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18대 국회가 개원한지 1년여가 지나고 18대 국회의 두 번째 정기국회가 다시 시작되었다. 지난 1년 동안은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으로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18대 국회 1년여동안 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는 지난 국회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국회의원이 정부와 더불어 법안 발의권을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입법권은 국회의원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에서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은 국민의 대표로서 의원 개개인의 성실성과 전문성을 가늠하는 주요지표라 할 수 있다.

경실련은 정기국회 2년차를 맞아 18대 국회 개원이후 올 8월 31일까지 지난 1년여동안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국회의원 법안 발의 및 가결 내용을 분석해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단순히 법안 발의를 양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원들의 법안 발의 형태나 내용은 어떠했는지 질적인 평가를 하고자 했다.

이번 분석 및 평가 결과를 보면 17대 국회에 비해 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에 상응하는 질 높은 법안이 제출되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특히 동일한 규정(양벌조항과 같은 처벌조항 개정, 면직 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 수개의 법안들을 한꺼번에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한 발의 건수의 양적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한 동일한 법률안을 내용을 달리해 잇따라 제출하는 경우도 상당수 나타나고 있었으며 철회법안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결 법안 역시 발의 법안과 마찬가지로 많은 의원들 대부분은 의원 개인의 창의적인 입법 연구와 노력을 통한 가결이라고 보다는 법률 정비와 이에 따른 연관된 법안 정비를 성격으로 인한 가결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경실련의 평가를 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건수 늘리기에 치중하기 보다는 법안의 질을 높이고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하기 위한 의원들의 신중한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18대 국회 1년 국회의원 법안발의 및 가결 분석 및 평가 보고서

1. 취지

- 국회의원은 정부와 더불어 법안 발의권을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입법권은 국회의원의 권리이자 의무임.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 실태는 국민의 대표로서 의원 개개인의 성실성과 전문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라고 할 수 있음.

- 18대 국회가 개원한지 1년여가 지나 2년차 정기국회가 열리는 시점에서 경실련은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국회의원 법안 발의 내용을 분석해 평가를 실시했음. 이번 분석은 단순히 법안발의를 양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원들의 법안 발의 형태나 내용은 어떠했는지 질적인 평가를 하고자 했음.

- 이번 평가를 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건수 늘리기에 치중하기 보다는 법안의 질을 높이고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하기 위한 의원들의 신중한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함.

2. 분석 자료 및 대상

- 분석 자료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사이트의 18대 국회 개원(2008년 5월 31일) 이후 2009년 8월 31일까지의 의원 발의 법안(1인발의 및 대표발의) 및 처리 결과

- 분석대상 : 18대 국회의원(의원직 중도 사퇴, 의원직 박탈, 비례대표 승계 의원, 보궐및 재선거 당선자 포함 총 306명)

3. 의원 법안 발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1) 발의 현황

- 18대 국회 개원 이후 2009년 8월 31일까지 18대 국회의원 법안 발의 건수는 총 4,599건임. 그러나 지난 1년여 동안 급증한 발의 후 철회 법안(413건)을 제외하면 실제 발의 건수는 4,186건이라 할 수 있음.

17대 국회 4년 동안의 의원 발의 건수가 총 5,728건(위원장 발의 건수 제외)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18대 국회 임기 1년여 만에 지난 17대 국회의 73.07%에 육박하는 건수를 기록하고 있어 양적으로는 엄청나게 증가한 것임.

- 이는 국회의원 1인당 13.68건을 발의한 것으로 국회의원 1인이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법안을 발의한 셈임.

<법안 발의 0건인 현역의원들>

- 2009.8.31. 기준으로 법안 발의가 1건도 없는 현역의원은 총 11명이지만, 이들 중 장관을 겸직하거나 재보궐 선거나 의원직 승계를 통해 뒤늦게 임기를 시작한 의원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발의 실적이 1건도 없는 의원은 아래 5명임.

<실질적으로 1건도 발의 실적이 없는 의원-5명>
이상득(한나라당/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이영애(자유선진당/비례대표)
정의화(한나라당/부산 중구동구)
조순형(자유선진당/비례대표)
현경병(한나라당/서울 노원갑)

- 실질적으로 발의 건수가 하나도 없는 위 5명의 국회의원은 1년여의 기간동안 의원직을 수행하고 있음. 입법 활동은 국회의원의 고유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에서 1년여의 시간동안 발의법안이 1건도 없었다는 것은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에 대한 분발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음.

-기타 겸직이나 재보궐선거, 의원직 승계로 의원 임기를 뒤늦게 시작함으로 인해 법안 발의실적이 없는 의원 6명임

김형오(국회의장)
전재희(한나라당/경기 광명을/2008년 8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취임)
이두아(한나라당/비례대표/2009년 3월 4일 의원직 승계)
홍영표(민주당/인천 부평을/2009년 4월30일 재보궐선거 당선)
정동영(무소속/전북 전주덕진/2009년 4월 30일 재보궐선거 당선)
신 건(무소속/전북 전주완산갑/2009년 4월 30일 재보궐선거 당선)

2) 의원 발의의 문제점

- 철회법안을 제외한 실제 법안 발의 건수가 많은 의원들을 살펴보면 이명수 의원(자유선진당/ 121건), 김종률 의원(민주당/101건), 임두성 의원(한나라당/100건), 진수희 의원(한나라당 의원/94건), 정진석 의원(한나라당/93건), 강창일 의원(민주당/66건), 박은수 의원(민주당/57건), 이성헌 의원(한나라당/54건), 이주영(한나라당/54건), 김춘진(민주당/54건) 등이었음.

- 하지만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법안 정비와 관련된 발의 건수만 많았을 뿐 건수에 상응하는 질 높은 법안을 발의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웠음(아래 문제점 분석 참조).

(1) 동일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 수개의 법안 일괄 제출

- 동일한 규정(양벌조항과 같은 처벌조항 개정, 면직 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 수개의 법안들을 한꺼번에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한 발의 건수의 양적 증가가 두드러짐.

- 이 법안들의 대부분은 1-2개 조항을 단순하게 고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법안 정비의 성격이 강한 법안들이라 할 수 있음. 물론 단순하게 한 두 조항 고치는 개정안이더라도 시급하고 중요한 법안들이 있을 수 있으나 법안의 발의 건수에 비해 가결 실적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보면 실적 부풀리기 용 법안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 사실임. 의원들의 경쟁적인 법안의 무더기 제출로 인해 정작 중요한 법안들이 국회 안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음.

▣ 구체적인 실태들을 살펴보면

사례 1) 영업주 책임주의에 관한 양벌 규정이 적용되는 364건의 법안 일괄 제출

- 지난해 10월말 홍준표 의원, 임태희 의원, 주호영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가 11월 28일 철회된 361건의 법안은 ‘영업주 책임주의에 관한 양벌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안들이었음. 야당의 반발로 이 법안들이 규제개혁특위로 넘어가면서 일괄 철회되었음(2008년 11월 28일).

- 이 법안들은 다시 규제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이명수 의원(83건/자유선진당), 김종률 의원(90건/민주당), 진수희 의원(90건/한나라당)과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91건/한나라당)에 고르게 나뉘어 총 364건으로 재발의 되었음.

이로 인해 네 명의 의원들은 법안 발의 건수가 최상위 그룹으로 나타났음. 이 법안들을 제외하면 이명수 의원(38건), 김종률 의원(11건), 진수희 의원(4건)이었으며 정진석 의원은 2건에 불과함.

사례 2) 위원회의 위법한 결정시 재심 등이 가능토록 하는 규정이 적용되는 관련 법안 일괄 제출

- 권경석 의원의 경우 44건의 발의 법안 중 17건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과 관련한 법안들로 개정 내용은 모두 위원회가 위법한 결정을 하는 경우 국무총리가 재심이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법안임.

사례 3) 공공기관운영법 제정에 따른 관련 법 조항 정비 내용을 담은 법안 일괄 제출

-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한 이달곤 의원의 경우 총 44건을 발의했는데 지난해 12월 16일 발의한 10개의 법안 중 9개의 법안은 공공기관운영법 제정에 따른 관련 법률들의 조항 정비 내용을 담고 있음. 이달곤 의원은 또한 광물수입·판매부과금 부과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동일 내용의 적용을 받는 광업법,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을 함께 제출하기도 했음.

사례 4) 대통령령 혹은 법률로 규정해야할 조항들의 정비 내용을 담은 법안 일괄 제출

- 이상민 의원(총 44건 발의)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26일 발의된 14건의 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규정 혹은 법률로 규정해야할 내용들을 정리한 것임.

사례 5) 장애인 시설 설치, 정신질환자의 면직 규정 삭제 등이 적용되는 관련 법안 일괄 제출

- 총 57건을 발의한 박은수 의원의 경우 올해 4월 3일 46건의 법안을 발의했음. 이 법안들의 대부분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면직 규정을 삭제하거나 장애인 시설 설치 관련된 내용들을 담고 있는 법안들이었음.

- 총 53건을 발의한 김춘진 의원의 경우 절반이 넘는 29건의 법안을 올해 6월 18일 발의했음. 이 법안들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경미한 정신질환자와 마약류중독자의 경우, 사회참여와 자립을 가능하도록 결격사유를 완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들이었음.

그 밖의 사례로 임두성 의원의 경우 ‘부부근로자나 공무원이 근거리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적용될 수 있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군인복지기본법 개정안, 근로자복지기본법 개정안 등 5건의 법안을 지난해 9월 30일 일괄 제출했으며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의 생활안정 및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4건의 법안을 2008년 7월 15일 발의했음.

강창일 의원도 66건의 발의 법안 중 8건은 ‘위그선의 실용화에 대비한 규정’의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수상레저안전법 개정안, 선박직원법 개정안 등 8건의 법안을 지난해 11월 18일 발의했음.

(2) 동일한 법률 개정안의 잇따른 제출

- 동일한 법률안을 내용을 달리해 잇따라 제출하는 경우도 상당수 나타나고 있음. 한두조항의 개정 내용만으로 일단 법안을 제출하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한두 조항을 고치는 내용으로 법안을 발의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났음. 심지어 3일 연속 제출되는 경우도 있었음. 법안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심도 있는 검토를 하지 않음으로 인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발의 건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움.

▣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사례 1) 임두성 의원의 경우 화장품법 개정안, 혈액관리법 개정안,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 의료기기법 개정안, 의료급여법 개정안, 식품위생법개정안,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등 총 9개의 법률안을 2차례 제출했으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9월 5일, 10월 28일, 3월 6일 3차례에 걸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음.

사례 2) 이주영 의원의 경우 선거법 개정안을 3차례 제출했는데 지난해 7월 23일, 24일, 25일 3일 연속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두 한두 조항을 개정하는데 그치는 내용임.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28일, 올 2월 2일, 4월 1일 세 차례에 걸쳐 제출했으며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지난해 11월 28일, 올 2월 2일에 제출했음.

사례 3) 심재철 의원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8일, 11월 12일, 올해 4월 16일 세 차례에 걸쳐 제출했으며 의료법 개정안,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두 차례 제출했음.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경우 12월 16일, 17일 이틀 연속 제출했음.

사례 4) 권경석 의원도 지방세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18일, 12월 2일, 올해 3월 16일 세 차례 제출한 것을 비롯해 국회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두 차례 제출했음.

사례 5) 전현희 의원의 경우 4개의 법률안을 2-3차례 걸쳐 나누어 제출했으며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21일, 7월 24일, 11월 10일 3차례에 걸쳐 제출했음.

그 밖에 사례로 강창일 의원은 항공법 개정안, 공직선거법 개정안, 건축법 개정안을 각각 두차례 제출했으며 이상민 의원은 전투경찰대설치법 개정안,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을 12월 26일에 제출하고 3일 후인 12월 29일에 제출했음. 김동철 의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개정안을 지난해 12월 29일 제출했고 열흘 후인 1월 8일에도 제출했음. 양승조 의원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두차례 제출했음.

(3) 발의 후 철회법안의 급증

- 18대 국회 첫 1년 동안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총 4,599건 중 철회 법안은 총 413건으로 전체 발의 건수의 8.98%를 차지했음. 17대 국회 4년 동안 전체 철회 건수가 86건(전체 발의건수 1.35%)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철회건수가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특히 홍준표 의원(202건), 임태희 의원(81건), 주호영 의원(79건) 등의 철회건수가 두드러지게 많았음. 이들은 모두 362건을 철회했는데 이는 전체 철회 건수인 402건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 362건 중 361건의 법안은 모두 ‘영업주가 종업원 등에 대한 관리·감독상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처벌을 면하게 하도록 양벌규정’을 개정하는 동일한 내용의 적용을 받는 법안들로 모두 1인발의 형태를 띠고 있었음. 이들 법안들은 당론으로 발의되었다가 야당의 반발로 규제개혁특위로 넘기게 되면서 지난 11월 28일 모두 철회된 법안들임.

- 한 건 이상 법안을 철회한 의원은 모두 44명이었으며 위에서 언급한 세 의원의 362건을 제외한 철회건수는 54건으로 나타남. 그런데 이 54건의 절반이상인 30건이 철회된 날 다시 재발의 함.

- 철회법안의 급증은 부실한 입법 준비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임. 법안 발의 실적에 급급해 법안의 실효성이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발의하거나 정부 부처나 업계의 민원을 받아 발의하는 선심성 입법으로 제출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뒤늦게 철회하거나 일부 수정해 다시 재발의 하는 것으로 보임.

(4) 의원들이 정부를 대신해 발의하는 청부 발의 증가

- 의원들이 정부를 대신해 법안을 발의하는 이른바 청부입법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임. 정부가 입법예고나 부처협의 등 입법에 소요되는 기간과 사회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원들이 정부를 대신해 우회적으로 조용히 법안을 발의하는 것임. 의원들도 발의 건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 없이 대리로 발의해주고 상황임. 특히 우회적으로 이루어지는 법안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들인 경우가 많아 더욱 문제라고 할 수 있음.

- 청부입법의 경우 언론 등에 보도되지 않으면 거의 지적해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우회 입법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임. 정부를 대리한 우회 입법은 법안 입안 단계에서의 분석이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법안에 대한 의원의 책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음.

- 금산분리 완화법안인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공성진 의원), 은행법 개정안(박종희 의원)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음. 이들 법안은 정부 금융위원회가 08.10.13 입법예고를 하고 의견수렴까지 하고도 갑자기 입법절차를 중단하다가 11월말에 정부안 그대로 발의 된 것임. 정부가 입법논란을 피하고 입법기간을 단축하고자 의원발의를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음.

4. 의원 발의 법안에 대한 가결 현황 및 문제점

1) 가결 현황

-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대한 가결 분석은 원안 가결과 수정 가결된 법안들만을 대상으로 삼았음. 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법안들을 중복 제출할 경우 소속 상임위에서 일괄 심사하면서 상임위원장의 단일 대안으로 처리되어 의원들의 법안이 폐기되는 경우(대안 폐기)가 많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우 개별 의원 법안이 대안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를 실제로 측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했음.

- 18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 8월 31일까지 원안가결과 수정가결을 합한 전체 국회의원들의 발의법안에 대한 가결건수는 203건으로 의원 발의 건수 대비 4.85%의 가결률을 보이고 있음. 1년이 지나지 않은 기간임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가결률이 21.14%였던 17대 국회에 비해 가결률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는 상황임. 발의는 17대에 비해 매우 높게(18대 국회 임기 1년 만에 지난 17대 국회의 73.07%에 육박하는 건수)나타났으나 오히려 가결률이 떨어지는 상황은 이 만큼 현재의 의원발의 수준이 높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임.

- 지난 1년 동안 1건이라도 법안을 발의한 291명의 의원 중 발의한 법안을 한 건 이상 가결시킨 의원은 총 96명으로 1/3 수준인 32.99%에 불과함. 이중 2건 이상 가결시킨 의원은 30명에 불과함.

- 가결 건수가 많은 의원들을 살펴보면 정진석 의원(한나라당/29건), 김종률 의원(민주당/26건), 이명수 의원(자유선진당/13건), 진수희 의원(한나라당/5건), 박민식(한나라당 4건), 이명규 의원(한나라당/4건) 등임.

하지만 발의 법안과 마찬가지로 가결 법안이 많은 의원들 대부분은 의원 개인의 창의적인 입법 연구와 노력을 통한 가결이라고 보다는 법률 정비와 이에 따른 연관된 법안 정비를 성격으로 인한 가결이 많았음.

2) 가결 내용 분석

(1) 여, 야간 나눠먹기 발의와 가결

- 가결 건수가 많은 정진석 의원(29건), 김종률 의원(26건), 이명수 의원(13건), 진수희 의원(5건) 등 네 명이 가결시킨 모든 법안들은 앞서 발의 법안의 문제점에서 지적했던 대로 규제개혁특위를 통해 여야합의에 의해 나누어 발의한 양벌규정 적용 관련 법안들이어서 사실상 의원 개인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여야 합의에 의한 법안 발의를 통한 가결이라 볼 수 있음.

(2) 상호 연관되거나 동일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 법안들의 가결

- 서로 연관되어 있어 동시에 가결될 수밖에 없거나 동일한 개정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여러 법안의 경우에 함께 가결되는 경우가 많았음.

▣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사례 1) 행자부 장관 임명 후 의원직 사퇴한 이달곤 의원의 경우 모두 4건을 가결시켰는데 이중 2건은 공공기관운영법과 관련된 내용이었음. 원안 가결시킨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공공기관운영법 제정에 따른 종전의 정부투자자기관과 정부산하기관을 인용하는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수정 가결된 국어기본법 개정안은 공공기관운영법 제정에 따른 개념 해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음.

사례 2) 박민식 의원의 경우 4건을 가결시켰는데 이중 원안 가결된 3건은 지난해 12월 31일 발의되어 4월 17일 가결된 법안들로 인가·허가·면허 등의 취소나 철회 시 청문규정을 두는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음.

사례 3) 이명규 의원은 올 4월 29일에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원안 가결시키고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수정가결시켰음. 이 두 법안은 상호 연관된 법안으로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내용 중 중소기업제품의 구매 촉진과 판로 확대 부분을 분리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하는 것임.

사례 4) 김영선 의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 한국정책금융공사법안,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 등 모두 3건을 수정 가결시켰는데 이중 한국정책금융공사법안과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은행 민영화에 따른 내용으로 서로 연관되어있는 법안이라 할 수 있으며 현재 야당으로부터 정부 대리입법 논란에 휩싸여 있음.

사례 5) 소방공무원법 개정안, 경찰공무원법 개정안, 통계법 개정안 등 모두 3건을 가결시킨 서병수 의원은 2008년 12월 8일 가결시킨 소방공무원법 개정안과 경찰공무원 개정안 등 2건은 모두 연령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

사례 6) 이윤성 의원은 지난해 12월 2일 대외무역법 개정안, 불공정무역행위조사및산업피해구제에관한법률 개정안 등 2건을 원안 가결시켰음. 이 두 법안은 모두 불공정무역행위의 벌칙규정의 정비 내용을 담고 있음.

6. 의원 입법 발의의 개선 방안

- 이번 분석 결과에서 보듯이 18대 국회 1년여 동안 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 하지만 가결건수나 법안의 내용으로 볼 때 발의 건수 실적 올리기 등 질적으로는 부실한 입법이 계속 되고 있고, 단순 법안 정비 성격의 입법들이 늘고 있음. 부실한 법안들이 한꺼번에 제출됨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법안들이 심의에 있어서도 소홀해지거나 시간에 쫓겨 부실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음. 따라서 의원 개개인들이 책임성을 갖고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내실 있고 완성도 높은 법안 발의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임. 또한 이를 위해 의원 입법을 보다 내실 있게 만들기 위한 개선 방안들이 조속히 마련되어야할 것임.

1) 입안단계에서의 입법예고 도입

- 정부가 법안을 발의할 때 일정기간 입법예고하는 것과 같이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도 일정기간 입법예고를 통해 이해관계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종합해 발의 법안에 포함하도록 해 이후 입법 심의 과정에 반영토록 하는 것이 필요함.

- 현재 국회법(제82조의2)에는 의원발의 법률안에 대한 입법예고 규정이 있음. 하지만 이 규정은 의무가 아닌 임의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사문화된 상황으로 입법예고는 시행되지 않고 있음. 국회법에는 입법예고의 방법과 절차 등을 국회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국회 규칙은 제정되지 않고 있음. 의원들이 법안 발의 단계나 법안 심의 前 단계에서 입법 예고를 하도록 해 보다 내실 있고 신중한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입법예고 절차와 방법에 관한 규칙을 조속히 제정하여 이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함.

2) 입법공청회와 청문회의 실효성 확보

- 현재 국회법상 제정 법률안 및 전문개정법률안에 대한 위원회 심사시 공청회나 청문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음. 하지만 위원회 의결로 공청회나 청문회를 생략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어 생략하는 경우가 많으며 입법 청문회는 거의 개최된 적이 없음.

- 부실한 법안의 무분별한 제출을 막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법률안의 타당성, 효율성, 위헌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공청회나 청문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할 것임. 위원회의 법안심의단계에서는 사문화된 청문회를 활성화시켜 보다 효율적인 심의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음.

3) 입법지원 조직 강화를 통한 법안 발의 전 입법 조사, 심사 절차 강화

- 법안의 질보다는 실적 늘리기, 마구잡이식 법안 제출이나 정부 입법을 대신하는 이른바 청부 입법을 막기 위해서는 의원입법의 입안 과정을 정부 입법 절차와 같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기까지의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 필요가 있음. 규제심사나 비용추계에 대한 평가, 위헌성에 대한 사전 검토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음.

-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위원회의 전문위원 외에 법률안을 체계적으로 성안하여 제공하는 국회사무처의 법제실, 법률안의 소요비용을 추계하는 국회예산정책처, 입법자료수집과 추상적인 정책의 구체화를 담당하는 국회입법조사처 등이 있음. 이러한 입법지원조직들이 인원 및 전문성 확보 등을 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함.

4) 의원입법 발의절차에 관한 세부적 규칙 제정

- 의원들이 보다 신중하고 완성도 높은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앞선 다양한 개선방안들을 포함해 입안에서부터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절차를 규정할 필요가 있음. 입법을 위한 조사 분석, 관련기관과의 협의, 입법예고, 공청회 등의 절차를 규정함으로써 법안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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