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실업계 고등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거부는 장애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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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2007-04-25 09:30
서울--(뉴스와이어)--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서울시 은평구에 소재한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와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에게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급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감에게는 통합학급과 특수학급의 필요성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였다.

2006. 3월 장애인교육권연대(대표 윤종술)는 “서울시 은평구와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거주지에서 가까운 실업계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와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이들 고등학교와 서울특별시교육청에 특수학급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했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장애학생들은 모두 20명(정신지체 16명, 발달장애 3명, 다운증후군 1명)으로, 서울시 은평구 소재 ㅂ중학교(11명), ㄱ중학교(2명)와 서대문구 소재 ㅎ중학교(7명)의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중학생들입니다. 모두 은평구(14명)와 서대문구(6명)에 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 특수학급에서 실시되는 통합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고, △가까운 거리는 이동할 수 있지만 먼 거리는 이동이 어려우므로 거주지에서 가깝고 교통수단 및 접근이 용이한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와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는 학교건물이 40년 된 노후 건물이어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편의시설 설치가 불가능하고 교실 등 제반 여건이 미비하여 특수학급 설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습에 사용하는 기계가 중장비 기계, 고속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기기, 무거운 측량기계, 복잡한 컴퓨터 회로 프로그램으로 형성된 기계들이어서, 다루기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장애학생들이 이런 기계로 실습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는 학교건물이 33년 된 노후건물이고 은평뉴타운 개발과 관련하여 다른 부지에 학교를 신축하거나 이전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또한 장애학생을 위한 시설, 교구(敎具), 교실 등의 제반 여건과 예산이 갖추어지지 않아 특수학급 설치는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각급 학교가 특수학급 설치를 요청하면 일반학급의 설치에 우선하여 특수교사 등 인력과 특별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재학 중인 장애학생에게는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 대금, 무료 중식지원, 수련활동 지원, 방과 후 활동지원 등 일체의 학교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가인권위는 조사를 통해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의 경우, 1층에 이동통로의 턱 제거, 미끄럼방지 등의 편의시설은 설치가 가능하며,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의 경우, 은평뉴타운 개발과 관련하여 학교 신축 또는 이전은 단기적으로 결정될 사항이 아니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두 학교 모두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장애학생들이 실습에 사용하는 기계가 다루기 힘들고 위험한데다 고가여서 장애학생들이 이러한 기계로 실습하기가 어렵다는데 대해서는, 장애학생들에 대한 개별적 상담 및 지도, 적절한 편의제공을 통해 컴퓨터 관련 학과 등의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은 도외시한 채 비장애 학생과 같은 기준에서 실습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게다가 서울시교육청의 주장대로 학교가 특수학급 설치를 요청하면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었다.

「헌법」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장애인복지법」제18조는 모든 교육기관은 교육대상 장애인의 입학 및 수학 등에 있어서 장애의 종류별 및 정도에 적합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설의 장비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육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신체적 조건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특수교육진흥법」제15조는 일반학교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 또는 그의 보호자가 통합교육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와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가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한 것은 교육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이들 고등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권고하고,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은 통합교육과 특수학급 설치의 필요성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게 된 것이다.

한편, 서울시에 있는 실업계고등학교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는 노원구의 경기공업고등학교, 양천구의 서울경영정보고등학교, 송파구의 송파공업고등학교 3개 학교 밖에 없으며, 이들 학교는 모두 이 사건 장애학생들의 거주지와는 먼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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