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여성 경활 1,000만명 시대의 명암

지난 14일, 통계청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경활참가율 역시 50%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여성고용에 있어 후진국 수준을 면치못하던 우리의 실정에서 절대적인 수치에서나마 여성의 경활참가 1,000만명 돌파는 적지 않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여성의 노동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거나, 노동시장 내에서 존재하는 고용과 노동에 있어서의 성차별적 관행이 줄어들었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오히려 노동시장 내에서 여성의 소외는 여성과 빈곤을 더욱 밀착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전문직·관리직 비율이 소폭의 증가를 보인 점에서 볼 때, 고용취약계층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의 노동시장에서조차 점진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성 노동시장의 현실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성 경활인구의 절대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남성과 여성간 경활참가율의 차이는 25~28%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여성경활의 증가가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연적인 인구증가의 결과라는 점을 보여준다.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성차별에 노출되고 있으며, 주변적 위치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다양한 층위에서 발견된다.

먼저 종사상 지위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용직(-16.1%) 및 자영업주(-14.5%)의 비율이 낮은 반면, 임시직(+13.8%)과 일용직(+3.1%) 및 무급가족종사자(+13.5%)에서 남성을 상회하고 있으며, 그 각각의 차이 역시 상당히 크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이직율은 38% 가량 높은 반면, 노동시간은 97.2%에 그치고 있다. 근속년 수 역시 4~5년 미만은 여성의 비율이 높으며, 4~5년 이상은 남성의 비율이 높다. 전체 여성노동자 10명중 6명이 한 직장을 2년이상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여성 노동자중 70%가 비정규직의 딱지를 달고 있으며, 임금수준은 전체 남성노동자의 62%에 그치고 있다. 즉, 빈곤과 불안정노동이 여성노동과 가지는 거리감은 결코 줄어들고 있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여성노동을 말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보육의 문제이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보육실태조사 결과 기혼여성의 38.4%가 취업중단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중 64.9%가 자녀양육, 12.6%는 임신출산에 따른 직장 불이익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결혼과 출산이 평균적으로 이루어지는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을 경유하며 여성의 고용경험은 단절될 뿐만 아니라, 이후의 연령대에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유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여성과 남성간 노동시장의 분리 및 여성의 노동시장내 주변화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여성의 경활참여 증가라는 상징적 의미는 여성노동의 현실에 의해 퇴색되고 만다.

여성노동의 문제가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다음과 같다. 먼저, 여성노동은 보편적 노동권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물론 자원활용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유휴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인적자본의 현재적 한계를 강조하여 단기적인 대책을 양산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는 차별받지 않고 노동할 수 있는 보편적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식이 확립되어야 하며, 이를 근거로 현재의 노동시장이 가지는 차별적 관행을 제거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에 대한 평가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저출산’의 문제는 보수적인 현정부가 언급하는 대로 ‘가족’의 위기가 아니라, ‘여성’의 위기 즉 ‘여성노동’의 위기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한편으로는 여성노동의 문제를 ‘저출산’ 담론으로 위장하여 가족의 위기로 규정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눈치보기식 시범사업에 지나지 않는 ‘적극적 조치’를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현정부의 ‘철학의 부재’를 말해줄 뿐이다. 여성이 가사와 직장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각종 조치들은 극히 ‘소극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실제 양자가 여성개인에게 있어 강제적인 양자택일의 문제로 등장하는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해법은 가사와 직장이라는 이중부담에 대한 현실적인 승인이 아니라, 보육과 부양의 사회화를 통한 여성노동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끝으로 여성노동자에 대한 고용정책은 충분한 수준의 임금 및 노동조건 등 고용의 질이 고려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고용가능성에 대한 무리한 강조로 고용의 질과는 무관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양적인 접근은 비정규직과 근로빈곤층을 여성으로 집중시킬 뿐이다. 여성노동의 해법은 차별철폐와 고용의 질이 확보된 일자리의 제공이라는 이중적 원칙이 관철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여성 노동시장의 개선과제가 비단 여성노동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직시하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열악한 여건에 처한 여성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의 질을 진작시키는 것은 노동시장 내에 존재하는 차별적 관행과 저임금 및 불안정 노동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노동시장내 임금격차 해소 및 보편적 노동권 확립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시장내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근절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도의 도입과 정책의 관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동시에 여성의 자유로운 노동을 위해서는 보육과 부양의 사회화가 필수적이라는 전제 아래, 무상보육과 무상의료 및 가사의 사회화를 위해 진력을 다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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