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3월 14일 이사회에서 사장해임건의(안)이 주주총회에 상정되는 것으로 가결되었다. 비상임 이사들은 사장 해임사유로 민간발전사 사장들과의 골프회동으로 공사 이미지 실추시키고, 일본 동경전력과의 스왑(Swap) 거래로 수급불안 야기를 꼽고 있다. 또한 5조3교대 등 정부정책과 어긋나는 의사결정 책임, 노조의 정부정책 반대집회를 용인하고 집회참가자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는 등 공기업 사장으로서 공공성 확보와 질서유지에 관한 책무를 태만히 한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는 해임의 사유로 명분이 약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당연히 반대해야 할 비상임 이사들이 별다른 이견이나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사장의 해임건의안을 가결시킨 것은 산자부의 압력 때문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백색테러가 자행된 것이다. 이는 사장 개인에 대한 명예나 해임사유의 부당성을 떠나 정부가 입버릇처럼 외치던 공기업 경영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추악한 개입이다.

이번 사장해임 의결은 주무부처와의 정책적 대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무소불위의 배타적 관료주의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오강현 사장은 선임 이후 산자부의 지침을 관철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끊임없이 대립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산자부 관료들은 산하기관장으로서 자신들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장을 배제해 왔다. 특히 해외투자수익에 대한 회계처리와 수급안정을 위한 도입계약 과정에서 산자부의 부당한 개입에 대한 문제제기와 잘못된 정책에 대한 수정요구 등 공기업의 사장으로서 해야될 당연한 역할을 한 이후 사퇴 압력을 노골화해 왔다. 자신들의 실수나 정책적 오류로 인한 책임을 산하기관에 전가하는 전형적인 책임회피 성향을 드러낸 것이다.

이사회에서 문제로 지적한 골프회동의 경우 과거 한갑수 사장 이래 민간발전사 사장단들과 정기적인 모임으로 지속되어 온 것이다. 고객들과 골프모임을 가져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논리는 정부가 강조해 온 고객중심의 경영,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정면으로 뒤집는 논리모순이며, 경영의 자율성을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다. 더구나 비상임 이사들과의 골프, 산자부 관료와의 골프모임 등 훨씬 빈번했던 모임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으면서 동절기 수급문제 해소를 위한 골프모임을 문제 삼는 것은 심한 비약이다.
또한 일본 동경전력과의 동절기 물량스왑을 중요한 해임사유로 제기하는 것은 정부의 사유가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가스공사가 수급안정과 저렴한 도입가격 실현을 위해 장기계약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산자부는 구조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계약승인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몇 년간 수급불안과 더불어 스팟물량 구매로 인한 추가비용 지출이 수 천 억원에 달하는 등 정부정책 결정지연으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었다. 이러한 자신들의 정책적 오류에 대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정부가 지난 12월 이상난동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발생한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일본 동경전력과 스왑을 추진한 것을 산자부에 늦게 보고했다는 이유를 사장해임사유로 삼는 것은 정책적 오류를 모면하기 위한 치졸한 행태이다.
산자부는 지금까지 산하공기업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체육대회 등 각종 자체행사의 장소와 경비는 물론 산하 공기업의 인력까지 동원하는 등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여 왔다. 또한 정책의 합리성이나 효율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는 등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행태를 보여 왔다. 이번 비상임 이사들의 사장해임 건의 의결 역시 산자부의 강요에 의해 추진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산자부는 사장해임을 위한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흔히 말하는 공기업의 비효율성은 감독기관인 산자부의 비합리적인 행태의 단면인 것이다.

비상임 이사들의 해임건의(안) 의결은 산자부와의 추악한 거래이므로 원천무효이다.

비상임이사 제도가 도입된 것은 IMF 이후 회사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내부견제와 정책결정에 필요한 전문지식 제공 그리고 대주주 주도의 일방적 이사회 구조를 개선하여 기업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를 반영하여 상장회사협의회에서도 사외이사 직무수행 기준에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조절’하는 것을 비상임 이사의 중요한 역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본연의 역할과는 달리 가스공사 비상임이사 7명 중 3명이 정부관료 출신이고, 법과 정관에 규정된 주주협의회를 통해 임명되지 않고 대주주인 산자부에 의해 임명된 이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공사와 국민을 위한 의사결정보다는 정부관료의 입맛에 맞는 의사결정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장해임건의(안) 역시 산자부 출신의 비상임 이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자부의 무리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리고 사장해임 사유의 부당성에 대해 공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의 입장과는 달리 산자부가 사장해임 건의를 강요하자 일부 비상임 이사는 재신임을 미끼로 산자부와 추악한 거래를 하였으며, 다른 이사들 역시 이에 동조함으로써 산자부의 들러리 역할을 자임하였다. 결국 대주주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견제하기 위해 선임된 비상임 이사가 대주주의 횡포에 놀아난 형국이 된 것이다. 또한 비상임 이사들은 주주총회 장소를 시내 호텔로 변경하는 등 자신들의 결정이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비상임 이사회는 이번 사장해임 건의 사유가 타당성이 결여되었다는 판단 하에 자체적으로 법률자문을 구하였다. 그 결과 비상임 이사가 해임 사유로 제기한 사유는 법령을 위반하거나 경영계약서를 위반한 것이 아니며, 그 사유 또한 경미하여 해임의 사유로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받았다.
사장의 해임은 법이나 경영계약서를 위반한 경우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에서 사장해임 사유로 제시된 내용은 법과 경영계약서를 위반한 사유는 아니다. 오히려 비상임 이사회는 '04년도 사장경영평가 점수를 지난해 93.883점에서 95.329점으로 평가하는 등 사장의 경영성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자부의 요구에 사소하고 지엽적인 것을 문제 삼아 해임건의를 결의하는 것은 논리모순이고, 비상임 이사 권위의 중대한 손상이다. 또한 이러한 해임건의를 결의하게 강요한 산자부는 공기업 경영자율의 핵심적 제도인 비상임 이사제도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자행한 것이다. 따라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하는 이사규정을 위반하고 산자부의 강요에 의해 한 결의이므로 원천무효인 것이다.

이번 사장해임 결의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다.

산자부의 강요에 의해 비상임 이사회에서 결의한 사장해임 사유 중 많은 부분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내용이며, 자율적으로 노사간에 합의한 내용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간섭이다. 5조 3교대의 경우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인원범위 내에서 현장설비를 가장 안정적이고 적은 비용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한 후 노사가 합의한 결과이다. 정부의 정원승인 방침대로 교대근무를 운영할 경우 수십억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부와 비상임 이사들이 노사합의를 문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월권행위이다. 어느 회사 사장이 보다 더 줄어든 인건비와 노동강도의 완화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인건비 지출과 높은 강도의 노동을 강요한단 말인가? 또한 지금까지 사측과 노동조합이 합의한 근무형태에 대해 어떠한 지적이나 수정요구도 없이 중요한 해임사유로 올린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치졸한 방법인 것이다.

비상임 이사와 산자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노동조합은 현재 비상임 이사들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정상적으로 복무할 수 없다라고 판단한다. 정부 등 대주주로부터 외압을 막아주고, 올바른 정책결정을 위한 조언을 그 본연의 역할로 하고 있는 비상임 이사들이 산자부의 외압에 휘둘리는 것도 모자라, 부화뇌동하는 모습은 더 이상 회사의 비상임 이사로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비상임 이사들은 부당한 사장해임건의 결의를 한 것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는 산자부가 핵심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산자부는 공사의 자율권을 인정하기는커녕 사장해임을 위한 대책회의를 주도하고 비상임 이사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였다. 산자부 장관은 이 책임에 정점에 서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산자부 장관은 산하기관에 대한 부당한 압력과 경영간섭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여야 한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공사의 발전과 원만한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구조개편과 관련하여 노사정 공동해외사례 조사와 직도입 정책보완을 위한 노사정회의를 지속적으로 했다. 또 구조개편 대안을 만들기 위한 노사워크삽을 진행하고 노동조합의 대안을 제출하는 등 합리적인 노정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심지어 기존에 합의한 노동조건에 대한 후퇴조차도 감내하면서 정부정책과 조율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문제 삼고 기업경영의 핵심인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단호한 결의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은 이번 이사회의 사장해임 결의는 산자부의 노조 말살정책이며 산하기관 자율성을 말살하기 위한 횡포라고 규정하고, 이를 원천 무효화 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 이사회 결의를 무효화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 비상임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감사원 감사청구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 고발 등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법·제도적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은 이번 결의가 무효화될 때까지 제 시민단체들과 연대한 물리적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

2005. 3. 15
한국가스공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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