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콜금리 목표 4개월 연속 동결, 금리급등은 시장원리에 의한 것

12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콜금리 목표를 현행 5.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정책금리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으나 통화정책 결정 배경에 대한 코멘트는 금융시장 참가자, 특히 최근 금리급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시장 안정 발언 기대는 크게 어긋났다. 시장원리를 강조한 한은 총재의 발언이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단기적인 시장안정적인 정책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의 발언 내용과 행간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2008년 국내 경제는 양호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GDP성장률이 2007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나 연간으로 성장속도는 비슷할 것이다. 성장률 하향의 근거는 미국을 비롯해 해외경제여건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의 상단 근처에서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2008년 하반기에는 다소 안정되겠지만, 유가 및 국제상품가격 등 해외로부터의 물가상승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의 금리 급등은 단기간 상승속도가 다소 가파르기는 하나 시장원리에 의한 것이다. 3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이 높고, 4분기 들어 물가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증가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것은 시중 자금수요가 많기 때문인데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어 은행의 자금조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은이 외화이든 원화이든 유동성의 과도한 유입을 조절하는 것은 당연한데 해외자금과 연계되어 시장구조와 자금흐름이 쏠려 있다 보니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금리상승은 유동성 규모와 인플레압력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은이 나서서 금리를 낮추고, 은행의 자금조달을 지원할 이유는 없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균형을 찾아 갈 것이다.

현재 한은이 유효한 정책수단도, 적극적인 정책의지도 없는 관망세

당분간 시장이 한은에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우리는 불안정한 해외 경제 및 금융환경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경제상황이라는 복합적인 정책환경 하에서 한국은행이 특별한 액션을 취할 의사도, 유효한 정책수단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관용적인 표현을 빌자면, 한국은행은 현재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한은의 가장 큰 고민은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압력과 유동성 증가 속도이다. 인플레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축소하는 긴축조치가 합당하나, 인플레의 원인은 주로 해외부문에 있고, 금리인상 등을 통해 유동성 수습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예금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어 있어야 효과적인데 자금의 탈은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예금의 이탈뿐 아니라 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은 이 재원를 조달하는 창구로 CD, 은행채 발행뿐 아니라 외화차입을 늘려왔다. 과도한 외화차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규제조치가 불가피했고 대외 금융불안 영향으로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은행의 국내외 자금조달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제 한은이 기대하는 것은 자금수요가 둔화되는 것인데 상당폭의 경기둔화가 없는 한 금리상승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 기대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율조정을 기다릴 뿐이다.

요약하자면, 국내 경기는 비교적 자신하지만 실물경제의 부정적 영향과 인플레 유발요인은 해외에 있다. 금리를 매개로 총수요와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나 시중 자금의 탈은행화, 글로벌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한국은행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인플레 우려를 공통분모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동반 긴축기조에 있다면 한결 움직임이 수월할텐데 신용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미국, 영국의 정책기조는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완화적이다. 의도한 속도는 아니나 다행히 시중 금리가 뚜렷하게 오르고 있으니 콜금리를 조정하여, 금융시장 또는 총수요에 기름 또는 물을 끼얹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지난 7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부터 한은이 호기롭게 시작했던 향후 통화정책기조에 대한 금통위의 평가 문구도 석 달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평가문안의 추가여부에 대해 정책 시그널링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단서가 있었으니, 10월 이후로는 금통위가 정책 시그널링 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만큼 금융시장에 대해 한은이 분명한 정책의지도, 마땅한 정책대응 수단도 갖지 못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단 하나 이번 금통위를 통해 한은이 시장에 보낸 시그널은 한 동안 콜금리 변경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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