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현실 정치에 넘나들 수 없는 벽을 쌓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대학이 오로지 기능적 지식인만을 길러내기를 강요했던 불행한 독재시대의 역사가 있다.
대학은 정권의 유지를 위해 봉사해야 했다. 진실이 눌리고 허위가 판을 치는 세상이었다.
대학은 그 굴레를 뛰어넘어 사회를 진보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여전히 그 굴레가 남아있지만 이제 대학은 정치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상당히 자유스러워졌다.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교수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일은 이제 완전하게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적 입장의 자유가 시장주의적, 권력주의적 지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들이 성취한 연구 업적이 현실에서 집행되기를 바라는 것을 누가 탓하겠는가.
하지만 현재 유력 후보의 캠프를 기웃거리는 대학 교수들의 모습이 학문적 열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비록 일부 교수들에 국한된 이야기이긴 하겠으나 특정 캠프에 몸담고 있는지 아닌지가 능력의 판별 기준이 된다는 것은 여간 심각하지 않다. 특히 한 대학의 총장이 후보캠프에서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는 것은 정도에서 한참 어긋났다. 한 대학의 대표자가 권력을 붙쫓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지식인의 사명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옛 선인들은 벼슬하다 힘이 남으면 학문하고, 학문하다 힘이 남으면 벼슬하라고 하시면서도 진퇴를 분명히 할 것을 교훈으로 삼으셨다.
학문적 양심이 아닌 권력욕망과 자리욕심으로 학문 사회 전체를 욕되게 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2007. 10. 25 민주노동당 대변인 김형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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