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명실상부한 선진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투명해지고 깨끗해져야 한다는 데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향하는 바가 지고(至高)의 가치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다면 본래의 좋은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이런 점에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부패방지법중개정법률안’이『국가청렴위원회가 기업의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사항의 수립·권고와 이를 위한 자료제출들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안 제11조 제1호 및 제21조)』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정부는 현 부패방지법이 공공부문의 부패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민간부문의 부패에 대한 제도개선 노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따라서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부패와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민간부문의 부패도 함께 해소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동개정법률안의 제안이유를 설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부패방지 효과를 높여 국가청렴도 뿐만 아니라 대외적 신인도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직속의 부패방지위원회가 기업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추가로 갖게 된다면 새로운 규제기구의 탄생과 함께 중복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불필요한 기업관련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거나 줄이려는 참여정부의 기본정책방향과 상치되며, 부처 이기주의로도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최근 기업들이 투명경영·윤리경영의 실천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시키겠다는 것은 자칫하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동 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기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어 반영되지 않았다는 기업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입법과정은 물론 법안마련 과정에서부터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정부의 정책은 시장과 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파급효과에 대한 세심한 고려보다 ‘기업의 투명성 제고’라는 대의명분에만 집착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혹시 이번 개정법률안이 기업이 부패의 온상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반기업정서를 부추기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끝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정부의 영향력이 막강한 상황 하에서는 정부의 실패(Gov't Failure)가 시장과 경제전반에 걸쳐 훨씬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간과되서는 안된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이같은 점들이 충분히 고려되어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

2005. 4. 27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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