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시각장애인에 대한 시험시간 실질적으로 연장할 것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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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2007-07-25 09:14
서울--(뉴스와이어)--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에게 교사임용후보자 선정경쟁 필기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시험시간을 연장할 것을 권고하였다.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정인 배 모씨(시각장애1급, 여, 21세) 등 5명은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 일반 수험생보다 시험시간을 1.2배 정도 연장해 주고 있지만,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사법시험이 1.5배 연장해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적절한 시험 시간 연장이 아니다”며 2006년 8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2007년도 교사임용시험 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는 일반 수험생보다 1차 시험과목인 교육학(60분)은 10분을 연장한 70분으로 1.17배, 전공(150분)은 20분을 연장한 170분으로 1.13배, 2차 시험과목인 논술(60분) 및 학습지도안(60분)은 각각 10분을 연장한 70분으로 1.17배 시험시간이 연장되었다. 그러나, 장애인 수험생에 대한 적절한 시험편의 조치는 시험의 특성, 장애유형, 장애정도 및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형식적으로 시험시간을 연장해 준 것만으로는 적절한 시험편의 조치가 되었다고 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읽는 속도는 일반인들이 글자를 읽는 속도보다 2~3배 느리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이다. 이렇게 느린 이유는 시력을 사용하여 일반글자를 읽는 방법은 단어 중심으로 한꺼번에 한 단어 혹은 두 단어를 읽을 수 있는 반면, 손가락을 사용하여 촉독(觸讀)을 하는 점자는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읽어 나가기 때문이며, 일반 수험생은 시력을 사용하여 시험지의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점자는 이것이 불가능하고 점자를 사용하면 문제와 문제 사이의 이동에 있어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점자로는 도표를 작성할 수 없기 때문에 도표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겠다는 설명을 하고 도표를 풀어 점역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직접적인 시험문제와는 관계없는 내용을 추가로 읽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기존의 시험시간 연장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위 사항들에 의할 때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 대한 시험시간 연장은 적절한 시험시간이 아니며 이는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16개 시도교육감에게 실질적인 시험시간 연장 조치를 하도록 권고하게 된 것이다.

<참고>

1. 시각장애인 수험생에 시험시간 연장
- 서울시 지방공무원 시험 : 점자로 시험을 보는 시각장애인 수험생에 대해서는 1.5배 연장, 약시 수험생에 대해서는 1.2배 연장
- 대학수학능력시험, 사법시험, 의·치의학교육입문 검사시험 : 1.5배 연장.

2.「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제3조 제1항 및 제2항은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제4조 제1항 및 제2항은 장애인의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하여 고용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장애를 이유로 채용 등에서 차별해서는 안 됨을 규정하고 있으며,「유엔장애인권리협약」제2조도 적절한 편의조치(reasonable accommodation)는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향유하거나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경우에 요구되는 과도한 부담을 수반하지 않는 긴요하고 적절한 전환과 조정이라 규정하고 이러한 적절한 편의조치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장애차별‘에 포함됨을 명시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humanrigh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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