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는 법률적인 근거가 없을 뿐더러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전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민투표와는 달리 여론조사는 설문 대상자 수가 천여명 정도로 한정되어 있고 조사기관의 의도에 맞는 결과를 유도하기 위한 질문 작성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그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안부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려고 하는 것은 여론조사를 빌미로 주민투표를 생략하고 통합을 서둘러 강행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군 통합이나 경계조정 등 구역개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의견이다. 지역주민들 사이에 토론과 담론을 통하여 올바른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주민들이 발견할 수 있는 절차인 주민투표마저 실시하지 않고 통합을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통합 논의에 있어서 지역주민들은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군 통합 논의에서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오간데 없고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의 통합 추진 주장만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등 행정구역개편에 관해서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에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민여론조사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행정안전부는 여론조사를 핑계로 주민투표를 생략하고 피상적이고 신뢰하기 어려운 주민여론조사로 대치하려는 행정안전부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통합 건의 대상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의 진지한 토론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 행정구역개편이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객관적인 사실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통합에 관한 지역주민의 의사를 묻는 절차는 법적근거가 없는 여론조사가 아닌 주민투표를 통해 반드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지금처럼 시한에 쫓겨 졸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자율’통합이 아닌 인위적 ‘강제’ 통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대한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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