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의 단식농성 일기 -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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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심재철
2005-03-19 11:06
서울--(뉴스와이어)--단식을 했더니 배는 고파도 머리는 맑아지더라는 얘기를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사람마다 느낌이 같진 않겠지만 저는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저는 배고픔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 반면 머리가 맑아졌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습니다.

단식 중에도 찾아오는 사람은 사람대로 만나면서 이 신문 저 신문 뒤적거리는 등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신경써서 그런 것일까요. 단식 중에는 조용히 명상에 잠겨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당과 나라의 여전히 번잡한 소식들이 필요했었기 때문일까요. 머리가 맑아지기 보다는 몸에 기운이 없으니까 머리 활동도 따라서 느려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단식을 하면서 외부 열량 공급이 중단되다 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추위는 좀 더 빨리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햇살은 따사로왔지만 바람이 약간 불던 날씨가 평소에는 오히려 선선해서 좋게 여겨졌건만 단식중이라 그런지 약간 부담이 되더군요.

밤엔 데일리안(www.daillian.co.kr)에서 주최한 인터넷 토론에 나셨습니다. ‘심재철 의원과의 대단한 채팅’이라는 제목으로 밤 8시부터 했던 2시간짜리 였습니다. 주제는 ‘행정도시특별법과 수도분할반대 범국민운동본부’였습니다. 예리한 질문들이 간간이 터져나와 어떻게 답을 해야 하나 바짝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토론동안에는 긴장을 해서인지 몸의 신호를 별로 못 느끼겠더니 토론이 끝나자 긴장이 풀려서인지 슬슬 이상 신호가 오는군요. 역시 어느 하나에 몰두하는 동안 다른 것은 잊혀지는가 봅니다.

수도분할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단식투쟁이라는 것을 선택했었는데 제가 단식을 하다보니 제가 맡았던 수도분할반대 투쟁위원회의 대변인 역할에도 조금씩 이상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독도문제로 사회적 관심도 옮겨가 있는 상황에서 수도분할을 저지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여러 가지 고민들이 밤을 뒤척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