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그래도 민주노동당에 들어오세요”

저에게는 이 말이 고 허세욱씨의 유언입니다. 숭실대, 동작지역위원회 주최의 강연이 끝나고 피곤에 찌들어 발걸음조차 제대로 떼지 못하던 제 앞에 택시 한 대가 스르르 섰습니다.그는 택시노련 소속의 기사라고, 방금 강연을 들었노라며 운전을 하면서도 한미 FTA에 대한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일주일 쯤 뒤 관악위원회 주최 강연 말미에 그는 저에게 왜 민주노동당에 들어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그 분의 분신 소식을 청와대 앞, 문성현 대표의 단식농성장에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유언을 실천합니다. 한미 FTA는 너무나 어마어마한 정책이라 경제학을 전공한 저도 그 엄청난 영향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민중들은 어떤 피해가 돌아올지 몸으로 먼저 느낍니다. 고 허세욱씨는 민중이 겪을 고통을 미리 보여주었습니다.

1992년 여름 박현채 선생이 저를 서교호텔로 불렀습니다. “DJ하고 손 끊었다” 72년 대선 때 ‘대중경제론’을 쓴 이래 줄곧 숨어서 정책을 보좌했던 인연을 끊은 겁니다. 이유는 92년 대선 때부터 이미 김대중후보가 '뉴DJ플랜‘ 같은 신자유주의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박현채 선생은 ‘민중의 삶의 관점’에 선 ‘민중의 경제학’을 세운 분입니다. 그 기준에 비춰 김대중 당시 후보의 경향은 이미 위험해 보였던 겁니다. 박선생이 살아계셨다면 한미 FTA에 찬성했을 거라는 유시민의원의 ‘진단’은 지극한 무지의 소치일 뿐입니다. 저 역시 이제 이른바 ‘민주화운동’의 선배, 동지, 후배들과의 인연을 끊습니다. 이제 민주화시대, 또 산업화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왕년의 투사들이 함께 모여 한미 FTA 비준동의를 꾀한다면 그들은 이미 민중의 편이 아닙니다. 그들은 재벌-재경부-조중동이라는 지배 삼각동맹의 꼭두각시일 뿐이며 민중의 시대를 가로막는 시대의 퇴물들일 뿐입니다.

한미 FTA는 이 나라의 사회경제체제를 송두리째 미국형으로, 더 정확히는 멕시코형으로 바꾸는 쿠데타입니다. 더 많은 시장으로, 더 많은 개방으로, 결국 양극화 일변도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역진불가의 체제입니다.

이 나라의 일반 국민들이 그 내용을 알기만 한다면 도저히 찬성할 수 없는, 국민 전체를 건 일대 도박입니다. 이번 대선, 그리고 내년의 총선은 한미 FTA의 진실이 밝혀지는 정치 마당이 될 겁니다. 그리하여 민주노동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양립하는 순간, 그들은 대안이 뭐냐고 물을 겁니다. 이번 대선은 민주노동당이 그 대안을 제시해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는 장이 될 겁니다.

저는 고 허세욱 동지, 그리고 박현채 선생님의 뜻을 이어서 ‘민중의 경제학’을 실천하러 민주노동당에 들어왔습니다. 한미 FTA를 저지하고 다가올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승리합니다. 감사합니다.

- 8월 10일 (금)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
- 민주노동당 당원 정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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