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차기 유도무기사업(SAM-X)의 일환으로 독일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총 사업비 1조 1천억 원이 들어가며 노후 방공무기를 대체해 북한의 미사일공격에 대응력을 높인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애초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 구입 계획이 미국 주도의 ‘지구미사일방어’ 체제로의 편입과 너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비판적 여론에 부딪치자 독일형 미사일 구입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 및 정부의 ‘중대제안’ 발표 등으로 오랜만에 남북관계가 화해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마당에 이런 논의가 오고간다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 논의가 있을 때 마다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해오던 정부가 이제는 나서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인천과 광주 등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에 대해 국민들이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혈세를 무기 구입에 쓴다는 것은 ‘전쟁광’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미국산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미사일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형 미사일이라고 해서 국민의 반대를 비껴갈 수는 없다.
정부의 대북 ‘중대제안’을 두고 말들이 많다. 전력생산과 전력송출의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도 그 중 하나이다.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무기 구입비용을 ‘중대제안’ 실현에 드는 재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쪽으로는 온갖 화해의 모양은 다 갖추면서 또 한쪽으로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어느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는가.
지금 당장 독일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구입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아니 전쟁에 미치지 않았다면 차기 유도무기 사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
2005년 7월 14일(목)
사회당 대변인 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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