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와이어)--제4차 <인천도시포럼> 지상중계

‘문화재’는 재산이 아닌 물려주어야 할 ‘문화유산’
‘인천의 자연, 문화유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열려

<개요>
주제 : 인천 지역 자연, 문화유산과 바람직한 보존 방안
일시 : 2005년 5월 20일 금요일 오후 2-5시
장소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인천지역대학 7층 강당(서해당)
주최 :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후원 :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환경과생명, 인천광역시

<취지>
"역사와 문화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인천의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하여"라는 모토 아래 지난해 5월 15일 발족한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가 발족 1년을 맞아 제4차 <인천도시포럼>을 개최하였다. 과거의 문화재나 천연기념물 같은 정태적 개념으로는 변화하는 도시 현실에서 인천이 가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인천 지역의 자연, 문화유산과 바람직한 보존 방안”을 주제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인천지역대학 7층 강당에서 개최된 이날 포럼에는 지역 내외의 전문가와 단체가 함께 모여 인천 지역의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실태를 되돌아보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는 뜻 깊은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주제발표>
첫 번째 발제로 나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자연 및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원리와 적용」이란 발제문을 통해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통상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오늘날의 도시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자연,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국내외 동향을 자세히 소개하였다. 1895년에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서구의 관점에서 보면 낡은 운동이지만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데, 이는 동아시아지역이 급격한 근대화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자연 및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인식한 결과로 21세기에도 주요한 운동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시민들의 쌈지돈을 모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한국에서는 빠르게 정착되었으나, 최근 들어 특정한 거액 기탁자에 의해 운동의 본래 취지가 왜곡될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 조명래 교수는, 인천 지역의 경우에는 지역의 실정에 맞게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방식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인천 중구 일원의 근대건축물에 대해서는 특히 여러 단체 및 인천시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전운동이 시급하다고 지적하였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도 이 지역 근대건축물에 대한 매입 계획을 갖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인천시민들의 자연,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라고 재차 강조하였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관리 실태와 대안」이라는 발제를 통해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을 그대로 베껴 1963년에 제정된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인 만들어진 사례를 들어, 현재 우리의 문화유산 관리 실태의 여러 문제점과 함께 그 대안을 적나라하게 제기하였다. 그 첫 번째 대안이 개념의 재규정인데 “재산이나 소유물 개념의 ‘문화재’(property) 개념을 우리가 하루 빨리 버리고 물려받는 것 혹은 유산, 전통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문화유산'(heritage)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문화유산 보호정책을 보는 일각의 시각이 아직도 ‘행정규제’라는 측면에서 보는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고 ‘미래를 위한 보험정책’이라는 시각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황평우 소장은 국보나 보물 같이 문화유산에 등급을 매기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잘못 배운 개념이고 이러한 개념 때문에 문화유산에 대한 차별적 시각을 갖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국보폐지론’을 강하게 주창하였다.
문화재 반경 500미터 내의 건축행위에 대한 문화재청의 사전 조사 및 허가제가 최근 경기도에 의해 최초로 폐기된 것은, 앞으로 문화유산의 가치가 경제논리와 정치논리에 의해 더욱 심각하게 훼손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하나의 법안 안에 난삽하게 열거되어 있는 문화재보호법의 개정을 통해서 문화유산과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국가유공자’처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적극적인 문화유산 보전정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인천 지역의 경우, 지역사회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전문성을 갖춰가면서 타지역, 단체와의 연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며, 오는 7-8월에 실시하는 근대문화유산 전국순례의 두 번째 방문지가 인천인데, 그 때를 계기로 문화유산보전을 위한 전국 시민단체 연대를 모색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인천의 문화유산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발제를 맡은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연구위원은 먼저 문화재 개념의 문제점과 함께 문화유산 개념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황평우 소장의 견해에 동의를 표하면서 “인천의 경우, 문화정책의 미시화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일례로 문화예술진흥기금의 몇 억원을 나눠쓰는데 있어서는 수많은 문화인들이 다투어 관심을 표하지만, 오늘과 같은 주제로 문화정책의 골간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문화인들을 볼 수 없는 것이 오늘 인천의 문화의 적나라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고 지적하였다. 인천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지금까지 인천 지역에서는 주로 관리에만 초점을 맞ㅇ추는 데 그친 아쉬움이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문화유산 개념의 재정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현재 지정되어 있는 인천 문화재의 특성이 인천의 지역적 정체성을 대변하지 못한다든가, 구군별로 편중이 심각한 점, 그리고 인천을 대변하는 기록문화유산이 빈약하다는 점, 해양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해양과 관련한 문화유산이 빈약하다는 점, 그리고 문화유산을 단순히 관광자원으로 왜곡되게 바라보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특히 인천지역은 문화유산 개념을 확대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태적인 ‘문화재’ 개념에서 벗어나서 인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문화유산 정책을 수립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기초로서 인천의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인천이 국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천이 지닌 다양한 문화자원에 대해 스스로의 이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인천 지역 자연유산의 현실과 보전 방향」이란 발제를 통해서 “인천에 보전할만한 자연유산이 과연 있는가?”라는 회의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작하였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게 된 데에는 경제적 가치와 도시개발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연환경을 돌보지 않은 결과 백척간두에 선 인천의 열악한 환경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자동차와 공단, 인천항과 인천공항, 그리고 영흥도 석탄화력발전소 등에서 쏟아져나오는 오염물질로 인천의 대기환경은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으며, 녹지, 하천, 바다, 섬 등을 비롯한 모든 자연환경이 이미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인천 지역에는 정부가 지정한 환경보호지역이 있는데, 단일 문화재 지정구역으로는 가장 넓은 강화 남단갯벌의 저어새 보호지역을 비롯하여 하천천퇴의 특이한 지형경관을 보여주는 대이작도 주변의 생태계보전지역, 장봉도 일대의 습지호보호지역 등을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주민들의 민원과 각종 개발계획으로 인하여 점차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데,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와 자연환경의 보존 문제는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하였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자연유산의 개념 확대 및 그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주민과 함께 하는 자연유산 보전운동이 되어야 하며, 인천광역시가 자연유산 보전운동에 앞장서야 할 것, 내셔널트러스트가 매입보전하고 있는 강화 매화마름서식지처럼 보다 다양한 보전운동이 전개되어야 하며, 자연유산보호운동과 함께 훼손된 자연환경에 대한 환경복원운동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토론의 주내용>
발제자 네 분의 발제에 이어 박병상 인천도시생태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윤용구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흥렬 가톨릭환경연대 집행위원장, 김현윤 해반문화사랑회 운영위원, 이희환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이 참여하여 열린 질의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을 통해 나온 공통된 의견들은 문화재 개념이나 천연기념물 개념과 낡은 개념을 버리고,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개발과 파괴로 이어졌던 지난날의 전철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아울러 인천 지역의 경우는 지역의 특성에 걸맞게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자연, 문화유산 보전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일례로 인천만이 갖고 있는 갯벌을 테마로 한 갯벌박물관이나, 인천항 개항 전후 국제문화가 꽃피었고 한국전쟁을 계기로 황해도 주민들이 대규모로 정착하였으며, 도시화 과정에서 전국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살고 있는 인천의 특성을 들어 ‘생활사박물관’ 같은 것을 테마로 한 문화유산의 발굴,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보전운동도 중요하지만, 훼손된 도시경관이나 문학산 같은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운동, 새로운 문화유산을 창조하는 운동, 나아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결합한 유산의 확장운동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평가>
그러나 이날 포럼에는 인천시의 문화재 담당 부서의 공무원은 물론이려니와 최근에 설립된 인천문화재단의 관계자들도 찾지를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의 많은 문화단체 관계자들이나 환경단체 관계자들도 볼 수가 없는 쓸쓸한 자리가 되고 말았다. 문화와 환경이 별개가 아니듯 문화운동과 환경운동이 별개의 영역일 수가 없는 것이 거대도시 인천의 도시상황일텐데, 열띤 주제발표와 토론에 비해 인천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발굴, 보호하기 위한 길을 아직도 먼 길을 가야하는 듯해 아쉬웠다.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개요
인천의 도시공간에 대한 대안적 참여 모색하는 시민단체

웹사이트: http://cafe.daum.net/citylight

연락처

032-77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