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22개 공기업 비상임이사의 이사회 발언 분석 결과’ 발표

2008-12-04 10:00
서울--(뉴스와이어)--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비효율성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 이는 공기업의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임. 여러 견제와 감시의 장치가 있지만 특히 공공기관의 경영에 대한 효율적 견제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함.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기업의 이사회는 ‘경영목표와 예산 및 결산, 장기차입금의 차입 및 사채의 발행과 상환계획, 생산제품과 서비스의 판매가격, 정관 변경, 내규 제정과 변경, 임원의 보수 등’과 같이 기관의 경영과 운영에 관련한 중요한 사안들을 심의하고 의결하도록 하고 있음.

따라서 공기업이 방만함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자기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며, 무엇보다 외부자이면서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상임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 경실련은 비상임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사회 회의록에서 나타난 비상임이사들의 발언 형태를 분석해 발표하게 되었음.

<분석 대상 기관 및 방법>
1) 대상 기관 :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22개 기관(전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항만위원회를 구성한 인천항만공사와 부산항만공사 제외)
2) 분석 자료 : 22개 기관의 2007년 이사회 회의록 전체
3) 분석 기준
- 비상임 이사들의 이사회에서의 발언을 단문과 장문의 형태로 나눠 분석함.
* 단문 : 단순 질의, 사실 확인 등 한 문장 즉, 단문 수준의 짧은 발언
* 장문 : 문제 제기, 대안 제시 등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피력한 발언

(1) 기관 전체 평균 원안 의결률은 73.52%
4건 중 3건 정도는 기관 집행부에서 제출한 안건 그대로 통과되고 있어
가스공사는 93.75%로 원안 의결률이 가장 높고 한국공항공사가 52.17%로 가장 낮아,

이사회에서 원안 의결로 처리된다는 것은 기관에서 제출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 볼 수 있음. 기관별 원안 의결률 평균은 73.52%로 평균 35.73건 중 26.50건이 원안 의결된 것임. 이는 이사회의 안건 4건중 3건 정도는 기관에서 제출한 안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이어서 이사회에서 기관 내 집행부의 뜻에 따라 대부분의 안건이 통과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임. 원안의결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원안의결이 높을수록 이사회에서 그 만큼 이견 제시가 없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사회의 적극성이나 역할 확대와는 거리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음. 특히 이러한 결과는 실질적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비상임 이사들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기관의 중요한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기 위해 구성된 이사회에서 비상임 이사가 기관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형식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음.

기관별로 살펴보면 가스공사가 48건 중 45건이 원안의결로 통과되어 9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반면 공항공사는 23건중 12건이 원안의결로 통과되어 원안의결률은 52.17%, 인천국제공항공사는 55건 중 29건이 원안의결로 통과되어 원안의결률이 52.75%로 다른 기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음.

(2) 비상임 이사 1인의 안건 당 발언 평균은 1.97번이나 의견제시나 문제제기 등의 장문형 발언은 0.72번에 불과해

분석결과 전체 기관의 비상임이사 1인의 안건당 발언 평균은 1.97번으로 나타났지만 의견제시나 문제제기 형식의 장문 발언은 0.72번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단순 질의 및 자료 확인 등이 대부분인 단문 발언(1.25번)이었음.

이같은 결과는 공기업의 비상임 이사 1인이 문제제기나 의견 제시형태의 장문 발언을 안건당 평균 1번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발언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 단순 질의나 자료 확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는 사전에 안건파악도 안 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임. 결국 비상임 이사들이 이사회에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기관의 임원으로서 기관 경영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3) 공항공사 비상임이사 이사회 참여 가장 활발...이사 1인 안건당 10번 발언, 이중 장문이 6.4번에 달해, 원안 의결률도 52.17%로 낮게 나타나.
석유공사 비상임이사 이사회 참여 저조...이사 1인 안건당 0.40번 발언, 이중 장문은 0.1번 불과, 원안의결률도 88.24%로 높게 나타나.

기관별로 살펴보면 한국공항공사의 비상임이사는 이사 1명이 안건 당 평균 10.93번의 발언을 하며 이중 6.39번이 장문형태의 발언으로 단문 형태의 발언(4.54번)보다 많았음. 이는 전체 조사 기관 이사 1인 총발언평균 1.97회의 5.5배나 많으며 장문형태의 발언도 0.72회에 비해 8.9배나 많은 것임.
특히 공항공사의 경우 원안 의결률이 가장 낮은 기관(52.17%)으로 나타나 비상임 이사들이 기관 집행부에서 제출한 안건에 대해 적극적 발언과 참여로 다양한 의견제시와 문제제기를 수행하여 집행부의 의견의 1/2 정도를 수정한 것임. 결국 이는 공항공사의 비상임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적극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음.

이에 반해 석유공사는 비상임이사 1인이 안건당 0.4번 밖에 발언하지 않았으며 이마저도 단순 발언형태의 발언(0.27번)으로 장문형태의 발언은 0.13번에 불과했음. 석유공사의 경우 원안 의결률이 88.24%로 전체 기관에서 세 번째로 높아 석유공사의 비상임이사들은 공항공사와는 반대로 이사회 참여가 매우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기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임.

(4) 일반적으로 비상임 이사 1인의 안건당 발언횟수가 적은 기관들 즉, 한국마사회(0.49회), 한국수자원 공사(0.89회) 등이 각 원안 가결율도 75%, 79.31%로 높게 나타나 비상임사들의 발언 등이 적을수록 기관 집행부의 의견이 그대로 이사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알 수 있음. 이는 비상임사들의 발언과 참여, 견제가 적을수록 기관 내부 집행부의 의도대로 기관의 중요한 운영사항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5) 기관별 발언 평균 횟수가 가장 많은 비상임 이사는 공무원 출신이 가장 많아

기관별로 발언을 많이 하는 적극성을 발휘하는 비상임이사를 출신 경력별로 살펴보면 22개 기관 중에 8개 기관(36.4%)이 공무원 출신들이었음. 이어 교수가 4명, 정치인 3명, 기업인과 금융인이 각 2명이었음. 이는 기관의 성격에 맞고 전문성을 살린 공무원 출신의 비상임이사들은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임.
한국공항공사의 김창원 이사는 전체 기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발언을 하는 이사로 분석되었음. 김창원 이사는 안건당 발언 평균 횟수가 25.15회 였으며 장문발언도 17.65회임. 반면 석유공사에서 가장 많이 발언하는 이사는 송운학 이사였지만 안건당 발언 평균 횟수가 0.59회에 그쳐 전체적으로 석유공사 비상임 이사들의 발언빈도가 적음을 나타냄.

(6) 기관별 발언 평균 횟수가 가장 적은 비상임 이사는 교수, 정치인 출신이 가장 많아

기관별로 발언을 적게 하는 비상임이사를 출신 경력별로 살펴보면 22개 기관 44명 중에 교수가 11명(25%)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정치인과 전·현직 공무원이 각 9명(20.5%), 언론인이 6명(13.6%)임.
특히 교수들은 해당 기관의 전문성을 인정하여 비상임 이사로 많이 추천되고 있으나 이들의 활동이 전체적으로 미약함을 알 수 있음. 이는 관련 분야 전문가라 할지라도 이사로서의 책임감을 갖지 못한다면 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하고 비상임 이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비상임이사는 기관 산하 임원추천회의가 추천하여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선임하도록 되어 있는데 임원추천회의가 기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전문성을 기준으로 교수 등을 추천하지만 이는 오히려 기관과의 관계가 적극적 활동을 가로 막는 요인이 된다고도 볼 수 있음.

특히 정치인의 경우 전문성 없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비상임 이사로 선임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관의 현안이나 안건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결국 비상임 이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참여에 그친다고 할 수 있음.

(7) 기관별로 이사회 분위기 다양한 것으로 드러남
발언빈도가 높은 기관들은 일반적으로 사전간담회를 통해 안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으로 드러나
반말 진행으로 이사회의 질을 낮추는 기관도 있어

비상임 이사의 발언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공항공사의 경우 비교적 비상임 이사들이 고르게 발언했으며 회의 자료를 사전에 배포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음. 전체적으로 발언빈도가 네 번째로 많은 토지공사의 경우도 비상임이사 별로 돌아가면서 발언을 하도록 기회를 주어 이사별로 발언기회가 비교적 균등했음. 또한 사전 간담회를 통해 안건 설명을 함으로써 질문보다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괄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하는 의견제시형 장문이 많았음.
이는 발언빈도가 높은 기관 일수록 이사회 진행시 사전적으로 의안을 충분히 숙지하고 준비하여 이사회에 임하기 때문에 이만큼 발언도 많고, 또한 이의나 적절한 견제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음.
이에 반해 대한주택보증은 비상임 이사들이 건설관련 업계의 임원으로 친분이 있어서인지 반말 위주의 이사회가 많았음. 더불어 단답형의 주고 받기식 질문들이 많아 길게 의견 제시하는 형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음. 단답식의 주고 받기식 질문들마저도 정상적인 질문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의 것들도 상당수 있었음.


<결 론>

공기업의 개혁을 위해서는 공기업 비상임이사는 견제와 감시가 가능한 자격을 갖춘 인사로 선임하고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활동이 저조한 경우 교체할 수 있도록 해야

비상임 이사들의 발언을 통한 적극적 견제와 감시는 기대했던 것보다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음. 결국 비상임 이사들의 이사회의 소극적인 참여는 공기업의 경영의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음.

아울러 공기업의 내부개혁을 위해선 기관장 인선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사회의 과반이상을 이루는 비상임 이사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한다면 기관 운영의 방만함이나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 산하의 임원추천위원회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인사를 비상임 이사에 선임될 수 있도록 해야 함. 낙하산 시비를 일으키고 있는 정치인 출신이나 검증이 되지 않은 교수들의 경우 대부분 활동이 미비하거나 형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자격기준을 엄정히 하여 비상임사 선임을 진행해야 할 것임.
특히 매년 공기업 평가 시에 비상임 이사들의 활동에 대한 평가도 병행하여 문제가 있거나 활동이 미비한 이사들의 경우는 교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어야 함.

비상임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안건에 대한 사전 준비 필요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성 있는 각계 인사들로 비상임 이사들을 구성해 상호 논의를 통해 적절한 견제가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보임. 또한 이사회의 안건을 간담회 등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알려줌으로써 이에 대한 이사들이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준비의 시간을 주어야할 것으로 보임.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것은 비상임 이사들의 적극적인 태도임.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공기업이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적인 운영을 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할 것임. 경실련은 향후에도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비상임이사들의 역할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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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기 국장, 김성달 간사(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