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건설사업 선진화 방안’에 관한 경실련 입장

2009-03-30 15:29
서울--(뉴스와이어)--정부(국토해양부)는 2009. 3. 26.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하였다. 주요내용은 건설산업의 칸막이식 업역구조, 발주방식의 획일화, 불공정 하도급거래, 낮은 생산성, 성과부실, 부정·부패 만연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위하여, ①건설규제 완화로는 영업범위제한 폐지(‘11년 시행), 연대보증제 폐지 및 건설보증시장 단계적 개방(’11년 시행)을, ②공공사업 효율성 향상으로는 턴키발주방식 확대 개선(‘09.9~’09.12), 최저가 낙찰 적용대상 100억원으로 확대, 사후평가제 활용, ③엔지니어링의 경쟁력강화 및 ④공정거래확립 등을 제시하였다.

경실련은 정부의 ‘건설산업선진화 방안’이 현재보다는 한 단계 진일보한 대안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격거품(폭리구조)에 대한 개선방안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추가되어야 함을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나, 정부는 공정하고 균등한 시장경제 원리를 존중하라.

정부는 규제개혁과 시장경제(자율)을 외치면서 대기업·재벌들이 요구하는 건의안들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격경쟁방식(최저가낙찰제) 유보 및 턴키발주 확대, 공사비 거품양산 규제인 표준품셈 유지, 보증시장의 독·과점, 진입장벽인 칸막이식 업역구조 등이다. 이러한 규제들이 유지되어 특혜를 받는 계층은 건설대기업과 재벌들이다. 정부는 규제개혁과 시장자율을 정권의 이해에 따라 원칙 없이 바꾸지 말고, 재벌을 위한 특혜규제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둘, 거대한 가격담합 실체인 “표준품셈”을 즉각 폐지하라.

정부가 내놓은 건설 업역 폐지, 최저가확대, 보증시장 개발 등 부분적으로는 건설산업의 고질병 해소를 위한 대책이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노력 없이 폭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사비 산정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건설산업 선진화는 있을 수 없다.

건설산업 선진화의 시작은 가격거품과 혈세낭비를 합법화시켜주고 있는 “표준품셈”의 폐지이다. 이미 정부는 ‘93년경 표준품셈폐지와 선진국형 실적공사비 도입을 약속하였음에도 지키지 않고 있는 데, 지금이라도 즉각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표준품셈을 즉각 폐지하여 국고 낭비를 막고, 건설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셋, 가격경쟁방식(최저가낙찰제)를 전면시행하고, 턴키발주를 중단하라.

턴키발주 방식은 수백개의 개선안이 모두 무의미함을 역사적으로 이미 검증받은바 있으며, 설계평가 심의위원들에 대한 로비는 빙산의 일각만이 드러났을 뿐이다. 턴키제도의 장점이 있음에도 가격거품이 제거되지 않는 현재의 건설산업 시스템에서는 공정성, 투명성과 혈세절감을 위해서는 가격경쟁방식이 최선이다.

정부와 집권여당도 정부예산 10% 절감방안의 핵심과제로 가격경쟁제도를 확대하기로 지난 총선과 대선공약에서도 약속하였으나, 정부출범이후 이를 사실상 폐지하였다. 또한 정부는 건설재벌과의 불법적인 거래단절을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최저가낙찰제의 과감한 확대가 이행되어야 하고, 턴키발주는 가격거품의 상징인 표준품셈이 폐지되는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단되어야 한다.

넷, “직접시공제”를 대형공사로 확대해야 고질적인 하도급문제가 사라진다.

불공정거래행위의 핵심은 ‘하도급’이다. 우리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종속적인 하도급관계를 악용하여 부당한 폭리와 불법적 비자금을 확보해 왔음을 잘 알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칸막이식 업역구조와 다단계 건설생산구조를 용인하고 있는 현행의 잘못된 규제에 기인하고 있다.

선진외국은 건설산업을 규제하고 있는 법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칙적으로 직접시공은 당연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단계 하청구조를 당연시하여 대형건설사들을 수주Broker化 및 하도급 착취기업으로 만들고 말았다. 정부는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공공공사의 51%를 직접시공을 의무화하여, 공사비 가로채기에 몰두하는 대형건설업체들을 정상화시키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한다

다섯, 철저한 사후평가를 거쳐 부실평가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켜야한다

공공건설사업의 실패의 원인은 비전문가인 정책관료와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나 선거 공약으로 개발약속을 하고 이후 제대로 사업계획과 사업타당성 검증도 없이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책사업의 사업평가제를 지난 2000년 도입하였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다. 사후평가가 실행되지 않는 것은 그간의 공공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책사업의 사후평가제를 철저히 실행하여 예산낭비는 물론 타당성 없는 사업들이 반복되어 추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실련은 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방안이 부분적으로 발전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적산기준, 직접시공제 등이 추가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업역구조 폐지, 턴키 등 발주방식 다양화 및 공정거래행위의 개선등의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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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기 국장, 김성달 간사(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