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헌법 제 1조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저는 오늘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국민이 배워 온 민주공화국의 개념을 통째로 흔들고 있습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할 정보기관은 불법 도감청팀을 공식적으로 운용하여 왔습니다. 정보기관의 책임자들과 나아가 역대 정권의 책임자들은 이를 인지하였음에도 국민에게 거짓을 알려왔습니다.

정치권력은 재벌에게 돈을 요구했고, 재벌은 정치권력에게 이권을 요구했습니다. 나아가 재벌은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 검찰 등 민주국가의 모든 주요 권력 기구를 관리해왔습니다. 이마저도 정보기관은 도청을 했으며 이는 다시 권력의 공작정치를 위해 활용되어 왔습니다.

정보기관의 퇴직 직원은 국가를 대상으로 흥정을 시도하고, 권력은 이에 굴복하였습니다. 복마전이라는 말외에 더 이상 첨언할 내용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미 재벌의 관리를 받아온 검찰은 수사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수사의 주체는 될 수 없습니다. 이미 검찰 스스로 274개에 달하는 파일에 대해 공개도, 수사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자격없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X파일이 공개된 지 보름이 다 되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이렇다할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이전투구로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진실을 덮기 위한 침묵의 카르텔은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민주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범죄행위의 진실을 밝히는데 사소한 논란으로 이를 지연한다면 국민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은 특별검사제 도입, 국정조사에 동의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우선 정부여당이 책임있게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검 수용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여당이 특검을 수용해야 파일 공개를 비롯해 국정조사 등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대안이 순리대로 풀려 나갈 수 있습니다.

여당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번 정경언 유착과 불법 도청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면 실체 규명을 위한 특검 수용, 국정조사 실시 등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야당은 이미 특검의 대략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은 제3기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개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그러나 검찰이 공개 주체의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검찰 수사를 고집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열린우리당이 구동존이(救同尊異)의 지혜를 발휘해 특검을 수용한다면 진실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파일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한나라당도 파일 공개문제에 대해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 됩니다. 한나라당이 과거 정권의 후계자임은 스스로 자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과거의 악폐를 벗는 일에 앞장선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박수를 보낼 것이며, 과거의 덫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 야당인 한나라당이 과감하게 결단하지 못한다면 권력을 비판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모든 정치행위는 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임시국회 즉각 소집과 5당 대표 회담을 촉구합니다.

정치는 결단할 때 결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추악한 카르텔의 증거가 생생한 마당에 이를 덮으려 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정치를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파일 공개를 위한 특별법, 특검법 도입, 국정조사실시를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이를 위한 5당 대표 회담을 다시 한번 제안 합니다.

헌법의 기본 정신이 훼손되었고, 나라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습니다. 기득권층에서는 진실이 드러나면 나라가 뒤흔들릴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국민 위에서 국가를 주물러온 한줌의 기득권층이 단죄받고, 그로 인해 국가의 판을 다시 짜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공개되고 진상과 실체, 그 책임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여전히 국민은 민주공화국을 향한 희망을 접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는 민주공화국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에 맞게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저의 모든 것을 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역사적 책무에 두 당이 결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05년 8월 5일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 천 영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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