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8월 말 경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정책 검토 차원에서 병역 관련 기관과 인권전문가, 병역거부 당사자 등이 참여하는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의견수렴 및 자료수집 절차를 거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을 주장해 온 우리 당으로서는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1천명이 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있다. 1990년 U.N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비전투적 또는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 제도를 실시하라는 국제 사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에는 “대체복무에 관한 병역법 개정안이 논의 중인 상황에서 법이 개정되면 무죄가 가능한 혐의로 구속 재판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취지로 보석 허가를 받았던 한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를 규정한 법률이 없는 현행 형사법 체계상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다는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구속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한해에도 수백 명이 넘는 청년들이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 데도 이를 현행법의 이유를 들어 처벌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이다. 잠재적 살상 목적을 내재하고 있는 전투적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에 기반을 둔 정당한 요구이다. 또한 전투적 병역위무에 대한 거부는 병역의무 전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 이상 비전투적 혹은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가 인정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동안 사형제 폐지 의견 표명,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사회보호법 폐지 권고 등 반인권적 법률들에 대해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도록 권고해온 바 있으며, 얼마 전 국회에서는 사회보호법을 폐지하고 대체법안을 마련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국가권위원회의 청문회 개최 등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우리 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실시 등에 대한 전 국민적 공론을 일으켜 인권에 기초한 병역법 개정 움직임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2005년 7월 4일
사회당 대변인 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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