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오는 12일부터 ‘기생(妓生)읽기 특별전’ 개최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립춘천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 개최로 기획된 전시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소장한 석우 박민일 박사 수집의 20세기 초 기생 관련 엽서 130여 점과 관련 유물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오늘날 기생(妓生)은 부정적이고 퇴폐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개화기초까지만 해도 기생은 수려한 외모에 노래와 춤, 서화에 두루 능한 종합예술인이었다.
또한 그들은 사라져가는 전통 공연예술을 계승하는 등 많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엽서 속에 담겨진 기생을 바탕으로 기생의 역사와 관기에서 권번 기생으로 변하는 상황, 광고 속의 기생, 기생을 통한 전통 공연무대의 계승, 그리고 패션을 이끄는 기생의 모습 등으로 나누어 구성함으로써, 우리가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기생에 대한 이미지가 아닌 기생의 모습을 재발견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였다.
전통적으로 기생은 나라의 경사, 궁중의 큰 행사, 연회 등에서 노래와 춤으로 흥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이런 역할은 한 이들은 고대부터 존재했고 그 맥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계속 이어졌다.
기생을 기녀(妓女), 여기(女妓), 여악(女樂)이라고도 불렀다.
조선시대의 기생들은 주로 관기(官妓, 관에 속한 기생)였는데, 일제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재조직되어 1908년 관기가 해체되고 기생조합이 만들어지면서 일본식 권번 기생으로 변모하게 된다.
기생들은 20세기 초반의 엽서 및 광고를 통해 조선을 대표하는 이미지로서 관광자료로 홍보되었는데, 특히 무용수, 악기 연주자, 풍광 속의 미녀 등으로 연출되어 ‘조선풍속’이라는 제목으로써 특히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풍속 관련 사진엽서는 일본의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다이쇼[大正] 사진공예소 등에서 많이 생산되었다.
한편 일제강점기 하에서 기생들은 궁중무 등 전통 공연예술의 맥을 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들은 이 같은 전통 공연예술 외에도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춤을 개발하는 등 한국 전통 공연 무용을 근대적으로 소화, 개발하는 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또한 기생들은 전통무용 뿐 아니라 서양의 댄스공연도 수용 소화시켜 서구식 무용 공연을 활성화시키는데 한 몫을 하였다. 기생은 무대 위 공연 외에도 각종 공적인 연회, 박람회, 운동회, 자선 연주회 등 민간의 여러 잔치에도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이런 가운데 기생으로서 가수 등으로 진출하여 대중 스타로 거듭나게 된 이들도 있었다.
미모에 기예를 갖춘 전문 예술인으로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기생들은 20세기 근대 문화 속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였다. 바로 패션이었다. 기생들은 서양의 신문물 패션으로 상징되는 양산, 스카프, 핸드백 등 소품과 액세서리들을 한복과 연출하여 자신을 꾸밀 줄 알았고, 이러한 연출 방식들은 새롭게 당시의 유행을 이끌었다. 기생들은 이렇게 패션 리더로서 주목받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엽서 외에도 당시에 쓰였던 전통 악기인 가야금, 장고, 북 및 서양의 신문물을 상징하는 축음기, 근대기의 한복 등 의상, 그리고 당시 여인들의 소품과 화장품 등도 함께 소개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명월관 무대를 축소 재현하여 보여주는 전통공연장면을 담은 기생엽서 영상, 그리고 실제로 만든 인력거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웹사이트: http://chuncheon.museum.go.kr
연락처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 박성원 033-260-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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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8일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