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지난 지방선거는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16개 광역단체장의 12곳, 기초단체장 230곳 중 155곳에 당선자를 냈으며, 광역의원 733명 중 557명, 기초의원 2,888명 중 1,621명을 당선시켰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는 처음으로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과 비례대표가 도입되었으며, 제주도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위한 주민직선 교육의원을 새로 뽑기도 하였다. 이처럼 바뀐 선거제도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하는 주민의 경우는 6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함으로써 후보에 대한 차별이나 정책의 차이를 고려해볼 여유를 갖기는 힘겨운 선거였다.
또한 선거제도의 변화와 함께 지난 5월 16일 발효된 주민소환제도의 도입으로 주민발안제도를 제외한 주민참여 민주주의제도인 주민감사청구, 주민의 조례 제정, 개폐청구, 주민투표, 주민소환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민주적 제도의 도입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후 주민들의 표심을 항상 기억하고 자신들의 공약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한나라당과 당선자들이 모습은 어떠한가. 특정정당의 지방정치 독식의 폐해가 우려에서 현실로 드러나, 선출공직자들의 공염불이 어렵게 자리잡아가는 지방자치를 퇴보시키고 있다.
현 임기 개시 직후 터진 경기도의원들의 무더기 외유사건, 일해공원사건, 서울시 구청장들의 남미외유사건 등 여전히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권위적이고 반민주적인 행(의)정활동은 주민소송과 주민소환 등 단체장을 견제해야 할 지방의원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여 주민이 직접 나서게 만들고 있고, 당사자인 지방의원이 주민의 감시대상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악순환이 거듭되는 이유는 정당정치의 실종에 있다. 국회와 중앙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배제는 해답이 아니다. 정당이 추천한 후보와 당선자를 정강 정책에 따라 성실히 활동하도록 지도 감독하는 것이 정당의 책무이다. 지금과 같은 정당정치의 실종이 당선자들을 ‘고삐 풀린 망아지’로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지방자치 정상화의 해법은 이렇듯 정당정치의 강화와 함께 주민참여를 대폭 확대하여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형식적인 제도의 도입은 주민의 접근을 여전히 제약하고 있다. 지역주민 일정수가 서명하여 지방의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주민발안제는 조속히 도입되어야 하며, 행정의 투명성과 정보의 성실한 공개는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민주노동당은 현시기 지방자치를 퇴보시키고 주민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선출공직자들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지속할 것이다. 또한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지방정치가 되도록 진보정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 소속 지방의원 81명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반드시 실천에 옮길 전략의제 26가지를 선정하였다.
전략 의제는 총 5개 분야 26대 의제로서, 주민의 참여를 통한 참여예산제도 시행과 사회단체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확보 등이 포함된 지방정치 관행개선 분야, 무상예방접종 시행과 결식아동 실태파악과 급식지원, 방과후 활동 지원 조례 등이 포함된 미래세대 위한 분야, 빈곤가구 건강보험료 지원 조례와 보건지소 확충 등이 포함된 건강사회를 위한 분야, 대형유통점 규제와 버스공영제 추진, 에너지 기본권 조례 등이 포함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분야, 장애인 등 교통약자 편의증진 조례와 자치단체 소속 비정규직 권리보장, 외국인과 다문화가족 지원 등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는 전략의제의 실천을 위해 각 의제별로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들과 외부 전문가들을 통해 정책해설과 실현방안, 조례안, 예산확보 방안 등을 마련하여 각 지방의원들에게 실천 지침으로 전달하였다.
이는 중앙 정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와 견제의 사각지대인 지방의회에서부터 정직하고 진보적인 의정활동의 모범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구체적인 조례제정 등을 통해 지역의 빈곤가구와 빈곤아동의 급식, 주거, 교육 문제 해결에 앞장섬으로서 지역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곳에서부터 진보의 싹을 틔우겠다는 다짐이다.
5.31지방선거 1주년을 맞는 오늘, 민주노동당 지방의원 81명 대부분이 지방의회별로 단 1명뿐인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1%의 소금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시한번 밝힌다.
2007. 5. 31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위원장 심재옥)
민주노동당 지방의원 81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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