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투기적 수요의 관리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상승

유가가 폭등하며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WTI기준으로 하루에 10.75달러나 폭등하면서 조정에 대한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이다. 지난 5월 23일 131.59달러를 기록한 이후 6월 4일 122.3달러를 기록할 때 까지 조정이 이어지며 유가 위기가 정점을 지났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늘어가고 있던 가운데 예기치 못한 가격흐름의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원유를 포함한 상품시장에서의 투기적 거래를 제한하는 각종 조치(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의 투기세력 책임조사 착수 보도 등)로 투기적 수요가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늘어가고 있던 점을 감안하면 당혹스러운 결과이다.

실제로 주요 상품시장에서 비상업적 순매수 포지션(투기적 수요로 추정)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석유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007년 하반기 이후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매수 포지션이 감소한 상태였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반복되었듯이 투기적(비상업적) 매수 포지션의 감소가 일시적인 가격 조정의 계기가 되고는 있지만, 가격 추세를 되돌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경험적인 투기적 매수 포지션의 저점 이후에 다시 가격 상승세가 재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물론 이번 석유 가격의 폭등에는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가 달러 약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고, 지정학적인 리스크도 다시 거론된 결과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헤지펀드 등의 투기적인 수요 관리를 통해 유가를 안정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향후 유가 추이가 지속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시키고 있다.

어디까지 오를까?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한 WTI가격을 감안할 때, 150달러에 대한 전망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주식시장 전망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세계 석유시장이 공급측면의 비탄력적인 대응능력으로 인해 현재의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의 조정은 본격적인 수요의 조정이 시작되는 시점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투기적 수요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세기조가 꺾이지 않았던 점은 실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세계 석유시장의 수요는 중동지역과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경제구조가 그만큼 가파른 석유 수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원유가격이 수요를 억제하지 못해 가격구조가 왜곡되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상당 수 지역에서 원유가격의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히지 않고 보조금을 통해 유가를 통제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급으로 급증하는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보조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세계 석유의 1/10가량을 소비하는 중국도 여전히 보조금을 지급하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가를 동결시키고 있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도, 세계 석유의 24%를 소비하는 미국이 금리인하 정책과 이로 인한 달러 약세로 유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어 석유시장에서 출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세계의 공통된 부담이 되고 있다.

수요 조정을 통한 유가의 안정을 위해서는 아시아 태평양 각국의 급증하는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보조금 정책이 수정(철폐)되거나, 경기방어에 목적을 둔 미국의 금리인하 정책이 철회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로 적극적인 대응을 떠넘기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수요측면에서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데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유가 충격은 이미 가시적인 상황에 진입

이번 2분기 두바이유의 평균가격은 112달러에 달한다. 최근 급등세를 감안하면 분기평균 가격은 12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분기 대비 가격 상승률이 23%에 달하는 급격한 상승이다.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이 우리 경제 내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운송업을 비롯해 유가에 민감한 업종의 비용압박은 다시금 조업중단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타 제조업의 비용압박도 마찬가지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부담을 항상유념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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