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유준상, 서른여덟 시골노총각으로 변신, 혼신의 취중연기 펼쳐
서른여덟이 되도록 여자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는 순박한 시골노총각 만택과 농촌계의 바람을 몰고 다니는 작업꾼 희철, 오늘은 두 친구 모두에게 일진이 사나운 날이다. 말 한마디 못 붙이고 가슴에만 담아뒀던 농협 직원의 결혼식에 다녀온 만택도, 시집간 첫사랑을 우연히 자신의 택시에 태운 희철도, 도무지 맨 정신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청년회관에 앉아 서로를 위로하며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한 술이 어느덧 만취상태, 노래가 절로 나온다.
카리스마 넘치던 눈빛에 힘을 빼고 얼굴 가득 천진난만한 웃음을 걸친 정재영과, 신사적인 자태에서 벗어나 뽀글이 파마 머리에 라이방을 얹고 나타난 유준상. 이번 영화를 통해 확실한 이미지 변신에 도전한 두 사람은 실감나는 장면 연출을 위해 실제 취중연기를 자처했다. 평소 애주가로 소문난 정재영의 ‘슈퍼에서 파는 국산와인을 마셔야만 취한다’는 주문에 이 날 제작부가 사다 나른 술만 10병이 넘는다. 한술 더 떠 막걸리를 섞어 마시자는 유준상, 서로의 주량을 겨뤄가며 티격태격하는 둘의 모습이 영화 속 두 친구와 꼭 닮았다.
어느새 얼큰하게 취한 두 사람,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흥에 겨워 열창한다. “살구꽃이 필 때면 돌아온다던 내 사랑 순이는 돌아올 줄 모르고~” 이날 이후, <나의 결혼원정기> 현장의 주제곡이 되어버린 나훈아의 ‘18세 순이’는 촬영 기간 내내 전 스텝이 즐겨 불렀다고. 두 배우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온 동네 사람이 밤마실을 다녀간 현장은 동이 터오는 새벽까지 계속된 촬영에도 불구하고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웰컴 투 동막골>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우 정재영의 새로운 모습과 스크린으로 돌아온 유준상의 감칠맛 나는 연기를 만날 수 있는 <나의 결혼원정기>는 신부감을 찾아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두 시골노총각의 가슴 떨리는 맞선여행을 그린 영화로, 오는 11월 중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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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30일 16:17
