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상반기 아시아권 방송 한류, ‘흐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은 20일, 한국 드라마 주요 수입 국가인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 3개국의 올 상반기 한국 드라마 수입 및 편성 현황을 조사한 결과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본격적인 한류 침체 위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열린 상해TV페스티벌에서도 프로그램 수출상담 총액이 전년의 977만 불 대비 3분의 1가량 감소한 약 650만 불(잠정 추계액)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005~2006 상반기 중에 정점에 이른 한국 프로그램의 해외 수출 실적이 향후 지속적인 하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6년 한국 영상물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 이후 한국 드라마의 수입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2007년 1/4분기 SARFT(중국국가광파전시총국)의 수입 허가를 받은 외국 드라마는 총 28편. 이 중 한국 드라마는 <웨딩>, <프라하의 연인>, <열여덟. 스물아홉>, <불꽃놀이> 등 4편에 불과해 7편이 심의 허가된 일본과 대조를 이뤘으며, 홍콩과 대만도 각각 5편, 4편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싱가포르 2편, 인도 드라마 1편도 수입이 허가되었으며, 인도 드라마가 의외의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방송사들의 자국 프로그램 편성 강화 방침 역시 한류 연착륙에 걸림돌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여자의 일생>, <신 결혼시대>, <잘못된 사랑> 등 자국 가족드라마들을 방영하면서 가정주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대만 방송사들 역시 자국 프로그램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의 경우도 심각하다. 전년 동기간 대비 지상파 3사의 대일본 수출액은 5% 내외의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까지 최근 5년간 매년 3~4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마이너스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일본내 한국 프로그램 방영 채널 수도 대폭 줄었다. 2005년 최대 64개사에 에 달했던 한국 프로그램 편성 방송국 수는 2006년 2월에는 36개로 줄었으며 2007년 5월 현재는 30개로 줄었다. 특히 마니아층이 포진되어 있는 케이블이나 위성 등 유료방송시장 보다 대중적 임팩트가 큰 지상파의 축소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4~5년 사이 한류가 최정점에 있었을 무렵 한국 드라마를 방영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던 후지 텔레비전은 현재 시청률 약화 등을 이유로 한국 드라마를 전혀 편성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일본 지상파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는 NHK, 일본 TV, 텔레비전 도쿄 등 3개사와 최근 <겨울연가> 판권을 다시 사들여 재방송하고 있는 TBS 등 4개 채널, 10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방송콘텐츠의 중화권 진출을 위한 1차 검증시장인 대만도 마케팅 실무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해외 유통 총량의 25~30%에 달하는 정량적 중요성 외에도 여타 중화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대만에서 번역된 만다린어 트랙은 여타 아시아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으로 유통되며,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대만과 현지의 시청자 피드백이 현지 각종 매체에서 가십거리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한때 주요시청시간대 30%에 달했던 한국 프로그램 편성 수준은 현재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이를 자국 제작 프로그램들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아시아권에서의 한류 침체 위기에 대해 KBI 글로벌마케팅팀 강익희 팀장은 “일본, 대만 등 철저한 시장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에 대해서는 면밀한 현지조사와 진출전략 수립, 반한류, 혐한류 정서로 인한 진입 장벽이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한류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쌍방향적 방송문화교류 확대 등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법의 조기 제정 등 제도적 지원 및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아시아 지역에 조성된 한류 트렌드는 과거 90년대 초반까지 대만 및 중화권에서 흥행되다 소멸된 일류(日流)처럼 더 이상 현지에서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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