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NGO성명, “일본 식민잔재인 ‘송도’ 지명은 철회되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만 해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지명이 바로 ‘송도’이다. 이 지명의 연원인 ‘마쓰시마(松島)’는 일본 미야기현 중부 센다이만 연안에 산재한 크고 작은 260여개의 섬들을 총칭하는 지명이다. 계절에 따라 그 아름다움이 변화무쌍하여 일본 삼경(三景)의 하나로 꼽히는 ‘마쓰시마’는 일테면 우리나라의 금강산과 같은 일본의 명소 중 하나인 것이다. 이곳에는 일본 선종 사찰의 하나인 ‘즈이간지’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산재하고 있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유적까지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이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명승의 지명을 따서 동북아의 관문도시를 표방한 신도시에 갖다 붙일 수는 없다. 없다.
조선시대의 고지도나 읍지를 찾아보아도 인천 지역의 지명에 ‘松島’란 지명은 없다. 특히 현재 ‘송도’라고 불리는 지역은 섬도 아닌 뭍에다 붙인 억지 지명인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은 조선을 강점한 이후 저들의 명승지인 ‘松島’라는 지명을 여러 곳에 마구 갖다 붙였다. 1913년 부산에서 일본거류민들이 ‘송도유원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부산시 서구 진정산 동쪽 해변을 송도해수욕장으로 개발하면서 이 명칭이 처음 사용되었다. 포항에서는 일본인 지주 대내치랑(大內治郞)이 분도(分島)의 백사장을 대여 받아 소나무를 심고 1920년대 들어서는 분도라는 고유지명 대신에 아예 ‘송도’로 지명을 바꾸었다고 한다. 1931년 이곳에 해수욕장이 개장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바로 그것이다.
인천의 ‘송도유원지’도 마찬가지다. 국내 처음으로 인공백사장을 만들어 이름이 높았던 ‘송도유원지’는 1937년 경기도의 미곡을 수탈하기 위해 개통된 수인선 개통 이후 새로 개장한 유원지로, 역시 일본 자본인 ‘송도유원주식회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인천의 ‘송도’라는 지명은 총독부의 행정기관인 인천부까지 나서서 심어놓은 더 노골적인 ‘언어의 쇠말뚝’이었다. 1936년 10월 인천부의 행정구역을 확장하면서 문학면의 일부였던 옥련리를 인천부에 편입시키고 그 지명을 ‘송도정(松島町)’이라 바꾼 것이다. 개통한 수인선의 인근 역명이 ‘송도역’으로 되었음은 물론이다.
‘송도’라는 지명에 얽힌 역사적 실상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오욕의 지명을 새로 조성하는 국제도시의 법정동 명칭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의 날’로 정하고 일본 위정자들까지 나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판국에 그들이 심어놓은 ‘언어의 쇠말뚝’을 대한민국의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의 법정동 명칭으로 사용하겠다니, 일본인들이 코웃음 칠 일이요, 국가적 망신인 것이다.
8·15 해방 직후인 1946년 인천시지명위원회가 왜식 동명을 우리말로 고치면서 ‘송도정’을 ‘옥련동’으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일제 망령이 깃든 ‘송도’를 “브랜드 가치와 대내·외적인 인지도” 그리고 일부의 타산적 지역 여론을 들어 그대로 사용한다면, 이는 역사에 크게 죄를 짓는 일이다. 연수구와 인천시는 과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도 신도시의 법정동 명칭으로 ‘송도동’을 고집할 것인가. 이처럼 중차대한 지명을 결정하면서 최소한 인천시는 ‘지명위원회’의 검토와 심의를 거쳤는가. 행정자치부 또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안다면, 당장 ‘송도동’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 부디 인천시와 행정자치부는 행정편의주의를 불식하고 시대적 과제인 과거사청산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잘못된 것을 안다면 빨리 바르게 고쳐야 한다. 그리고 법정동 신설을 추진하는 바로 지금이 그 절대 기회이다. 천혜의 갯벌을 매립하여 외국자본에 봉사코자 건설되고 있는 연수구 앞의 신도시가 과연 장밋빛 선전대로 귀착될 것인지도 걱정이다. 하지만, 그 지명마저 오욕의 지명인 ‘송도’로 타락해서는 안 된다. 그 일대를 지칭하는 고유의 지명으로 ‘먼우금’이라는 아름다운 지명이 있다. ‘아암도’도 재래의 지명이다. 이를 포함하여 사계의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전체 시민여론과 ‘지명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서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이곳의 지명을 슬기롭게 명명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일제가 박아놓은 ‘언어의 쇠말뚝’을 뽑아내는 일을 비단 인천시뿐만 아니라 전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을 정부에 정식으로 제안하는 바이다.
2005년 6월 27일
문화연대(문화유산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
새얼문화재단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 SPACE BEAM, 가톨릭환경연대,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인천작가회의, 인천환경운동연합, 터진개문화마당 황금가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
인천문인협회
인천참여자치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해반문화사랑회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개요
인천의 도시공간에 대한 대안적 참여 모색하는 시민단체
웹사이트: http://cafe.daum.net/citylight
연락처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이희환(010-7123-8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