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 이후 실종된 재벌 개혁 정책이 다시 추진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 높은 가운데, 근로자복지기본법(근복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우리사주제는 기존 제도의 단점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건전화와 투기자본에 의한 국부유출 방지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된 근복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는 자ㆍ손자회사의 노동자도 우리사주 조합원이 될 수 있고, 임원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스톡옵션제도 노동자의 이용이 가능해지며, 상장회사도 노동자가 직접 인수합병(M&A)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치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제도 측면만 봤을 때 우리사주제는 훨씬 발전한 모양새를 갖춘 셈이다.
개정법 중에서 ‘스톡옵션형 우리사주제’는 주식을 10~30% 할인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제도다.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주식의 한도는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내로 조합원은 이를 1년간 의무 예탁한 뒤 팔 수 있다. 이 제도는 미국과 영국에서 전체 종업원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스톡옵션제(미국 주식매수제도, 영국 저축관련 주식옵션제도)와 비슷한 구조다.
‘차입형 우리사주제’는 우리사주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주식을 취득하고, 장기간에 걸쳐 회사 출연금으로 빚을 상환하는 제도다. 즉 회사의 미래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려 노동자가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재벌과 외국투기자본의 적대적 M&A를 막아내는 데 노동자라는 큰 힘이 새롭게 생기는 것이다. 그 동안 적대적 M&A는 각종 특혜 논란과 계열사 자산 빼돌리기, 국부 유출 논란 등으로 온갖 물의를 빚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의 희생물이 되기 일쑤였기 때문에 10월부터 시행될 새 우리사주제는 우리 경제에 획기적인 플러스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개정된 근로자복지기본법 42조에서 ‘종업원이 회사 인수 시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기하고 있지만, 동법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규정하는 조항이 빠져 있기 때문에 종업원 기업인수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정부가 근복법 개정안에서 노동자의 기업 인수에 대한 국가 지원을 명기하고도 관련 시행령을 만들지 않은 것은 재벌 개혁과 경제 활성화에 역행하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민주노동당은 관련 시행령의 조속한 설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이 선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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