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성명-시·군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즉각 중단하라

2009-10-07 10:27
서울--(뉴스와이어)--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는 18개 지역의 46개 지방자치단체가 통합건의서를 제출했으며 통합건의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주민, 지방의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여론조사에서 주민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곧바로 해당 지방의회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의회가 모두 통합에 찬성하면 주민투표는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 행안부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방식으로 주민투표가 아닌 법적 근거가 없고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사실상 배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시·군 통합은 지역간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어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편의 등 통합이 가져오는 이해득실에 대해 지역주민들 사이의 충분한 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다. 또한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 등 일방적인 홍보만 있을 뿐 지역 주민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논의의 절차나 과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하고 진지한 논의 과정을 거칠 시간도 갖지 않고 천여명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 과연 얼마나 많은 지역주민들이 통합 건의가 이루어진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내에 통합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장단점들을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는 법률적인 근거가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등 행정구역개편에 관해서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에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민여론조사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더구나 여론조사는 질문의 작성 방식이나 대상자 선정 등 조사기관의 의도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다. 시.군 통합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있어 신뢰할 수 없는 주민여론조사의 결과만으로 주민투표를 생략하고 지방의회 의결만으로 시.군 통합을 서둘러 결정하려는 행안부의 저의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시.군 통합 등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의견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 토론과 담론을 통해 올바른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주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주민투표와 같은 절차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민투표마저 실시하지 않고 통합을 결정하는 것은 통합 논의에 있어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군 통합 논의는 지역주민 간의 진지한 논의 는 사라지고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의 통합 찬반 주장으로 인한 갈등만 증폭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행안부는 통합 건의 대상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시.군 통합 논의는 주민들의 진지한 토론과 논의 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단시간 내에 여론조사를 강행해 시.군 통합을 서둘러 결정한다면 오히려 통합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는 지역주민 간의 갈등과 반발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결국 그 책임은 정부에 돌아갈 것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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