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노조,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 제출
이에 앞서 지난 15일 한국가스공사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의 사장해임건의(안) 의결은 산자부가 공사의 자율경영을 불법·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며, 또한 사장해임사유의 많은 부분이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산자부가 노동조합의 활동에도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행태로 이를 묵과할 수 없으며 향후 법·제도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노동조합은 공기업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하고, 비상임 이사들로부터 2004년 경영실적에 대하여 최고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3월 14일 비상임 이사들의 사장해임 건의는 부당한 것이며, 또한 이사회 결의 절차의 졸속성과 해임사유에 대한 해명 기회의 미부여 등 이사회 결의 절차의 위법성, 법에 근거하지 않은 해임사유 등을 근거로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향후 한국가스공사노동조합은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사장해임이 확정되더라도 결의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청구소송, 주총결의 취소 및 무효의 소 등을 제기할 것이며, 제도적으로 산자부와 이사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산자부의 제3자 개입금지 위반에 대한 법원 고발 그리고 부패방지 위원회의 낙하산 방지대책과 연계하여 정부의 산하기관 관리기준 수립 등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또한 산자부의 공사경영 자율권 침해와 부당한 개입, 대주주의 이사회에 대한 부당한 압력행사, 비상임 이사의 역할 등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자료 배포, 의견 광고, 기자간담회, 공기업 자율경영에 대한 공공연맹 산하 노조들과 연대투쟁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사주조합과 연계하여 공사주식 100주 이상 보유 주주들에게 산자부의 부당한 경영개입을 폭로하는 편지 발송을 통해 의견수렴 등 다양한 투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첨부 :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신청
신 청 인 하태성 외 6 (별지 제1목록 기재와 같음)
신청인들 대리인 변호사 하승수, 이상훈, 김진, 김태선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65의 14 C&C빌딩 2층 (법률사무소 이안)
피신청인 한국가스공사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215
대표자 사장 오강현
신 청 취 지
1. 피신청인의 2005. 3. 14. 자 제236회 이사회 결의는 그 효력을 정지한다.
2. 피신청인이 2005. 3. 14. 소집한 2005. 3. 31. 10:00 서울 역삼동 602의 4 리츠칼튼 호텔에서의 사장 해임 결의를 위한 정기 주주총회는 그 개최 및 결의를 정지한다.
3. 신청비용은 피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
라는 재판을 구합니다.
신 청 원 인
1. 당사자
신청인들은 피신청인 공사의 주주들이고(소갑 제1호증 주주명부, 소갑 제2호증 우리사주조합 예탁 주주 명단), 피신청인은 한국가스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가스를 장기적으로 안정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서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고 공공복리의 향상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기업입니다.
2. 이 사건 신청의 성격
피신청인 공사의 오강현 사장은 한국가스공사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는 조건 하에 3년 임기로 취임한 후, 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위 오강현은 2004년 매출 9조원, 당기 순이익 3천 2백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였고, 기획예산처 주최 공기업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였으며, 2005. 2. 24. 비상임 이사들로부터 2004년 경영실적에 대하여 100점 만점에 94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바(소갑 제3호증 경영실적 평가결과 - 공사가 공개기업이 된 이래 최고 점수임),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불과 20일이 지난 같은 해 3. 14. 동일한 비상임 이사들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이는 위 오강현이 해외에 출장 중인 사이 비상임 이사들의 회동 결과 이루어진 것이고, 스스로 법률 자문을 의뢰한 법무법인으로부터 해임을 정당화할 사유가 없다는 의견서를 받았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사유들을 들어 전격적으로 해임을 건의하였습니다.
이에 많은 언론들이 정부 관료 출신 중심의 비상임 이사들의 위 건의가 정부로부터의 입김 또는 오강현 사장과 정부와의 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바(소갑 제4호증 각 신문기사), 이와 별도로 주주인 신청인들은 이번 이사회 건의와 예정된 주주총회가 전격적이고 졸속으로 진행됨에 따라 자신들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가 침해되고 있어 이번 이사회 건의와 주주총회의 금지를 구하고자 이건 신청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제가 되는 오강현 사장의 해임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는 2005. 3. 31.(목) 10:00에 예정되어 있어, 이건 가처분 신청의 실효성을 위하여 이건 신청에 대한 결정을 “2005. 3. 31.(목) 10:00 이전에” 하여 주시길 청합니다).
3. 피신청인 공사 이사회 구성과 사장 지위의 특수성
가. 피신청인 공사는 한국가스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그 법 제16조에 의하여 산업자원부 장관의 지도·감독을 받게 되지만, 동시에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공기업의경영구조개선및민영화에관한법률(이하 ‘공기업법’으로 약칭합니다)에 의해 독립성·자율성을 보장받고 있습니다(공기업법 제2조 제3호, 제1조).
나. 위 공기업법은 해당 공기업의 효율적인 경영을 위하여 전문경영인 ‘사장’의 독립적 지위와 권한을 보장하고 있는바, 구체적으로는 ⅰ)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주요 일간신문에 모집 공고를 통하거나 전문단체 조사 의뢰 등을 통해 사장 후보를 선정하여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며(공기업법 제4조 제1항, 제11 내지 13조), ⅱ) 이렇게 선임된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경영 목표에 대비하여 그 이행정도가 미진하다고 판단하여 이사회 결의로 주주총회에 건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는 규정(제4조 제2항, 제13조 제3항)을 두어 일반적 주식회사의 이사등과는 달리 그 임기를 보장하고, ⅲ) 이러한 해임 건의를 하는 이사회에는 사장과 상임이사가 그 결의에 참여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제13조 제3항 후단).
다. 한편 피신청인 공사의 정관 역시 이러한 경영 전문인(사장)의 독립성·자율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적절한 수준의 견제와 투명성 보장을 위하여, ⅰ) 사장을 포함한 6인 이하의 상임이사와 함께 7인 이하의 비상임이사를 두도록 정하고 (소갑 제5호증 피신청인 공사 정관 제21조 제1항), ⅱ) 상임 이사는 사장이 추천한 자를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 비상임이사는 주주협의회가 추천하도록 하고 있으며(정관 제22조), ⅲ) 비상임 이사 추천권을 가지는 주주협의회는 정부주주·한전·우리사주 조합 대표 각 1인 등을 포함한 주주로 구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정관 제20조 제2항).
라. 위와 같은 공기업법·정관 규정에 의거, 피신청인 공사는 2003. 9. 5. 자로 신청외 오강현을 사장으로 선임하고 2004. 3. 29. 그 계약기간을 2006. 9. 4. 까지로 하는 「경영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소갑 제6호증 경영계약서), 현재 5인의 상임이사(부사장 이규선, 관리본부장 오정선, 생산본부장 박시홍, 도입판매 사업본부장 정재현)와 산업자원부 관리관을 비롯한 7인의 비상임이사 (신길수, 이영순, 이건우, 허남훈, 진념, 김병섭, 이학영)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4.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경위
가. 당초 이사회(2005. 2. 24. 제235회) 결의
피신청인 공사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회계연도로 하는 법인으로 매 3월 31일 이전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여야 하는바(정관 제15조 제1항, 제38조), 이에 따라 2005. 2. 24. 제235회 이사회를 개최하여 2005. 3. 28. 피신청인 공사 1층 국제회의장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그 회의에서 제22기 재무제표 승인 등 6개의 안건을 처리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소갑 제7호증 이사회 의사록). 이 당시 결의 내용에 의할 때, 3. 28. 주주총회에서 심의·의결할 안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1호 안건 : 제22기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제2호 안건 : 이사 선임의 건 (상임 1인, 비상임 2인)
제3호 안건 :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제4호 안건 :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제5호 안건 : 사장경영계약서 변경 승인의 건
제6호 안건 : ‘05년 경영 목표 승인의 건
나. 주주총회 회의 목적 사항 변경 시도 (2005. 3. 8.)
그런데 피신청인 공사의 비상임이사들을 위 이사회로부터 2주일이 경과한 2005. 3. 8. 갑자기 비상임이사들로만 구성된 이사회를 소집하여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해임건의」를 의결하고 주주총회에 제출할 안건으로 추가하는 결의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소갑 제8호증 의결안). 그러나 위 이사회는 사장 및 상임이사들에 대한 통보 등 소집 절차가 배제된 채 비상임이사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법률적 효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위 공기업법 제13조 제3항에 의하면 사장과 상임이사는 해임건의 ‘결의’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결의’에 한하는 것이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사회 소집의 통보를 받고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권한까지 정지되지는 않기 때문이며, 경영계약서 제17조 제3항이 정하는 사장의 의견 진술의 기회 역시 묵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상임이사들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여 2005. 3. 8. 의 이사회 개최 시도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 때 비상임이사들이 적시한 사장 해임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004. 11. 18. 대통령의 남미순방기간 중에 평일 골프회동을 강행하여 총리실 단속반에 적발되는 등 가스공사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
2. 2004. 9. 17. 대통령의 방러직전에 가스공사 노조의 정부정책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용인하고 집회에 불법 참가한 직원에 대한 적절한 징계 미이행 등 공기업 사장으로서의 공공성 확보 및 질서 유지에 관한 마땅한 직무를 해태
3. 2004. 6. 9. 정부방침을 무시한 채 가스공사 인력증원을 위한 5조 3교대를 강행하는 등 공기업 사장으로서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의사결정
다. 이 사건 이사회 결의 (2005. 3. 14.)
이에 비상임이사들은 다시 그 일주일 후인 2005. 3. 14.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상임·비상임 이사들에게 이를 통보하였으며, 해임 건의 대상인 오강현 사장에게도 소갑 제4호증의 의결안을 통보하여 해임 사유를 통보하습니다. 위 오강현은 2005. 3. 10.부터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해야 했기 때문에, 2005. 3. 14. 자로 「비상임 이사회 관련 해명자료(소갑 제9호증)」를 제출하여 위 의결안(소갑 제8호증)에 적시된 해임 사유들에 대해 서면으로 해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사회 당일(2005. 3. 14.)이 되자 위 비상임이사들은 갑자기 의결안을 변경하여 위 오강현에 대한 위 3가지 해임 사유에 ① 2004. 8. 30.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합의한 제출 시한 도과, ② 2004. 10. 6. 국정감사장 앞 노조원 집회 방치로 인한 국정감사 중단 사태 야기, ③ 2004. 12. 15. LNG 도입 물량 감축으로 인한 수급불안 야기 등의 사유를 추가하는 의안을 작성하였고, 이를 이사회 개최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서 스페인에 있는 위 오강현에게 팩스로 송부하였습니다. 한국과 스페인 간의 시차로 인하여 위 팩스를 현지 시각 06:00 (한국 시각으로는 이사회 개최 2시간 전인 14:00에 해당)에 수령한 위 오강현은 이렇게 추가된 해임 사유에 대하여 단 한 마디 해명의 기회도 갖지 못하였고, 그 상태에서 이사회는 예정대로 16:00에 개최되고 정해진 대로 해임 건의안이 가결되었습니다 (소갑 제10호증 의결안, 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약칭합니다 - 위 이사회 의사록은 아직까지 공시되지 않은 상태이며, 신청인들이 피신청인 공사에 이를 요청하자 2005. 3. 18. 현재 의사록이 작성·날인되지 않은 상태라 교부할 수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5. 이 사건 이사회 결의 절차의 위법성
가. 절차의 졸속성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결의는 통상적인 정기총회 개최결의(2005. 2. 24.) 직후, 비상임 이사들의 주도로 갑자기 소집되고 의결이 행해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와 같이 급작스런 해임 건의가 행해질 아무런 이유도 없었으며, 해임건의에서 문제 삼고 있는 해임 사유들은 모두 정기총회 개최 결의일(2005. 2. 24.) 보다 훨씬 이전에 발생한 것이어서, 안건을 추가할 아무런 이유나 사정 변경도 없었습니다. 즉 2004년에 발생한 해임 사유들 때문에 사장 해임의 필요성이 있었다면 통상적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위 2. 24. 자 이사회에 상정되어 대상자인 사장이 국내에 체류하고 출석한 상태에서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이사회가 소집되고 결의되었어야 마땅할 것인데, 이를 굳이 주주 총회 예정일이 한 달도 안 남은 시기에 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하여 처리한 것은, 사장 해임이 위 비상임 이사들의 합리적 판단이나 경영 판단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불합리한 압력에 의해 행해졌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 결의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법한 이유로 행해졌다는 점은 또한, 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05. 3. 8. 상임이사들에 대한 소집 통지도 없었던 상태에서 비상임 이사들 사이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안건을 처리하려 하였다는 점, ② 이사회 결의일 변경으로 원래 2005. 3. 28.로 통보되었던 주주총회 일자가 3. 31.로 늦추어지면서 종전 6개의 안건은 그대로 둔 채 ‘제7호 안건 : 사장 해임의 건’만 졸속으로 추가하는 바람에 같은 주주총회의 안건 중에 사장의 경영계약 유지를 전제로 하는 「사장경영계약서 변경 승인의 건(제5호 안건)」과 바로 그 경영계약 해지를 의미하는「사장 해임의 건(제7호 안건)」이 동시에 상정되었다는 점 (소갑 제11호증 주주총회 개최 결의 공시 참조), 그리고 ③ 후술하는 바와 같이 위 사장에 대한 실체적 해임 사유가 없어 무리하게 해임하는 경우에는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법률자문 의견서(소갑 제12호증 각 법률의견서)가 여러 번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강행되었다는 점 등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나. 해임대상자에 대한 사유 통보 및 해명 기회 미부여
피신청인이 위 오강현과 체결한 경영계약서(소갑 제6호증) 제17조 제3항에서는 “이사회는 제1항과 제2항의 이유로 사장의 해임을 결의할 경우 사전에 사장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해임 결의 후 그 취지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사장에게 문서로 통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공기업법에서는 적용대상기업과 사장간의 경영계약 체결시 그에 앞서 사전에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고(공기업법 제12조 제5항, 제13조 제1항), 피신청인과 오강현간의 위 경영계획서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체결된 것이기에 정관과 마찬가지로 작성자 뿐만 아니라 회사의 모든 기관, 구성원간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자치법규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이 법에서 해임 사유의 사전 통지와 소명 기회의 부여를 규정한 취지는 해임자의 의견을 들어 해임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절차적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해임의 유효 요건에 해당하고(사전 통지와 진술권 부여에 관한 징계 절차 조항이 징계의 유효요건이라는 점에 관한 대법원 1996. 9. 6. 선고 95다16400 판결 등 참조), 더구나 공기업법은 공기업에 대하여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정부 등 외부기관의 영향에서 벗어난 자율적 경영의 보장을 위하여 만들어진 특별법이기 때문에 해명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구체적 해임 사유가 통보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5. 3. 14. 자 이사회에 상정된 해임 건의 의결은 해임 대상자인 사장의 해외 체류 중에 급하게 이루어져 충분한 해명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을 뿐 아니라, 특히 미리 통보되었던 3개의 해임 사유에 추가로 덧붙여진 해임 사유(가스 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합의서 제출 시한 도과 등)는 이사회 개최 불과 2시간 전인 3. 14. 14:00에서야 해외 출장 중인 오강현의 숙박업소의 팩스로 전달되었습니다. 이는 위 경영계약서에 규정된 해임 절차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결국 위 해임 건의를 결의한 이 사건 결의는 소집절차와 결의방법이 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해당합니다(근로자 징계 절차와 관련된 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참조 :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징계 규정이 규정한 사전통보의 취지를 몰각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 …”).
6. 이 사건 결의의 실체적 위법성
가. 이 사건 결의의 배경
이사회가 법률로 보장된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사장을 누가 보더라도 무리한 사유를 들어 해임시킨데에는 따로 속사정이 있다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즉 현 사장은 본래 산업자원부 출신의 인사로서, 이와 같이 자기 부처의 사람이 공기업의 사장으로 임명된 경우, 해당 부처는 그 공기업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부처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관례처럼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례와 달리, 현 사장이 산자부의 정책에 그대로 순응하지 아니하고 주주와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독자적 경영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 해임의 실질적 이유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현 사장은 2003. 9. 취임한 뒤 (1) LNG 도입계약의 조건개선 등을 통해 연간 2,790억원, 향후 11년간 약 2조원의 도입비용을 절감하였고, (2) 2008.부터 도입될 연간 500만톤 규모의 LNG 장기도입계약협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으며, (3) 이와 같은 사업성과의 확대로 2003. 9. 취임 당시 주당 25,650원에 불과한 주식가격은 취임당시보다 19.7%상승한 30,712원에 달하였으며, (4) 고객만족경영 및 소비자 중심의 기업가치 추구로 기획예산처에서 주관하는 “2004년도 공기업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9개 기관 중 1위를 차지하였으고 (5) 결과적으로 공사의 2004.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가 증가한 9조4천억원, 당기순이익은 3천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과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게 되는 눈부신 경영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회사 내부의 융화, 결속에도 능력을 발휘하여 전임사장이 개인비리로 물러나는 등 파행을 거듭한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켜 회사의 구성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습니다.
한편 현 사장은 산업자원부의 무리한 정책에 여러 번 반대의 의사를 표명하여 당해 부처 공무원들과 논란을 가진 바 있습니다. 재임기간 산업자원부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추종하였던 전임 사장과는 달리 현 사장은 (1) 2003. 산업자원부가 공사의 해외지분투자배당수익(연 400억원)을 면밀한 검토 없이 단지 가스요금 인하라는 단기실적성과주의에 기초하여 전액 가스요금에 반영하려던 것에 대하여 신중한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고(그러나 현재 산업자원부는 공사의 의견을 묵살하고 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2) 산업자원부가 공사의 최대 현안인 가스산업구조개편 문제에서 민간업계와 견해를 같이하며 전격적인 법령개정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에 비하여 정부, 노사정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와 절차를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며(당시 산업자원부는 이를 산하기관장이 정부부처에 반기를 들었다는 식의 감정적 해석을 한 바 있습니다), (3) 산업자원부가 2004. 가스공사의 자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주) 사장 선임시 자기부처 출신인사를 임명하려는 것에 대해 자기부처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신중한 처사라 아니라며 반대한 바 있습니다(이 사안으로 인해 산업자원부 공무원들과 현 사장간에는 상당한 감정적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여론은 산업자원부가 관례처럼 여겨졌던 자기부처의 이해관계가 그대로 관철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일종의 “괘씸죄”를 적용하여 현 사장을 중도하차시키려는 것이 결국 이 사건의 전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적은 본 건 이사회의 결의사유에 실체적 정당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 의해서도 강하게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결의 사유가 실체적 정당성을 결여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하 항을 달리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 사장 해임에 관한 법규의 내용
공기업법 제4조 제2항 및 제13조 제3항은 “사장은 경영평가 결과 경영목표에 대비하여 이행정도가 미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보듯이 사장의 임기 중 해임을 위해서는 ① 경영 평가결과 경영목표 대비 이행정도가 미진하거나 ② 그 외 해임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여야만 하는데, 이와 같이 공기업법의 규정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해임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정당한 사유를 묻지 않는 상법 제385조 제1항과 상이합니다. 이는 “국민경제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함에 있어서, 우선 정부의 규제를 축소하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여 경영의 효율화를 제고하는 한편, 경제력의 집중이나 특정인에 의한 당해 공기업의 지배를 방지할 수 있도록 주식 소유를 분산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과 건전한 기업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는 공기업법의 취지에 따라, 사장의 신분을 강력히 보장함으로써 공기업 경영진의 자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입법의 결단이라 할 것입니다.
한편 경영계약서 제17조는 사장의 해임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제17조 제1항은 경영목표 이행에 관한 것으로서 위 공기업법상 첫 번째 해임사유(경영목표 미달성)와 동일하며, 제2항의 사유는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두 번째 해임사유인 정당한 사유의 예를 열거한 것에 불과하여 결국 법령의 규정과 같이 사장해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다.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
사장의 중도 해임을 허용할만한 “정당한 이유”의 의미에 관하여 공기업법은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상법 제385조 제1항의 해석이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바, 최근 대법원은 대표이사(사장)의 중도해임에 있어 “정당한 이유”의 의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함으로써 이에 대한 일응의 판단기준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즉 대법원은 주주와 대표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한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중도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부족하고, 대표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 · 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하게 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대표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 25611 판결).
이와 같은 기준은 공기업에서의 사장해임에 있어서도 일응 참고되어야 할 것이며, 사기업보다 경영권의 자율성, 독립성을 더욱 보장하고자 하는 공기업법의 취지상 “정당한 사유”는 적어도 이보다 경하게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라. 해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이사회가 이 사건 해임결의에서 든 몇 가지 사유는 언뜻 서로 다른 내용인 것처럼 보이나 대부분 사장이 정부의 정책(특히 가스공사의 민영화정책)에 그대로 순응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해왔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고, 그 이외에는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침소봉대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부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평일에 골프회동을 강행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사회는 사장이 대통령의 남미 순방 기간 중에 평일 골프회동을 갖는 등 총 6회의 골프회동을 가진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우선, 공사 사장은 공무원의 신분도 아니고, 공사의 내부규정상 사장에게 특별히 근무시간 중 일정한 장소에서 근무하여야 하는 의무가 부여되어 있지 않으므로, 사장이 주중에 공사를 이탈하여 골프 회동을 가졌다고 하여 이러한 사실이 무슨 법률에 위반되는 것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위 골프회동은 도시가스사 및 발전회사 등 대고객사와의 현안업무에 대한 협조 및 유대강화를 위한 가스공사 사장의 주요 대외활동으로 업무계획에 반영되어 현 사장 취임 이전인 2002.부터 정례적으로 시행된 것입니다(2002년 3회, 2003년 2회, 2004년 4회). 이와 같은 회동은 각사를 대표하는 사장단의 일정을 감안하여 부득이하게 실무적으로 조정을 거쳐 확정된 날짜이며, 이러한 회동에 대하여 총리실에 제보가 들어와 관계기관으로부터 사실 확인의 절차가 있었으나, 부당한 것으로 지적된 바 없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여론의 지탄을 받은 사실도 없습니다.
가사 이러한 골프 회동이 부적절한 것이라 하더라도 대법원은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가진 자가 근무시간 중 3회 골프를 하다가 적발된 사안에서, “비록 이러한 근무시간 중 골프가 현저한 근무태만 및 근무명령 불복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명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가장 극단적인 징계사유인 해고를 선택한 것은 부당하다”라고 판단하였고(대법원 1996. 4. 24. 선고 96다2378판결), 나아가 서울행정법원은 근무시간 중 32회나 골프를 친 국립대학교수에 대하여도 그에 따른 징계는 감봉이 적정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00. 3. 23. 선고 99구3637판결). 이러한 판결들에 미루어 볼 때, 중대한 근무 태만 없이, 더군다나 공식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골프를 쳤다는 것만으로는 해임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명백합니다.
(2) 노조의 대규모집회를 용인하고 적절한 징계를 미이행했다는 점에 대하여
문제된 집회는 노동조합이 2004. 9. 8. 조합원 총회로 “정부의 가스산업 경쟁도입 철회와 노동조합 대안관철을 위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운동장 항의 집회(2004. 9. 17)”를 결의함에 따라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공사는 2004. 9. 9. 및 9. 14. “조합원 집회 불참을 위한 집회 전 ·후 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하여 참가시 조치사항이 있을 것임을 전 직원에게 주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상 유급조합 활동 인정요구에 대하여 불허방침을 통지하였고, 2004. 9. 10. 에는 사장지시사항으로 9. 17. 노조집회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할 예정임을 전 직원에게 공지하고, 간부직원은 노조원을 설득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또한 공사는 집회전날인 2004. 9. 16. 에도 관리본부장 명의로 “집회당일 집단 휴가와 집단 외출 등 일체의 집단행동을 불허하며, 공사의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석한 직원에 대해서는 관련법령 및 인사규정에 의거 처리할 것”을 경고하는 등 집회를 사전에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당일 집회참여 인원은 예상과는 달리 2,358명 중 800여명만이 참석하였습니다.
사장이 위 시위의 개최를 “용인”하였다고 하려면 사장이 객관적으로 불법 시위를 막을 수 있는 수단·방법을 갖고 있었는데도 이를 전혀 실행에 옮기지 않거나 적어도 시위가 행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하였다는 정도에는 이르러야 할 것인바, 위 상황은 그러한 방치라고 볼 만한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또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와 관련하여서도, 공사는 인사규정에 따라 부사장 이하 인사위원들이 징계여부를 정식으로 논의하였고, 위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노조집행부 및 간부직원 114명에 대하여 최초로 경고 처분하였으며, 향후 동일사태 재발시에는 엄중문책하겠다는 사장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에서도 대표이사가 징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당해 징계대상 행위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근무태도, 임직원의 사기, 조직의 안정 등을 고령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징계의 대상인원 및 징계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징계자체가 사장이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징계에 관한 내부규정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밟아 인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면, 그 징계의 결과가 경미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이를 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로 삼을 만한 것도 아니며, 이는 결국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 하나하나를 정부에서 간섭하고 자율적 노사관계를 침해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라 하겠습니다.
부언한다면 당시 공사의 인사위원회는 상세한 법리검토와 여러 가지 전후사정을 고려하여 ① 노동조합 집회에 단순히 참석하였다는 이유로 참석자 전원을 징계처분하는 경우 징계권 남용 등의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으며, ② 집회시간이 2시간 이하이고 수도권 지역이외에서는 주로 교대근무자인 비번자가 참석한 점, ③ 집회 종료 후 수도권 지역 노조원은 업무복귀에 복귀한 점 ④ 노동조합이 대정부 항의서한 전달과 항의방문을 철회한 점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징계수위가 적절함을 사장에게 건의하였고, 사장은 이와 같은 인사위원회의 의견과 조직분위기 쇄신 등을 감안하여 위와 같은 징계를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3) 정부방침과 다른 5조3교대를 실시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공사는 2004. 9.부터 2005. 3.초까지 5조3교대 근무제를 실시한 바 있으며, 이사회는 이러한 결정이 가스공사 인력증진을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는 2003. 말 기준으로 판매물량은 74%, 설비규모는 112%가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설비운전인력은 1,846명에서 1,688명으로 오히려 158명을 감축하여 운영하고 있었고, 5조3교대를 시행함과 동시에 직무교육 및 안전점검 등을 추가하여 실질적인 근무시간은 주40시간에 근접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는 설비의 안정적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5조3교대제는 한시적 시범운영 후 장단점을 분석하여 합리적 교대근무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서, 당시 정부가 실시한 청년실업 구제정책과도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사장은 대주주인 정부의 의사에 따라 선임되었지만 일단 선임 후에는 자율적인 경영권 행사를 보장받으며, 그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회사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력 운용 정책은 이러한 사장의 경영 판단 사항의 하나로서, 그것이 정부 정책에 어긋나더라도 회사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면 이를 그대로 실행하여야 하는 것이 오리려 사장의 책무입니다. 이는 공기업에 비하여 주주권이 더욱 보장되는 사기업에서도 인정되는 원칙인 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일단 선임된 이후에는 자신을 뽑아준 주주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여야 하고,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회사에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러한 판단이 설령 대주주의 의사에 어긋난다고 하여 임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나아가 공기업의 사장은 기업의 정책에 관하여 일정한 재량권을 법문으로 부여받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공기업법 제4조 제3항, 정관 제26조 제1항), 사장의 모든 업무수행이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공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된 태도라고 할 것입니다.
(4)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합의도출 실패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2004. 2.. 산업자원부는 국회에 의한 관련법 제·개정 절차를 생략하고, 제17대 국회 개왼이전 (2004. 상반기 중)에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만으로 자가용 직도입자에게 도매사업자 자격 및 신규 LNG 도입권을 부여하려는 등 편법으로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특정기업을 도매사업자로 진입시키려는 산업자원부의 입장은 포스코, LG SK 등 민간업계의 요구사항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노조의 파업 등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추진은 2002. 노사정 합의와도 배치되고 국회의 입법권한을 무력화시키는 등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에 큰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공사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방안 확정과 입법은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노사정, 업계, 학계 등과 충분한 토의와 국회 논의과정을 거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준수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후 구조개편과 관련 주요쟁점사항에 대한 집중연구, 노사정 공동 해외사례조사, 노사워크샵 및 임직원 연찬회 등을 토대로 2004. 9. 1. “바람직한 가스산업 구조개편 공사방안(단계적 신규진입방식)”을 산업자원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의견제시에 대하여 산업자원부의 일부 공무원들은 마치 사장이 구조개편 추진 의지가 미흡하여 구조개편을 지연시키고 반발하는 것처럼 호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산업자원부도 이러한 지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가스산업구조개편 입법을 2006.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한 바 있습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모든 사안에서 공사의 견해가 정부의 견해와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고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기업법의 취지와도 거리가 먼 것으로서, 이를 해임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이사회가 공기업에 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갖추었는지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6) 국정감사장 앞에서의 노조원 집회 방치
공사의 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국정감사 당일인 2004. 10. 6. 국회 정문 및 현관 로비에서 피켓시위와 함께 퍼포먼스를 연출한 바 있습니다.
실제 국정감사 이전에 노동조합은 국정감사시 강경한 의사표현을 결의하였다가, 경영진의 설득으로 국정감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국감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년과 유사한 방법으로 민주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수준으로 자제할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위 사건은 노동조합이 위와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애초에 예정된 시위를 강행함에 따른 것인데, 경영진으로서는 노동조합의 전격적인 입장변화를 미처 보고받지 못함으로써 즉각적인 수단을 강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였다고 문제 삼는 것은 실제와 다르며, 공사는 국감 당일 노조의 변동된 상황을 즉각 보고하지 않은 인력관리처장을 직위해제하고,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국회의원들을 방문하여 사과하였으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의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여 국감 종료시에는 위원장으로부터 공사의 신속한 사태수습 노력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7) 정부와 협의 없는 LNG 도입물량 감축
위 오강현에 대한 해임 사유 중 또 한가지는 “2004. 12. 15. 정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LNG 도입 물량을 감축하여 수급 불안을 야기”했다는 것이나, 이 역시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정당한 경영 판단에 대한 부당한 간섭일 뿐입니다.
본디 LNG 도입 물량은 국내 소비 사정에 맞추어 동절기에는 그 양이 늘어났다가 하절기에는 줄어드는 것인데, 2004년 12월에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예년에 비해 그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국내 LNG 저장 탱크의 저장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거의 만조(tank-top) 상태에 가까워졌고, 만약 이런 상태를 방치해 두었다가는 LNG 가스를 그대로 날려 보내야 하게 되어 공사의 손실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오강현은 공사 내 실무진·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당시 도입 과잉 상태가 LNG 물량 중 일부를 감축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2005년 1~2월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소비량이 늘어나 도입량을 늘려야 했을 때는 다시 순조롭게 도입량을 늘려 조정을 했고 그로 인한 ‘수급 불안’이라고 할 만한 상황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도입 물량 조정까지 하나하나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협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만일 그래야 한다면 전문경영인으로 사장을 선임하고 그 경영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요컨대 위 LNG 도입량 조정은 기온 변화에 대응한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뿐 ‘가스공사 사장으로서의 기본 책무상 과실’이라고 하여 해임 사유가 될 만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 소결론
위와 같이 이사회가 문제 삼는 사유는 논란거리도 되지 못하는 것을 실제와 다르게 침소봉대하거나 정부의 정책과 공사의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 것 - 정확하게는 “산업자원부의 정책 기조에 공사가 순응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해임 사유는 “… 정부의 … 추진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유가 법령이 규정한 사장해임의 “정당한 사유”가 아님은 명백하다 할 것이며, 따라서 이사회 결의는 실체적 정당성이 결여된 하자 있는 것으로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경영진 진퇴의 정당한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경영능력과 실적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실적이나 평가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사장을 단지 정치적 고려로 인해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해임시킨다면 이는 관료조직의 독선적 행태로밖에 볼 수 없으며, 정부의 규제를 배제하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보장이라는 공기업법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7. 주주총회 소집 절차의 위법성 - 소집 장소의 문제
피신청인 공사의 정관 제15조 제5항은 주주총회의 장소에 관하여 상법 제364조와 같이 “주주총회는 본사의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역에서 소집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종래 주주총회는 피신청인 공사 건물 내의 대형 회의실·강당 등에서 개최되어 왔으며, 당초 2005. 2. 24. 자 이사회 결의에 의한 제22기 정기총회 역시 피신청인 공사 건물 1층의 국제회의실을 그 장소로 예정하였습니다 (소갑 제7호증 의사록 참조).
그런데 이 사건 3. 14. 자 결의 당시에는 그 장소를 이례적으로 서울 역삼동에 소재한 「리츠칼튼 호텔」로 변경하였습니다. 주주총회란 참석한 주주들이 지난 회계연도의 경영성과와 재무상황을 이사들로부터 직접 듣고 상호간에 토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주총회 중이라도 언제든지 회사의 자료를 살펴볼 수 있도록 상법에서는 주주총회의 장소를 ‘본사의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역’으로 강제하고 피신청인 정관 또한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 ‘인접한 지역’에 대하여는 「통상 동일 생활권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최소 행정단위」, 예컨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또는 시, 군 등을 뜻한다고 하고, 따라서 이러한 지역을 벗어나 원거리에 있는 장소에서 소집하면 위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철송, 회사법강의, 제11판, 제408쪽).
그런데도 피신청인은 지금까지 성남 분당에 있는 회사에서 주주총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다가, 유독 공기업 사상 최초로 사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이어서 많은 주주들이 참석하여 주주간 활발한 토론이 예상되는 이번 총회를 갑자기 본사와 행정구역을 달리하는「리츠칼튼 호텔」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결국 피신청인의 비상임이사들이 주주들의 참여를 막기 위하여 본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본사와 행정구역도 다르며 공간 또한 협소한 장소를 주주총회의 개최 장소로 변경한 것인 바, 이러한 주주총회의 소집 절차는 상법과 정관을 명시적으로 위반하고 주주들의 주총 참석권을 어렵게 하기 위한 현저히 불공정한 것에 해당하여 주주총회 결의 취소의 원인이 된다 할 것입니다.
8. 보전의 긴급한 필요성
이 사건 결의에 의해 사장 해임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는 2005. 3. 31. 10:00에 개최될 예정이고, 위 사장 해임을 사실상 주도한 정부 지분이 수적으로 60%를 상회하는 지배 구조의 특성상 해임 결의가 행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위 오강현에 대한 해임 결의가 행해지는 경우, 피신청인 공사는 공기업 최초의 사장 해임과 이에 따른 대표이사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고, 이는 국내 에너지 정책의 정상적인 추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도 한국의 가스 산업 정책 변화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정부 외압에 의한 임기 중 해임”이라는 결과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전문경영인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공기업 정책 전반의 실패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소갑 제4호증 각 신문기사 참조).
따라서 그 주주총회가 이사회 결의 내용대로 개최되어 해임 건의안이 가결되는 경우 주주인 신청인들로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불측의 피해를 받게 될 것인바, 신청인들에게는 이러한 위법한 상태가 초래되는 것을 예방하여야 할 긴급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적법한 절차와 사유를 갖추기 전에는 주주총회에서 「사장 해임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을 잠정적으로 금지할 긴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9. 담보의 제공
신청인들은 피신청인 공사의 소수 주주들로서 고도의 공공성을 가진 피신청인 공사 경영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배제하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투명하고 자율적인 경영 보호를 위하여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였는바, 이에 현금으로 담보 제공 명령을 받게 되는 경우 많은 공탁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보증보험회사의 지급보증위탁계약체결 문서를 제출하는 방법에 의한 담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소 명 방 법
소갑 제1호증 주주명부 (일부)
소갑 제2호증 우리사주 조합 예탁 주주 명단
소갑 제3호증 경영실적 평가결과
소갑 제4호증의 1내지6 각 신문기사
소갑 제5호증 정관
소갑 제6호증 경영계약서
소갑 제7호증 이사회 의사록 (2. 24.)
소갑 제8호증 의결안 (3. 8.)
소갑 제9호증 해명자료
소갑 제10호증 의결안 (3. 14.)
소갑 제11호증 주주총회 개시 개최 공시
소갑 제12호증의 1, 2 각 법률의견서
추후 심문절차 진행에 따라 추가로 제출하겠습니다.
첨 부 서 류
1. 위 소명방법 각 1통
1. 신청서 부본 1통
1. 법인등기부등본 1통
1. 위임장 1통
2005. 3.
위 신청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이 상 훈
변호사 김 진
변호사 김 태 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귀중
웹사이트: http://www.gasnojo.or.kr
연락처
가스노조 (031-710-0807), 배경석 기획국장 (011-380-2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