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파업이 1년이 넘어가고 있다. KTX 파업은 원칙 없는 외주화용역과 고질적인 하도급계약 문제의 최전선에서 공공부문 노동자가 얼마나 고용불안에 심각히 노출됐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부가 비정규직 대책 마련을 위해 의뢰한 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해결 노력이 구호만 요란한 수사에 그쳤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연구 외주용역을 맡겨놓고 그 결과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굳이 KTX 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외주용역 문제에 대해 눈과 귀를 닫으려는 노동부의 굴절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연구 결과보고서는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한 정규직.비정규직과 간접 고용된 KTX, 새마을호 승무원의 업무가 거의 동일했다”면서 “따라서 왜곡된 고용형태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는 간접고용과 관련한 실수와 잘못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그 다음달 9월에 국가인권위가 KTX 승무원 문제는 불법파견으로 시정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렸다. 그러나 노동부는 KTX 파견 업무에 대해 불법적인 요소는 있지만 불법파견은 아니라는 희한한 결론을 내놓았다.
연구보고서가 밝힌 내용을 노동부와 철도공사가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사대로 안할 거면서 왜 국민의 세금을 들여 연구용역을 진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이상수 장관은 올 1월 기자간담회에서 5월 발표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과 외주화 대책’에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약속하였지만 철도공사와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등 유관기관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오늘 “KTX 여승무원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직접고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9월 노동부의 적법파견 결정만 없었더라도 문제는 쉽게 풀렸을 것이라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끌고 온 노동부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철도공사 승무원의 정규직 계약 전환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관광레저로의 전환이나, 무기계약 비정규직 채용 등 편법을 쓴다면 민주노동당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한, 일부 공공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외주 용역화 움직임에 대해 5월 대책에서 분명한 해결 대안이 나와야 함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7년 3월 5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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