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의원단은 6월 11일 개최되는 한미정상회담이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미동맹의 전환에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충분히 공감하며,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민주노동당 의원단의 입장을 천명하고자 합니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분명히 밝히고,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훼손하는 합의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른바 ‘추가적 조치’ 등 대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은 한반도 위기를 가중시킬 뿐 북핵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스텔스 전폭기 한반도 배치와 외신을 통해 알려진 미국의 대북 핵 선제공격 계획인 CONPLAN 8022, 북한 내부의 우발적인 사태에도 개입하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직전 단계까지 발전시키기로 한 최근 한미간 합의 등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만을 가중시키고 북한의 강한 반발만을 불러올 뿐입니다. 또한 극과 극을 오가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의 북에 대한 언급은 북핵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일련의 조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심각한 우려와 반대 입장을 제대로 읽고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대북 적대정책은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미국측에 분명히 인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미국의 의지와 나아가 평화공존을 확약하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미국측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모처럼 마련된 남북관계 정상화 계기의 중요성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교류·협력의 활성화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긴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한 어조로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측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인정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미국의 군사적 일방주의의 산물인 전략적 유연성은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며 장기적인 국가 이익에도 배치됩니다. 아울러 전략적 유연성 인정은 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도 위배되며, 북한의 반발을 불러와 북핵문제 해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나아가 전략적 유연성과 동전의 양면인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군비증강은 동북아의 군비 경쟁에 가속도를 붙여 동북아 평화를 심각하게 저해할 것입니다.
끝으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측의 자이툰 부대 임무 변경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라크 침략 이후 연이은 테러와 저항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은 자이툰 부대의 임무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전투행위 개입인 경계지원 임무를 자이툰 부대가 담당한다면 이는 곧 테러의 표적지 위에 걸어 올라가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파병한 많은 나라들이 이미 철군했거나 철군을 준비 중입니다. 자이툰 부대 철군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자이툰 임무 변경 요구는 절대로 수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와 중요성을 인식하여,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와 한미동맹의 바람직한 재편에 대한 분명한 뜻을 미국측에 전달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의 운명이 걸린 이번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한 초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당당하고 단호한 자세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005. 6. 9.
민주노동당 의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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