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한미 FTA, 국회는 객관적 검증?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히 검증해야”

서울--(뉴스와이어)--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지 2주일이 지났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일정에 맞춰 졸속 타결된 한미 FTA 협상은 이제 협상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 비준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모든 관련 정보를 독점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왔던 정부는 여전히 국민들 앞에 협상의 진실을 알리기보다는 자화자찬식의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다. 경실련은 국회가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증·평가위원회를 구성, 협상결과와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정부는 한미 FTA 협정문을 즉각 국민들 앞에 공개하고, 국회의 검증작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1. 국회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증·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협상내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라.

극심한 국론분열 상태에서 한국과 미국의 통상관료들이 일단 협상을 매듭지었다. 그러나 쇠고기, 자동차,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투자자-국가소송제 허용, 무역구제(반덤핑 제소)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협상결과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의회와 민간자문위원회가 협상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의회가 나서서 추가협상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한편, 분야별 이해당사자들을 대표하는 33개 민간자문위원회에 7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협상문 전체에 대한 철저한 검토 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미국과 5월 중순에 협정문 전문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를 들어 협상문 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정부의 구미에 맞는 내용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아직 한미간에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 중에 있는 내용마저 성과로 내세우는 왜곡된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상절차법의 미제정 등 잘못된 통상시스템으로 인해 협상내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할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위원회조차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미국 측이 꼼꼼하게 협상결과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동안 우리 국민은 손놓고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협상타결 이후 각 정당과 국회의 상임위원회, 민간부문에서까지 앞 다투어 협상내용을 검증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연구의 부족과 협상내용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검증이 가능할지 의구심만 확대되고 있다.

경실련은 국회가 당리당략을 떠나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객관적인 평가·검증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그동안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국회는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행정부의 활동을 감시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하였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학계와 이해당사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평가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이에 기반하여 비준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2. 정부는 한미FTA 협상전문을 즉시 공개하고, 국회의 검증작업에 적극 협력하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특위 비공개 자료실에 비치하는 형식으로 국회에 협상결과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의 대동 없이 열람만 가능하고 복사와 필사까지 금지되고 대부분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어 사실상 비공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협정문안 전문을 가감 없이 공개하여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고 최대한 국익을 챙길 수 있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6월30일 협정문 공식서명 일정을 감안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공개해서 검증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한미 FTA 협상은 시작부터 철저하게 국민과 국회를 배제한 채 정부의 일방적인 주도로 진행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협상이 끝나면 모든 것을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국민들에게 말해왔다. 이제 미국과의 합의를 이유로 협상 전문 공개를 늦출 이유가 없다. 지금과 같이 정부에 유리한 면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협상결과에 대한 냉철한 손익계산을 도외시한다면 이후 협상결과가 공개되었을 때 국민들의 커다란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사전준비와 여론수렴없이 독단적으로 한미FTA를 추진한 정부가 협상결과에 대한 검증과 평가까지 맡겠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협상 결과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정부의 몫이 아니라 국민과 국회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경실련은 국회가 각계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객관적 검증·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한미FTA 협상내용을 철저히 검증할 것과 정부가 협상내용을 조속히 공개하고 검증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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