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故김선일씨가 피살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주었습니다. 전 국민들은 김선일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고, 먼 이국땅에서 땀 흘려 일하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에 대해 더욱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호소했고, 민주노동당을 포함해제 시민사회단체에서 목숨을 건 단식으로 요구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외면한 채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자이툰 부대 파병을 강행했고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습니다. 정부는 김선일씨를 버렸지만, 국민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국민 모두를 버렸다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미국은 스스로 이라크 침략전쟁은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방적인 침략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침공을 받은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미군과 파병군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잘못된 전쟁, 끊나지 않는 전쟁, 이라크 전쟁에 대해 전 세계는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스페인, 필리핀, 태국, 뉴질랜드를 포함해 9개국이 자국의 안전과 임무완료 등을 이유로 이미 작년에 철군을 완료했고, 포르투갈도 올해 4월에 철군을 끝냈습니다. 심지어 영국도 2006년 4월까지 1만 2,400명에서 3,500명으로 축소를 계획하고 있고, 미국마저도 주둔병력과 파병기간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어쩔 수 없이 끌려나온 나라들이 하나 둘씩 철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만 파병기간을 연장하고, 파병임무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자국의 병력을 축소하고 대체전력을 물색하고 있는 미국의 압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강요에 못이긴 정부가 또다시 미국의 의도에 우리 국민을 내던지려 하는 것입니다.

반면,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 지역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만도 두 번의 사고가 있었고, 6월 20일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30일에는 자이툰 부대를 직접 공격목표로 한 저항세력의 로켓포 공격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저항세력의 공격은 유독 한국군만 파병기간을 연장하고, 저항세력의 항시적인 공격목표인 유엔시설을 보호하는 임무확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만일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자이툰 부대의 임무를 확대하고 다른 나라의 파병군 철군과 반대로 파병기간을 연장한다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 공격목표는 자이툰 부대와 한국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는 제2, 제3의 김선일을 만드는 것이고, 또다시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만을 앞세워 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일입니다.

우리는 “살려달라”고 호소했던 故김선일씨의 외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파병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자이툰 부대는 안전지대에서 평화적인 재건사업만을 한다”는 정부의 초라한 변명도 이제는 거짓말이 되었습니다. 자이툰 부대는 저항세력의 목표가 되어 공격을 받고 있고, 재건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 확대로 미군의 대리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포기하는 길로 가지 않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그것은 미국의 강요를 단호히 거부하고 자이툰 부대를 지금 당장 철군하는 것입니다.

2005년 6월 22일
민주노동당 대표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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