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동네 영세상점에서 방화사건이 났다. 많은 방화사건이 미해결 사건인 채 남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가게 맞은 편 건물에 걸려있던 폐쇄회로 화면에 방화가 일어난 그 새벽 다소 광기어린 행동을 하며 거리를 어지럽히는 인물이 찍혔다. 상점 앞 화분을 내던지며 날 뛰는 인물이다. 방화현장 역시 방화범의 날 뛰는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상태가 여실했다. 그 날 밤 그런 상태의 사람을 목격한 것은 비단 폐쇄회로 뿐 아니라 주민들 중에도 있었다.

바로 지난 5월 동두천의 작은 미용실에서 일어난 방화와 관련한 얘기다. 이 사건이 110일이 넘도록 오리무중인 유일한 이유는 장면마다 등장한 인물이 주한미군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 경찰이 아무리 격무에 시달리고 아무리 미해결이 태반인 방화사건일 지라도 교묘하기는커녕 이처럼 난장판 같은 사건을 100일이 넘도록 질질 끌 이유는 없다. 사건 현장에 지우기 힘들도록 메니큐어로 친히 써놓은 영자 욕지꺼리도 있고, 목격자도 있고 폐쇄회로 화면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그 오래고 작은 미용실에서 사람의 지문 하나를 못 찾았다고 하고, 써놓은 욕은 하도 간결해서 그 임자를 찾을 길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TV에 나오는 숱한 사건들이 오직 하나의 사소한 단서로 풀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CSI 중독 증세라고 몰고 갈 일이 아니다. 이정도면 조선시대 포졸보다 못한 수사력이다.

결국 피해자와 지역대책위는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양주경찰서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양주경찰서장이든 지문하나를 못 찾은 과학수사 담당자든 그 용의자가 미군인 한은 자신들의 직무는 여기까지라는 항변도 가능한 것이 ‘한미행정협정’을 모시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다.

한국에 SOFA가 있는 한 CSI는 꿈이다.

미선 효순 양의 죽음 앞에서도 웃던 미군과, 무죄판결을 내리던 법정이 가게 하나 불타오른 것을 두고 다른 반응을 보일 리 있겠는가.
오직 주한미군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은 여전히 천국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에 지른 불길도 잡힐 날이 멀지 않았다.
여전히 박장대소 하거나 그 주변에서 눈칫밥이나 얻어먹고 있다면 그 환각에서 시급히 깨어나 짐 쌀 준비 서두르기 바란다. 떠나기 전에 계산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07년 9월 6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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