명 고성장 기대가 아니라 경기모멘텀 둔화가 반영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하방리스크가 소멸되었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따라서, 향후 미국 증시를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 내외의 다양한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경기흐름이 연착륙을 전제로 완만한 조정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조정기의 시장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 경제와 한국 주식시장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도 상황적으로 유사한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하반기~2007년 상반기에 걸쳐 예상되는 경기조정국면은 연착륙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연착륙의 경험이 없듯이 한국 주식시장도 경기 연착륙에 어울리는 주가흐름을 보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양호한 소비와 뚜렷한 설비투자 증가세, 완만한 건설투자 반등으로 기대되는 내수의 견조한 성장과 해외경기의 완만한 조정에서 파생되는 수출호조세 지속가능성 등은 모멘텀 부재로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에 가장 펀더멘털한 모멘텀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다소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이전 랠리에서 한국시장이 글로벌시장 대비 Outperform할 수 있었던 요인, 즉 원화강세와 외국인 자금유입, 직간접 국내 주식수요 기반 확충 등 경기외적인 주요 동인들이 2006년 들어선 이후 상당히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매도주체로 돌아섰고, 원화강세는 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투자대상 통화로서의 매력보다는 국내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내 주식투자자금 유입속도도 점차 둔화되고 해외시장으로 자금유출이 확대되는 양상으로 수급여건도 낙관할 수 만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요인들은 2006년 이후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충분히 반영되어 온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조정과정 이후 시장은 새로운 모멘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당분간은 2007년 1분기말을 전후로 예상되는 국내외 경기 모멘텀의 강화국면을 기다리는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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