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직원 소환불응 등 특검 수사 방해에 대한 입장

2008-01-31 10:52
서울--(뉴스와이어)--삼성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임하는 삼성그룹의 자세는 과연 삼성이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인지 의문을 낳게 한다. 특검팀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들과 임원 자택에서 조직적으로 관련 자료를 파기한 데 이어 차명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주요 임직원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특검팀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삼성 특검팀은 차명계좌 명의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임원 6명에게 출석을 요청했으나 3명은 동시에 복통이 났다는 이유로, 2명은 긴급하게 바이어 미팅이 잡혔다는 이유로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병가와 해외출장을 핑계로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소환에 응한 임직원들은 사전에 입을 맞춘 듯 차명계좌는 본인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특검팀에 따르면 삼성화재 압수수색 과정에서 삼성 직원이 옆 사무실에서 전산서버에 접속해 자료를 훼손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여기에 삼성화재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임직원들의 감독 하에 폐기물 업체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회사 관련 자료를 파기한 구체적인 정황까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삼성그룹의 이 같은 행태는 통상적인 피의자의 자기방어 수준을 넘어 회사 전체가 조직적으로 특검팀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불법행위가 없었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진실을 밝히겠다”던 삼성그룹의 당초 입장을 스스로 뒤집는 행위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소환불응과 증거인멸은 삼성그룹이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고 숨겨야만 될 불법행위의 증거가 많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 특검수사는 삼성그룹이라는 기업 자체에 대한 수사라기보다는 총수와 소수 주변 인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라는 성격이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계열사 차원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대상자를 도피시키는 행위는 삼성그룹 내 계열사들이 총수와 소수 주변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기업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언제라도 내팽개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삼성이 총수나 소수 임직원의 이해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후진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줌으로써 삼성의 글로벌 이미지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이 과거의 악습을 떨쳐버리고 새롭게 거듭 태어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삼성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뻔뻔스러운 행태를 국민들 앞에 버젓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삼성그룹이 국민을 상대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그동안 우리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냈던 국민들도 삼성그룹에 대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총수와 소수 몇 사람의 불법과 부도덕성을 질타하던 국민여론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를 질타하는 여론으로 급변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비자금 의혹과 편법을 동원한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은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기업 경쟁력에 막대한 차질을 입히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사방해 행위는 더욱 삼성을 벼랑으로 모는 결과가 될 것이다.

삼성그룹은 더 이상 특검팀의 수사를 방해하지 말고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 지금과 같은 태도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특검팀 또한 소환에 불응하거나 잠적한 임직원들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해 수사를 일정에 맞춰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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