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투자증권, “미국 석유 소비 감소 예상으로 유가하락, 글로벌 증시 반등”
유가가 사흘간 15달러 이상 하락했다. 세계 주식시장의 반등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가가 본격적인 하락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배럴당 130달러 수준의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의 주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던 미국 달러 약세도 아직 뚜렷하게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유로당 1.593에서 1.585로 소폭 떨어졌을 뿐이다. 또한 패니 매, 프레디 맥에 대한 정부 지원이 결정되겠지만, 주택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 중소은행들을 비롯해 부실 가능성이 높은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달러의 추가 약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유가 하락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요인은 미국의 석유 수요 감소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기적인 요인 이외에도 세계 석유시장의 타이트한 수급관계가 유가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석유 소비 감소는 분명 유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유가가 폭등하는 시점에서는 미국 석유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가격조정을 이끌어낸 바 있다.
최근 석유시장 동향 역시 유가의 폭등으로 석유 수요가 위축될 수 있는 지점이라 판단된다. 우리 정부가 고유가 비상대책으로 석유 소비를 억제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1, 2차 석유파동 당시를 포함 유가 급등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유가를 연평균 130달러로 예상할 경우, 유가 상승률은 70%를 넘어서게 된다.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 보여진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뚜렷한 소비감소 징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거론되었던 미국 원유재고의 증가 소식도 전체 재고 수준이 2000년대 이후 평균에 비해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소폭 증가한 것에 지나지 않고, 동시에 석유 수입은 과거 평균을 훨씬 넘어설 정도로 증가하고 있어 분명한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EIA의 추계와 전망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석유 소비는 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석유 소비 감소에 대해 확신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보여진다. 다만,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신용위기가 실물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 소비 둔화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의 부담이 다시 미국 경기 침체 문제로 대체될 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따라서 유가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시장의 반응은 좀더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지속적인 매도와 이머징 마켓
한편 한국시장의 수급 측면의 부담은 유가 등락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조짐이 아직 뚜렷하지않다. 외국인 투자가의 매도 공세는 이머징 마켓 전반에 걸쳐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플로우 상의 자금유출도 이어지고 있으며, 원자재 생산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을 제외하면 이머징 마켓 공히 부진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이머징 마켓 전반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선진시장보다 이머징 마켓 전반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고, 이머징 마켓 내에서도 한계지역의 경우 과도한 성장의 후유증으로 일부 외환위기의 징후도 관찰되기 때문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터키 등의 CDS 프리미엄 추이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물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이머징 마켓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 3월 수준을 넘어선 것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위험의 크기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동안 시장의 기본 수급구도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전히 보수적인 대응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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