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변호사 문현진의 여행학개론3 - 100만원 벌금과 5년의 입국 금지령

- 유럽을 너무 사랑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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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나침반
2014-09-12 16:27
서울--(뉴스와이어)--필자는 여행을 아주 좋아한다. 자신의 여행 취향이 어찌 되든 간에 각 나라의 문화와 그 분위기를 즐기는 것은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특권이다. 그렇게 그 특권을 누리며 문화와 분위기를 즐기다 보면 계획보다 조금 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주 가끔은 ‘아, 이곳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는 이탈리아의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그랬고,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 그랬다. 물론 내가 살았던 스페인의 말라가도 마찬가지였다. 그 도시들은 내 귀에 속삭였다. 조금만 더 머물러 보라고, 그러면 모든 것을 보여주겠노라고. 하지만 유럽을 순진하게 사랑한다면 약 100만원의 벌금과 셍겐조약(Schengen Agreement) 국가 입국 금지령(5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유럽에서 90일 이상 여행하고 싶어요!?’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대한민국은 비자 면제 협정을 맺고 있다. 스페인 역시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가 사전비자발급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로 입국일로부터 6개월동안 최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사전에 비자를 따로 발급받아 온 경우에는 90일이 지나기 전 비자를 연장할 수 있지만, 무비자 혜택을 받아 비자 없이 입국한 경우에는 90일이 지나면 인도주의적 사유(예를 들면 사고 발생으로 인한 응급수술 등)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스페인을 떠나야만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스페인은 유럽 내 일부 국가들 간 통행제한을 없애기 위해 1985년 6월 14일 체결된 셍겐조약(Schengen Agreement)의 체결국으로 앞서 언급한 6개월간 최대 90일의 체류기간은 셍겐지역(대부분의 유럽 국가) 내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시 말해 스페인에서 80일을 머물렀다면 스페인을 제외한 셍겐조약 체결국에서는 불과 열흘 정도밖에 체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를 위반 할 시 해당 정부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0만원의 벌금(그리스)과 셍겐조약 가입국가 입국 금지령 5년(그리스)을 부과 받은 사례가 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질문이 있다. 여행 중에 스페인 체류기간 90일을 채운 뒤 모로코(셍겐지역이 아닌 제3국가)로 잠시 여행을 다녀오면 다시 90일을 체류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셍겐 지역이 아닌 제3국가에서 머문 기간이 90일 이상으로 셍겐지역 + 비 셍겐지역에서 체류한 일수가 180일 이상이면 가능하다)

결국 단기간 모로코를 다녀오는 것으로 다시 체류 기간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고, 이는 합법적인 해결책도 될 수 없다. 장기간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셍겐지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의 체류기간과 셍겐지역 내 체류기간을 잘 따져보고 계획하기를 바란다. 사실 합법적으로 체류가 가능한 90일을 초과했다고 해서 출국 시 100% 벌금을 부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출국 시 당국이 문제를 제기하여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니 이는 개인이 잘 판단해야 할 문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사람 일이 아닌가. 체류기간이 90일을 초과하게 되면 불법체류 신분이 되고, 여행하던 도중 경찰의 불시검문에 적발되거나 사고 발생으로 인해 여권을 제시해야 할 경우 불법체류신분이 문제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례를 들면서 필자의 우려를 설명해주고 싶다. 몇 해 전 스페인 로펌에 근무할 당시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경찰서에 가보니 한국인 여행자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단속에 적발되었고, 여권 압수는 물론이고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이 여행자는 스페인에 왔다가 이 나라가 너무 좋아서 좀 더 오래 머물렀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아름다웠던 스페인 여행은 구치소 수감과 여권의 압수, 그리고 기나긴 행정절차의 시작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유럽의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은 참 좋은 나라다. 하지만 90일 넘게 스페인을 여행하는 것은 많은 위험성이 따른다. 복권을 살 때마다 1등에 당첨되고 살면서 몸에 상처 한 번 나 본적 없을 정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니 괜찮다고 하면 필자는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운이 좋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고, 정말 스페인이 좋아 6개월정도 살면서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차라리 어학을 위한 학업비자를 발급받아 체류하며 여행할 것을 권장한다. 요구되는 서류가 많아서 조금은 복잡하지만 자유나침반여행사(www.compassfree.com)의 ‘스페인 지식 나눔 모임’ 등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여행객들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무료로 도와주고 있다.

스페인 여행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불법체류는 반드시 피하라고 한다. 부디 시작과 끝이 행복한 여행을 하기 바란다.

자유나침반 소개
가이드가 있는 자유여행은 자유나침반 여행사의 슬로건이다. 자유나침반은 국내 유일한 유럽 세미패키지 전문 회사로 자유여행과 가이드를 결합한 신혼여행, 가족여행, 배낭여행, 호텔팩, 에어텔 등을 판매중이다. 자유나침반은 2003년 시작하여 연간 3만 명의 현지가이드서비스를 실시했으며, 2005년에는 유럽박물관 음원가이드를 제작하였으며, 2009년에는 취리히 스위스관광정부와 함께 스위스 12개 도시 가이드음원도 녹음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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