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리학자, 물리학의 최대 난제인 암흑에너지 문제의 양자정보론적 해법제시
최신 우주관측에 따르면 현재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에너지 73%와 암흑물질 23%. 그리고 눈에 보이는 일반물질 4%로 이뤄져 있다. 우주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암흑에너지는 가속페달처럼 우주를 가속팽창 시키는 일종의 반중력이고 암흑물질은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겨 우주팽창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현재는 암흑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에 우주는 가속팽창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엑시온이나 초대칭입자 같은 그럴듯한 후보들이 이미 있지만, 암흑에너지는 많은 관측자료와 수십가지 모델들이 있음에도 그 실체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물리학의 최대난제로 불린다.
고등과학원 이재원 조교수, 연세대 김형찬 연구교수와 대진대 이정재 교수로 이뤄진 한국 연구팀은 올 8월에 이 문제에 대한 양자정보론을 사용한 새로운 접근법을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우주론과 천체입자물리 저널 "에 발표하였으며 이 연구는 이번 달 3일 영국의 대중과학지인 Newscientist 인터넷판에 해설기사로 소개되는 등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5년 사이언스지는 21세기과학이 풀어야할 25가지 난제를 선정하였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우주는 무엇으로 이뤄졌는가?”였다. 1998년 초신성 정밀관측 이래로 여러 우주관측에 따르면 현재 우리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에너지 73%, 암흑물질 23%와 눈에 보이는 일반물질 4%로 이뤄져있다. 우주의 96%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은 면에선 같지만 우주에서 그 역할은 정반대이다. 우주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암흑에너지는 가속페달처럼 우주를 가속팽창 시키는 일종의 반중력이고 암흑물질은 중력으로 서로 끌어당겨 우주팽창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현재는 암흑에너지가 더 많으므로 우주는 가속팽창중이다. 암흑물질은 엑시온이나 초대칭입자 같은 그럴듯한 후보들을 이미 가지고 있지만 많은 관측자료와 수십가지 이론적 모델에도 불구하고 암흑에너지는 그 실마리조차 밝혀지지 않아 물리학의 난제중의 난제로 불린다. 기존의 암흑에너지 모델들은 대개 자연에서 관찰된 적이 없는 이상한 물질을 가정하거나 부자연스런 수학적 모델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요점은 암흑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기묘한 물질이나 가정을 동원할 필요가 없으며 양자암호나 양자컴퓨터 이론의 핵심개념인 양자얽힘이나 정보손실 등을 그대로 우주에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장점은 자연스런 가정 하에서도 최신 관측결과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보는 우주의 영역은 점점 커지는 구형의 블랙홀과 유사하다. 우주에도 블랙홀처럼 빛이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이 있다. 우주의 진공에도 불확정성원리에 따라 가상입자들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고 있는데 이걸 양자요동이라한다. 점점 커지는 지평선은 근처에 있는 가상입자들 간의 양자얽힘 정보를 지워버린다. 이 때 양자정보론의 "란다우어 원리"에 의하면 에너지가 투입돼야하는데 결국 이 에너지는 열에너지로 변한다. 컴퓨터에서 정보를 지울 때나 냉장고를 작동시킬 때 나오는 열과 비슷한 에너지가 바로 암흑에너지의 정체란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선 블랙홀의 호킹복사와 유사한 에너지가 우주에선 암흑에너지란 얘기다. 연구팀은 이 이론의 예측치를 관측된 최신결과와 비교하여 오차범위 내에서 매우 잘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뉴사이언티스트 기사에 따르면 네델란드 유트렉트 대학의 우주론학자인 토미슬라브 프로코펙은 이 아이디어가 매력적이라고 본다. "그들은 가상입자들이 어떻게 암흑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물리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나타났다. 최고 에너지의 아주 합리적인 값을 그들은 선택했지만 만약 이 값이 조금이라도 틀리다면 그들의 모든 예측을 망칠 수도 있다" 라고 평했다.
MIT의 저명한 양자정보와 블랙홀 전문가인 세쓰 로이드도 호평을 했다.
"그들이 진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모델의 예측이 암흑에너지 측정과 세부적인 면까지 일치하는지는 내년에 발사될 예정인 우주배경복사 관측 위성 플랑크 등의 관측으로 곧 밝혀질 것이다. 이 팀은 암흑에너지의 현재 값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예측했는데 이 값들은 대형망원경이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초신성이나 우주배경복사, 우주의 거대구조를 관측함으로써 측정할 수 있다. 한편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는 시간이 흘러도 불변이다. NASA는 최근 암흑에너지 관측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한 바 있다.
아인슈타인이 암흑에너지의 시초인 우주상수를 도입한 걸 "인생최대의 실수"라고 후회했다는 건 잘 알려진 일화다. 그는 또한 공간적으로 떨어진 두 입자 사이에도 즉각적인 상관관계 (양자얽힘)가 있다는 양자역학의 해석을 "유령같은 원격작용"이라 비판했었다. 그러나 1981년 프랑스의 알랭 아스뻬등의 벨실험을 통해서 양자얽힘이 자연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게 증명되었다. 그전에도 양자역학을 암흑에너지와 연결시키려는 다른 물리학자들의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 문제해결에 최신양자정보론을 적극 활용한 이재원 박사와 동료들의 이번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이 두 가지 위대한 실수에서 비롯된 암흑에너지와 양자얽힘의 두 분야를 융합하는 첫 시도인데 물리학자들의 오랜 숙원인 일반상대론(중력)과 양자역학의 자연스런 결합으로 가는 한 단계로 볼 수 있다.
이 재원 박사는 또 이 연구결과가 정보가 물질보다 더 근본적인 우주의 본질일 수 있다는걸 암시한다고 말한다. 현재 연구팀은 이 이론을 보완하면서 또 다른 난제인 블랙홀의 정보손실문제에 적용하려 열심히 연구 중이다.
고등과학원 개요
고등과학원은 한국의 기초과학(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1996년 10월에 설립된 과학기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기초과학 연구기관이다. 현재 고등과학원에서는 수학부, 물리학부, 계산과학부의 세 학부로 운영되고 있으며, 각 학부에는 세계적인 석학교수를 포함한 교수진과 젊고 유능한 연구원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창의적 과제 중심의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활발한 국제 학술행사 및 세미나, 그리고, 방문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의 최신 연구를 국내학자들에게 소개하고 상호 교류함으로써 국내 기초과학의 선도적 역할 및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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