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논평-문화다양성협약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한다
<문화다양성협약>은 할리우드영화를 필두로 한 미국 중심의 문화 획일화를 반대하는 의미이면서, 각국이 자국의 문화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문화가 자본 증식의 수단으로 기능하는 현 시대에 문화를 지키는 것은 또 다른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일이며 다른 의미에서의 주권을 지키는 일과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국의 문화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며,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는 수단을 채택하고, 국제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주권을 지니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은 분명 획기적인 변화다.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문화침략으로 인해 심각한 곡절과 왜곡을 겪고 있다는 것에 비춰보면 이는 한 국가에게 있어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사항이 아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문화다양성협약> 발효 기념 토론회(3월 13일)에서 한 외교부 담당자는 ‘부처간 의견수렴은 대충 마무리되었다’고 했다. 언제 비준절차를 거칠 것인가에 대한 끈질긴 질문에 ‘이달 안에 검토를 마무리 하겠다’ 고 했지만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조건에서 그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스크린쿼터를 알아서 반토막 내고 시작한 한미FTA 협상과 참 비교되는 대목이다. 온 국가에 재앙을 몰고 올 한미FTA는 졸속으로 추진하면서 전 세계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이미 찬성한 바 있는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해서는 무슨 고려사항이 그리 많단 말인가.
세계는 지금 <문화다양성협약> 채택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한국의 비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의 문화침략에 대응하고 자국의 문화를 보호, 증진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에 줄서기를 하는 것은 그들의 패권적 도발에 반대하는 세계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며, 종국에는 간도 쓸개도 다 내주고 쪽박 차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문화다양성협약>을 비준하여 문화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라.
2007년 3월 18일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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