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감시 대상으로 만들어 인권을 침해하는 데다 국정원이 마음만 먹으면 그 누구의 어떤 행위라도 처벌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법이자, 국가보안법 ‘친동생’ 같은 법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그토록 제정하려 했던 이 테러방지법이었다. 2001년 9.11테러 때 발의됐다가 16대 국회에서 무산된 후 2004년 고 김선일 씨 피랍사건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이 법에 대해, 인권단체는 물론이고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 반대했던 이유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대테러 업무 총괄 부서를 열린우리당 말처럼 총리실에 두느냐, 한나라당의 말처럼 국정원에 두느냐의 차이로 이 법안의 성격이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권이 진심으로 국민의 안위를 위한다면 테러방지법 제정 논의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당장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옳다. 테러방지를 위해 테러방지법을 제정해야 할 근거가 없으며, 테러방지법으로는 더더욱 테러를 막을 수 없다. 본질적인 해결책은 오직 자이툰 부대가 철군하는 것뿐이다. 그래도 걱정스럽다면 지난해 제정한 대통령 훈령 등 현재의 법으로도 충분히 테러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드린다.
전 세계를 경악시킨 런던 테러의 다음 차례는 제3의 파병국 한국일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이툰 부대의 임무확대를 거론하고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테러방지법까지 제정하자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니 그저 한심스러울 뿐이다. 국가보안법 57년도 지긋지긋한데, ‘죽지도 않고 어김없이 또 돌아온’ 테러방지법 제정 논의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2005년 7월 11일
대변인 홍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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