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M은 소의 뇌수, 눈, 척추뼈, 내장 등의 부위를 말하는 것으로 이 부위는 광우병을 유발하는 직접 위험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 한미 간 수입위생조건에서는 SRM을 제거한 살코기만을 수입한다고 정한 것이며, 이는 SRM의 위험성에 대해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 모두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이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 요한스 농무장관은 한국과 미국 간 거래가 금지된 척추뼈 발견을 시인하면서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 내에 있다는 이유를 들며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번 사건으로 기타 제재나 수입 금지 조처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희망까지 추가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미국이 이번 사건을 대수롭지 않다고 주장한 것은 60만 박스 가운데 척추뼈가 검출된 박스는 단 6박스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 한국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76%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중단에 처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1억 마리의 소 가운데 단 1마리가 광우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황당한 주장과 억지보다 더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바로 우리 정부 당국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등뼈 발견의 결과로 정부가 취한 조처가 고작 미국산 쇠고기 ‘검역 중단’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6년 1월 20일,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광우병 SRM을 발견한 일본 정부는 즉각 전면 수입 중단이라는 조처를 내린 사례가 있다.
복원하고 되살릴 수 없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에 따른 결과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발 더 나아가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한미 간 맺은 수입위생조건이 아니라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을 예로 들며 이번에 발견된 척추뼈가 안전하다는 미국의 입장을 오히려 두둔하며 나서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사항이 아닐 뿐더러, 개별 국가는 국민의 위생과 안전을 위해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근본적 처방을 자꾸만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안일한 대응의 근본 원인은 바로 한미FTA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문제들을 정당한 검역주권을 통해 접근하기 보다는 한미FTA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처신하고 있다.
얼마 전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지난 2006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뼛조각 검출이 8건, 갈비 통뼈 발견 1건, 가짜 검역증 부착 2건, 다이옥신 검출 1건이 발생했으며 6월 한 달에만 뼛조각 검출 20건, 금속물질, 이물질 등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정부 조처는 검역 중단, 해당 작업장 일시 폐쇄에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미국의 해명과정을 거쳐 곧바로 원상복귀 시키고 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되었음에도 정부는 검역 중단 조치를 취할 뿐이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측의 해명과 조치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얼마 전 미국 현지를 직접 방문조사 했다던 정부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온 것인가?
그동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보여준 미국의 해명이란 게 결국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또 미국 입장을 기다리겠다니 얼빠진 정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정부가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는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주어진 책임에 따라 행사 가능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완화를 위해 진행 중인 수입위험평가 절차의 내용을 낱낱이 공개하고, 형식적이고 졸속적으로 진행한 책임에 대해 국민 앞에 분명히 사과해야 할 것이다.
2007년 8월 2일
민주노동당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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